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간 폭격 견딘 '깊이 100m' 키이우 지하 벙커에 가다

안상우 기자 2022. 6. 19. 20:4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어서 우크라이나 소식입니다.

침공 초기, 수도 키이우 시민들은 러시아군 폭격을 피해 이렇게 지하철역에서 대피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네, 제가 나와 있는 곳은 키이우 지하철역 중의 한 곳입니다.

미국의 한 도시전쟁연구소는 "키이우의 지하철역 덕분에 우크라이나인들이 더 오래 생존하고 더 강하게 저항할 수 있다"고 평가했을 정도입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어서 우크라이나 소식입니다. 침공 초기, 수도 키이우 시민들은 러시아군 폭격을 피해 이렇게 지하철역에서 대피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지금 어떤 모습인지 키이우 지하철역에 SBS 특파원이 나가 있습니다.

안상우 특파원, 지금 대피소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제가 나와 있는 곳은 키이우 지하철역 중의 한 곳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지하철 운행이 재개되면서 지금은 일상의 대중교통 수단으로써 활용이 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침공이 다시 시작되면 언제든 민간인들을 위한 지하 방공호로서 바뀌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시당국이 저희에게 촬영 허가를 내줄 때도 지하철역의 정확한 이름이나 위치를 공개하지 말아 줄 것을 당부했었습니다.

키이우 지하철역의 대부분은 구소련 당시에 지어졌습니다.

냉전 체제 속에서 핵전쟁이 일어날 경우 민간인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지하벙커가 필요했기 때문에 구소련은 이렇게 땅을 깊게 파서 지하철을 만들었던 건데요.

실제로 저희가 나와 있는 이곳도 저 끝에 에스컬레이터의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굉장히 깊습니다.

저희는 오늘(19일) 이곳에서 당시 지하에서의 대피 생활이 어떠했는지 증언해 줄 한 남성을 만나봤습니다.

돈바스와 마리우폴보다 먼저 러시아군이 폭격을 집중했던 곳은 바로 수도 키이우였습니다.

미키타는 추운 날씨에 이불도, 식량도 없이 지하철에서 대피 생활을 하고 있는 시민들을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 했다고 회상합니다.

[미키타/자원봉사자 : 첫날부터 지하철로 많은 사람이 몰렸지만, 전혀 준비된 게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린 사람들을 돕기 위한 일들을 시작했습니다.]

최대 10만 명까지 수용할 수 있고, 가장 깊은 곳은 깊이가 105m에 달해 지하철로 대피한 시민들은 그 어떤 폭격에도 영향을 받지 않았는데요.

미국의 한 도시전쟁연구소는 "키이우의 지하철역 덕분에 우크라이나인들이 더 오래 생존하고 더 강하게 저항할 수 있다"고 평가했을 정도입니다.

실제로, 러시아군의 총공세를 일주일도 버티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던 키이우는 한 달 이상 버티며 끝내 러시아군을 동부 전선으로 몰아냈습니다.

[미키타/자원봉사자 : 키이우를 지키는 우크라이나군의 가족들은 이곳에 대피해있었습니다. 이런 부분이 키이우를 방어해내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나토 등 서방은 이번 전쟁이 수년간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미키타는 언제든 재개될 수 있는 침공에 대비해 더 안전한 지하철 대피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미키타/자원봉사자 : 키이우는 지금은 고요하지만, 나름의 노력을 이어가야 합니다. 10만 명의 시민이 이곳에서 오랜 시간 머물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합니다.]

겉으로는 일상을 되찾은 듯 보이지만 키이우 시민들은 오늘도 언제 다시 시작될지 모를 침공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임지수, 영상편집 : 김호진)

안상우 기자asw@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