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린의 MBTI>오세훈 "난 ENTJ..불도저 스타일"

이예린 기자 2022. 6. 1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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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 오세훈 서울시장과 부인 송현옥 세종대 교수의 대학 연애 시절 모습. 오세훈 서울시장 제공
이예린의 MBTI 문패 :
오세훈 서울시장 :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 이예린의 MBTI - ENTJ 오세훈 서울시장

첫 4선 서울시장에 오른 오세훈 시장. 지난 6·1 지방선거 결과 25개 자치구 426개 동에서 모두 이기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온 송영길 전 대표를 19.82%포인트 차로 가뿐히 누르고 압승한 것이다.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 오 시장은 ‘포스트 윤석열’로 벌써부터 지목받고 있다.

그는 지난달 본인의 유튜브 채널 ‘오세훈TV’에서 “제 MBTI는 ENTJ입니다”고 밝혔다. ‘대담한 통솔자’로 불리는 ENTJ는 정치가, 창업가 직군에 다수 분포한다.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 요리사 고든 램지도 ENTJ로 추정된다. 배우 톰 하디도 본인 MBTI를 ENTJ로 소개했다. 16개 성격유형의 MBTI는 심리학자 칼 융의 모델을 활용해 만들어진 이론으로, MZ세대간 빼놓을 수 없는 대화주제로 부상하고 있다.

一. 불도저

ENTJ는 그 어떤 유형보다 빠른 추진력, 행동력을 지닌 것으로 분석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6일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본인을 “불도저 스타일”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그는 서울시장으로 활동하면서 본인이 정한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였다.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 세빛섬, 디자인 서울 등을 기획했을 때 외부의 지속적인 반대를 무릅쓰고 이를 추진했다. 그는 “한강 시민공원과 세빛섬을 만들며 오해도, 비판도 꽤 있었다. 그러나 지금 한강변을 이용하는 산책 인구가 10억 명을 훨씬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파리에 에펠탑이 지어질 때만 해도 철근 덩어리를 왜 세우냐며 엄청난 반대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역사를 보면 그런 건물들이 지역의 정체성을 만들고 명소로 탈바꿈시키는 기능을 한다”고 전했다.

최측근들은 지난 2006년 그가 서울시장으로 처음 당선됐던 당시를 정확히 기억한다. 그는 “공기를 맑게 하겠다”며 직접 투명한 병을 들고 버스를 따라다니며 먼지를 포집하고 다녔다. 하루 종일 들고 다닌 병에는 까맣게 가루가 모였다. 그는 시 공무원들에게 이를 보여주면서, 매일 아침 회의에서 “오늘 미세먼지 농도가 어떻게 되냐”고 물었다. 서울시가 환경문제를 챙길 수밖에 없는 분위기를 만든 것이다. 오 시장의 ‘왼팔’로 꼽히는 한 참모는 그에 대해 “옳다고 판단하면 물러서지 않는다”고 전했다. 오 시장은 박원순 전 시장이 재임하기 전까지 시내 경유 엔진 버스 9000여 대 전체를 압축천연가스(CNG) 엔진 버스로 교체, 관리했다. 그가 환경정책을 추진한 지 2년 만에 서울 미세먼지 농도는 20% 넘게 줄었다.

二. 범생이

오 시장의 오래된 최측근 A 씨는 그를 “재미없는 리더”라 평했다. 업무에 있어 타고난 리더기는 하지만, 농담이나 감정표현에는 영 어색하다는 것이다. 그의 또 다른 오래된 참모로 꼽히는 ‘오른팔’ B 씨도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30대 따님 두 분한테도 조언을 구하고 농담을 하려 노력하기는 한다”면서도 “약간 어색한 건 어쩔 수 없다”며 웃었다. 이어 “‘엄근진(엄격, 근엄, 진지를 뜻하는 신조어)’그 자체”라며 “너무 진지하고 자기관리도 철두철미하다”고 말했다. 디시인사이드의 ENTJ 마이너 갤러리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ENTJ의 약점”이라는 제목으로 “개그 욕심 있으나 재미 없다. 물론 예의상 웃어주기는 한다”는 내용의 글이 지난 6일 올라오기도 했다.

B 씨는 그에 대해 “정치인답지 않게 샤이(shy)하다”며 “안 친해도 친한 척하는 보통 정치인과는 달리 친해지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시장님은 ENTJ로 알려진 성향과 90% 일치한다”며 “어떻게 그렇게 잘 맞냐”고도 말했다.

오 시장과 고려대 법대 79학번 동기인 정영환 한국법학교수회장은 그에 대해 “대학 다닐 때도 맨날 도서관 가서 공부하고, 차 마시며 얘기하는 친구였다”며 “지난 10년간 야인으로서 오래 공부하며 내공을 더욱 쌓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ENTJ의 이 같은 모범생 성향은 완벽주의로 이어진다. 참모들은 그에 대해 “완벽히 공부하고 알아보고, 확신을 가지고 나서야 정책을 추진한다”고 입을 모았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시장님 그만 일하셔도 됩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三. 솔직 그 자체

ENTJ는 솔직하고 투명하다. 최측근 참모 B 씨는 그에 대해 “평소 그렇게 말을 잘하는 분인데, 거짓말을 하면 말을 더듬는다”며 “선의의 거짓말도 못한다”고 전했다.

솔직함과 냉철함으로 중무장한 ENTJ는 이른바 ‘꼰대’ 문화에서 제일 대드는 유형으로 꼽힌다. “아닌 건 아니다”고 말하는 성향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00년 16대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당내 소장개혁파로 활동한 그는 선거문화를 뒤엎는 내용의 정치관계 3법(정당법, 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주도했다. ‘오세훈법’으로 불리는 해당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과정에서 그의 이름은 정계에 확실히 각인됐다. 오 시장은 “해당 법을 바꾸기 전에는 한국의 정치자금 문화가 매우 도태됐으며, 선거문화는 부패해 있었다”며 “이걸 통과시키고 국회의원을 그만뒀다”고 말했다.

四. 신상필벌

지난해 4·7 보궐선거 이후 서울시정에 약 10년 만에 복귀한 오 시장은 최측근 A 씨에게 “적진에 낙하산 타고 혼자 내려온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박원순 전 시장과 6년간 함께한 인사들이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 시장은 박 전 시장도 그간 일 잘하는 사람을 등용했을 거라는 전제를 깔고 들어갔다. A 씨는 오 시장에 대해 “감정을 배제하고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냉철하게 평가한다”면서 “업무만 잘하고 인성은 좋지 않은 사람은 경계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어려운 일을 성공시키는 등 일 잘하는 사람은 반드시 승진을 보장한다”고 했다. 감정에 얽매이지 않고 성과에 상응하는 이익, 불이익을 준다는 것이다. 그는 “간단해 보이지만 인사 때가 되면 어느 대표든 편법을 부탁받는 일이 일상”이라며 “원칙을 지키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성공한 CEO들은 신상필벌이 확실하다”며 “여기서 실패하면 시간이 흐를수록 조직에 문제가 생긴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약 45%(550여 명) 증가한 서울시 임기제 공무원들의 근무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실적 평가를 강화하는 내용의 인사운영 개선계획을 지난해 말 내놓기도 했다.

이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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