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배현진 살벌한 충돌..이 대표 자리 뜨자 권성동 "이리 와!"

오연서 입력 2022. 6. 20. 11:30 수정 2022. 6. 2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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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비공개 회의 않겠다"
배현진 "누구 핑계대는 거냐"
비공개 회의 내용 유출에 '감정 폭발'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비공개회의 현안 논의 문제를 놓고 이준석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이 논쟁을 벌이자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배현진 최고위원 “아니 비공개 회의를 이렇게 일방적으로 없애시면 어쩝니까?”
이준석 대표 “의장 직권으로 하겠습니다.”
배현진 최고위원 “대표님, 그동안 내내 최고위원회의 하는 동안 비공개 회의의 내용들 오픈돼서...”
이준석 대표 “비공개 회의 내용이 지금...”
배현진 최고위원 “누차 제가 말씀 제안을 드리지 않았습니까? 회의 단속을 좀 해달라고.”
권성동 원내대표 “잠깐만.”
(중략)
이준석 대표 “그리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나온 내용들이 누차 누출되면서 실제로 언론에서...”
배현진 최고위원 “대표님께서 많이 유출을 하시지 않았습니까, 스스로도.”
이준석 대표 “특정인이 참석했을 때 유출이 많이 된다는 내용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저는 더이상 이 사안을 묵과할 수 없고.”
배현진 최고위원 “지금 최고위원회의 안에서 해야 될 건전한 회의의 기능과 저희의 그 권한에 대해서 대표님이 의장 직권으로 여태까지 지금 단속을 제대로 안 돼가지고 심지어 본인께서 언론과 나가서 얘기하신 걸로 언론인들이 쓴 것을 누구의 핑계를 대면서 비공개 회의를 탓하는 겁니까, 지금?”
이준석 대표 “단속해볼까요, 한번?”
권성동 원내대표 “자자자, 그만합시다. 비공개 회의하겠습니다!”
이준석 대표 “논의할 사안 있으시면 의사권을 권성동 대표님께 이양드리고 인사드리겠습니다.”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는 이준석 대표와 배현진 최고위원의 충돌로 살벌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 대표가 최근 최고위 비공개 회의 내용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고 있다며 앞으로 비공개 회의를 열지 않겠다고 하자, 배 최고위원이 비공개 회의를 없애선 안 된다고 제동을 걸었고, 배 최고위원이 “비공개 내용은 이 대표가 스스로 유출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비공개 회의 유출 진실 공방으로까지 이어진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회의 모두발언에서 “오늘 저는 별다른 모두발언 할 것이 없다”고 말한 뒤 “회의가 공개 부분과 비공개 부분으로 나눠 진행되는데 비공개 회의에서 나온 내용이 자꾸 언론에 따옴표까지 인용돼 보도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최고위 의장 직권으로 오늘부터 비공개 회의에서 현안논의를 안 하고 안건처리만 하겠으니 최고위원들이 현안과 관련해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공개발언 모두발언 끝에 붙여서 말해달라”고 말했다. 다른 최고위원들의 발언이 끝난 뒤 배 최고위원이 이 대표를 비판하기 시작했다.

배현진 최고위원 “지금 대표께서 저희가 비공개 회의에서 현안을 논의하지 말자고 직권으로 말씀하셨다는데, 그동안 저희가 최고위 회의할 때마다 참 답답했습니다. 비공개 회의가 아니라 이 순간의 미공개 회의로, 저희가 최고위원의 속사정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그 내용이 낱낱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낯부끄러울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현안 논의를 하지 않아야 될 게 아니라, 비공개 회의를 좀더 철저히 단속해서 당내 필요한 내부 이야기는 건강하게 이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다른 최고위원들의 발언까지 모두 끝난 뒤 이 대표는 “기공지한 대로 오늘 비공개 회의는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당 국제위원장 임명 안건에 대한 최고위원의 의견을 물었다. 그러자 배 최고위원이 “비공개 회의를 이렇게 일방적으로 없애시면 어쩌냐”고 이 대표에게 따져물으면서 두사람의 언쟁이 시작됐다. 배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평소 비공개회의 내용 유출을 단속하지 않은 탓이라고 주장했고, 이 대표는 “특정인이 회의에 참석하면 내용이 유출된다”고 쏘아붙이면서 유출자로 사실상 배 최고위원을 지목했다. 둘 사이에 앉아 있던 권 원내대표는 “그만 하자”며 두사람을 말렸고, 이 과정에서 이 대표의 마이크를 직접 끄기도 했다. 다른 최고위원들도 두 사람의 언쟁을 조마조마한 눈빛으로 지켜봤다.

권 원내대표는 이어 자리를 뜨려는 이 대표에게 “이리 와!”라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후 회의는 비공개로 전환돼 15분가량 진행됐다. 이 대표는 비공개 회의에서 2분 만에 자리를 떴다.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은 최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사사건건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6일 비공개 최고위에선, 안철수 의원이 추천한 최고위원 인선안에 이 대표가 반대하자 배 최고위원은 “졸렬해 보인다”며 이 대표를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3일 비공개 최고위에서 배 최고위원이 이 대표가 띄운 당 혁신위에 대해 “자잘한 사조직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고 말한 내용이 보도되기도 했다. 이 대표와 배 최고위원이 비공개 회의 과정에서 나눈 대화 내용이 연이어 유출되자 이 대표가 이날 ‘비공개 최고위를 하지 않겠다’고 반격했고 결국 두 사람이 공개적인 설전을 벌인 것이다.

배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비공개 회의 폐지 발표에 대해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일방적으로 의장 직권으로 없앤다거나 의장께서 안 하시겠다고 하면 약간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비공개 회의 내용 유출에 대해선 “언론들이 아시지 않나. 누가 방송이나 유튜브나 이런 페이스북을 통해서 비공개 회의에 대한 얘기를 가장 많이 하셨는지”라며 이 대표를 거듭 겨냥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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