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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암 데이터 총망라 '케이큐어', 정밀의료 앞당길까

한성주 입력 2022. 06. 16.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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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자료사진

암 치료와 연구를 위한 바이오빅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바이오빅데이터는 정밀의료를 위한 필수 불가결 수단이 될 전망이다. 정부와 의료계 전문가들은 공공기관과 민간 의료기관 등에서 축적 중인 정보를 종합해 국가적 차원의 빅데이터를 구축하고자 준비 중이다.

14일 국립암센터는 ‘암에서의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지식에서 행동까지’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국내 헬스케어 빅데이터 구축 현황을 진단했다. 이날 ‘한국의 헬스케어 빅데이터’ 세션에 참석한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 미래연구의료부장 △고윤석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지능데이터본부장 △최귀선 국립암센터 암빅데이터센터장 △방영식 보건복지부 보건의료데이터진흥과장 등은 정부 행정기관, 공공·민간 의료기관 등에 산발적으로 저장된 의료 데이터를 한 곳에 수렴해 정제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밀의료는 ‘선제적·맞춤형’ 치료로 요약된다. 질병이 발생하기 이전에 예측하고, 조기에 진단해 건강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환자 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최선의 치료 전략을 찾는 것 역시 정밀의료의 주요 목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규제와 제도적 한계로 인해 질병 발생 후 치료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점차 예방적 치료로 의료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정밀의료를 실현하려면 대규모 데이터가 필요하다. 유전체, 환경, 나이, 개별화된 의료 데이터 등을 통합적으로 축적해 활용해야 한다.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체계화·구조화해 저장하기 위해서는 고도화된 컴퓨팅 시스템도 마련해야 한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 의료법 등으로 보호되고 있는 의료 기록들에 접근할 수 있는 법률적 기반도 정비해야 한다. 

데이터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작업도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전 국민의 건강보험 청구데이터와 약물데이터를 하나의 체계로 묶어 공공부문이 관리한다. 전자의무기록(EMR)이 상용화해 전 세계 드물 정도로 양질의 1차 자료가 풍부한 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이런 자료에 접근하기 어렵다. 가령, 한 의료기관이 치료한 대장암 환자 1000명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도, 이를 활용해 대장암 치료 관련 연구를 진행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연구자들이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 1000명의 환자를 모두 찾아가 정보 이용 동의서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국가통합 바이오빅데이터 구축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질병관리청 등 부처가 협력해 진행 중인 국가 차원의 시범사업이다. 지난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됐으며, 새 정부도 바이오빅데이터 구축 사업을 국정과제에 포함해 연속성을 유지하고 있다.

14일 국립암센터는 ‘암에서의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지식에서 행동까지’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한 연자들이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심포지엄 갈무리

대표적인 사업은 ‘케이큐어(K-CURE)’다. 우리 국민의 암 관련 의료 데이터를 총망라하는 공공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것이 케이큐어의 목표다. 보건복지부는 올해부터 오는 2025년까지 의료기관의 암 임상데이터와 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공공기관이 보유한 치료 및 청구 데이터를 결합해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빅데이터를 구축한다.

고려대병원, 서울대병원, 삼성병원, 아산병원, 한림대병원, 부산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7개 병원을 중심으로 데이터중심병원으로 선정된 의료기관들이 케이큐어 사업에 참여한다. 향후 4개년간 총 10개 암종에 대해 순차적으로 데이터 공유·활용 네트워크가 구축된다. 올해는 위암과 유방암, 내년은 대장암과 간암, 2024년은 췌장암·폐암·전립선암, 2025년은 자궁암·신장암·혈액암 순이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 미래연구의료부장은 “의료 기록의 민감성을 고려해 어떻게 연구자들에게 적절히 제공할 수 있을지 고민이 크다”며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거버넌스를 구축하기 위한 작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연구자들의 편의뿐 아니라 국가적인 산업 성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윤석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지능데이터본부장은 “우리나라는 알고리즘이나 컴퓨팅 파워가 충분치 않은데, 이는 규모의 경제 원리가 적용되기 때문에 당장에 경쟁력을 확보하기는 어렵다”며 “이미 존재하는 양질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데 초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최귀선 국립암센터 암빅데이터센터장은 “다양한 기관이 수집한 서로 다른 정보를 표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단어와 개념정의 등을 통일해 정형화하고, 대용량의 정보를 안정적으로 유지보관하는 등 도전적인 과제가 남아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후향적 수집체계에서 벗어나서 학회와 연구자들이 협업해 전향적으로 임상데이터를 수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방영식 보건복지부 보건의료데이터진흥과장은 “분절적으로 산재하는 데이터를 전주기적으로 통합 관리하면 활용 가치가 매우 높을 것”이라며 “공공데이터 개방, 민간병원 데이터 네트워크 구축, 연구활성화와 인력양성 지원 등이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데이터 기반 의료혁신을 위해 연결, 개방, 공유에 중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면서도 “데이터 주체인 환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의 필요성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성주 기자 castleowner@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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