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들어가 피아노만 치고 싶어..커리어 야망 0.1%도 없어"

백승찬 기자 2022. 6. 19.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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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찬씨가 1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에서 열린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 결선 무대에서 포트워스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하고 있다. 클라이번 재단 제공
해외 유학 경험 없는 한예종 학생
결선서 베토벤 협주곡 3번 등 호평
선우예권에 이어 한국인 연속 우승
“상가 피아노학원 다니며 음악 흥미
콩쿠르 상관없이 공부할 것 많아”

피아니스트 임윤찬씨(18)가 세계적 권위의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한국인으로서는 두 번째, 콩쿠르 역사상 최연소 우승이다.

목프로덕션은 임윤찬씨가 2~18일 미국 텍사스 포트워스에서 열린 제16회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했다고 19일 전했다. 그는 세계 음악팬이 참여한 인기투표 결과에 따른 청중상, 현대곡을 가장 잘 연주한 경연자에게 주는 비벌리 테일러 스미스상까지 받았다. 상금으로 10만달러(약 1억2900만원)를 받았고, 부상으로 음반 녹음 기회, 3년간 세계 전역의 매니지먼트와 월드 투어 기회를 얻는다.

이번 콩쿠르는 전 세계 388명의 피아니스트가 참가해 지역 예선, 세 차례 본선, 결선을 거쳐 최종 우승자를 가렸다. 결선은 14~18일 열렸다. 6명의 결선 진출자는 마린 올솝의 지휘로 포트워스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2개의 협주곡을 연주했다. 임윤찬씨는 14일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17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해 호평을 받았다. 2위는 러시아의 안나 게뉴시네, 3위는 우크라이나의 드미트로 초니였다.

1962년 시작돼 4년 주기로 열리는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북미 최고 권위의 피아노 경연으로 꼽힌다. 1958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초대 우승자인 미국인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을 기리기 위해 창설됐다. 16회 콩쿠르는 지난해 열릴 예정이었으나 팬데믹으로 밀려 올해 개최됐다. 라두 루푸, 루돌프 부흐빈더 등 전설적인 피아니스트들이 이 콩쿠르를 거쳐 갔다. 한국인으로는 2005년 양희원씨가 2위, 2009년 손열음씨가 2위, 직전 콩쿠르인 2017년 선우예권씨가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인이 2회 연속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그는 우승 후 기자회견에서 “어린 시절 친구들이 태권도장에 다닐 때 아무것도 안 할 수 없어 아파트 상가에 있던 피아노학원에 다녔다. 그러다보니 음악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향후 피아니스트로서 어떤 야망을 갖고 있느냐는 질문에 “난 산에 들어가 피아노만 치고 싶다. 단지 그렇게 하면 수입이 없다”며 “커리어에 대한 야망은 0.1%도 없고, 내년 성인이 되기 전에 내 음악이 얼마나 성숙했는지 보기 위해 콩쿠르에 나왔다. 콩쿠르 우승과 상관없이 공부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임윤찬씨는 2015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해 클리블랜드 국제청소년 피아노 콩쿠르 2위, 윤이상 국제음악 콩쿠르 1위 등을 차지했다. 2017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산하 예술영재교육원을 거쳐 현재 음악원에서 손민수 교수를 사사하고 있다. 그는 해외 유학 경험이 없는 국내파다.

백승찬 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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