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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尹 "5년 바보짓 안 했으면 지금 원전 경쟁자 없었을 것"

조선일보 입력 2022. 06. 23. 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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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원자력 공장을 방문해 원자로 제작 현장을 둘러보면서 설명을 듣고 있다./ 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경남 창원시 원자력 산업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원전을 예산에 맞게 적시 시공하는 ‘온 타임 온 버짓’은 세계 어느 기업도 흉내 못 내는 우리 경쟁력”이라면서 “5년 동안 바보짓 안 하고 원전 생태계를 탄탄히 구축했더라면 지금 아마 경쟁자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원전 산업이 탈원전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아주 안타깝고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한다”면서 “(건설이 중단된) 신한울 3·4호기 발주 계약을 신속히 추진하고 (건설 재개에 앞서) 조기 일감의 선(先)발주가 가능하도록 과감한 조치를 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원자력계 상황을 “탈원전 폭탄이 터져 폐허가 된 전쟁터”라고 했다. 원자력업계 상황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것이다. 주력 원전 기업인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신한울 3·4호기의 원자로·증기발생기 소재 제작에 4900억원을 투입한 상태에서 2017년부터 5년간 손발이 묶였다. 또 삼척·영덕 등에 APR+ 노형(爐型)의 원전을 건설하기 위해 20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인 1만7000톤 파워의 프레스를 제작했으나 5년간 써먹지 못했다. 윤 대통령은 “관료적 사고를 버리고 비상한 각오로 원자력 산업계를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이 탈원전 공백 5년으로 휘청대는 원자력계 현장을 방문하고 지원 의지를 밝혀 희망을 불어넣는 것은 적절한 일이다. 상처 입은 원자력 산업계가 위안을 얻었을 것이다. 이 약속은 말로 그쳐선 안 된다. 신한울 3·4호기는 2011~2016년 환경영향평가를 받았지만 ‘5년 내 착공이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시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에 막혀 공사를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5년 사이 환경에 무슨 큰 변화가 있었겠나.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재개시켜 원전업계가 기력을 되찾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시급하다.

세계적으로 원전 재부흥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탄소 중립이 절박한 과제인 데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강력한 원전 수출국인 러시아와 중국을 핵심 공급망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 때문에 체코·폴란드·사우디 등을 겨냥한 원전 수출 경쟁은 프랑스, 미국, 한국의 3파전으로 좁혀지는 양상이다. 지난달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과 이달 미국 원전 기업 웨스팅하우스 사장단의 방한 이후 한국과 미국의 원전 수출 동맹도 가시화되고 있다. 윤 정부가 원전 수출을 다시 성사시킨다면 우리 산업계와 국민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주는 소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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