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익을 위해 한몸 불사르겠다"..나토정상회의 D-6
폴란드, 체코 양자회담 통해 원전 세일즈 '총력전'
한일 정상회담은 약식으로 진행될 듯
김건희 여사 동행, 배우자 세션 참여 검토중
"원전이건 방위산업이건 (대화할 수 있는 핵심내용을 적은) 메모만 잘 만들어달라. 아무리 피곤해도 나토 정상들 잘 붙들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께서는 이번 정상회의에 관련된 모든 자료를 함축적으로 정리해 본인에게 메모 형태로 만들어 주기만 하면 국익을 위해서 한몸 불사르겠다라는 자세로 지금 준비하고 있다. 강력하게 자료를 요청해서 외교비서관실과 관련 비서관실이 지금 그 자료를 함축적으로 요약해 준비하느라 굉장히 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2일 기자들과 만나 오는 29, 30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를 통해 국제무대에 처음으로 데뷔한다. 나토 정상회의에 한국 대통령으로서 첫 참석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원전 수출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후보 시절 "정치에 참여한 계기가 월성 원전 사건과 무관하지 않고,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무관하지 않다"고 밝혔던 윤 대통령은 전날 경남 창원시 소재 원자력발전 설비 업체인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지난 5년 동안 바보 같은 짓"이라며 강하게 비판하면서 "정부는 원전 세일즈를 위해 백방으로 뛰겠다"고 강조했다.
'탈원전 정책' 폐지는 인수위 시절 국정과제에 포함돼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을 목표로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벌이기 위해 정부 부처와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금융기관, 원전기업 등이 참여하는 '원전수출전략추진단'을 구성해 '원전 세일즈'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대통령실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 기간 체코와 폴란드 등 동유럽국가와의 양자회담을 통해 원전 수출에 주력할 계획이다. 고위 관계자는 "체코를 비롯해 지금 동유럽 국가들이 원전에 대한 수요를 굉장히 높여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종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자회담에 앞서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26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체코와 폴란드를 방문할 예정이다. 체코는 올 3월 약 8조원 규모의 신규 원전 1기 건설 사업 입찰을 개시했고, 폴란드는지난해 2월 40조원 규모 신규 원전 6기 규모 건설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우리나라는 두 나라 입찰에 모두 참여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도 CBS와의 전화통화에서 "두 나라는 원전 수출주요국가이기 때문에 이번 양자회담에서 대통령께서는 우리 원전의 우수성, 경쟁력 등을 설명할 것이다. 연말 입찰을 앞두고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며 "이미 레이스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폴란드와는 원전과 아울러 방산 수출도 함께 논의하며 세계 반도체 장비 업계 1위인 ASML이 있는 네덜란드 정상과는 반도체 기술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차세대 배터리 및 인공지능(AI) 협력은 캐나다와, 신재생 에너지 이슈 협력은 덴마크 정상과 만나 논의한다.
한미일 정상회담 유력··한일 정상회담은 '약식'으로 진행될 듯
김성한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통해 동맹 30개국 및 파트너 국가들과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가치 연대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윤 대통령의 참석 의미를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가치연대 강화'와 '포괄적 안보기반 구축' 등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 등 예측 불가능한 국제정세 속에서 나토 동맹들과 함께 포괄적 안보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이버, 항공우주, 첨단기술에 대한 위협에 대해 나토 동맹국들과 정보 공유, 공동 연구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나토 본부가 위치한 벨기에 브뤼셀에 대한민국 대표부를 설치한다.
특히 윤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과 파트너국이 함께하는 세션에서 강력한 북한 비핵화의 의지를 피력할 예정이다. 김 안보실장은 "북한 문제와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상세히 설명하고 참여국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나토 회원국과 파트너국에 강조해야 할 사안 중 하나가 북핵 문제"라고 말했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핵 문제 등을 논의할 한미일 정상회담은 거의 성사 단계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또 "윤 대통령은 정상회의 기간 원전·반도체·전기차 배터리·신재생 에너지·방위산업 등을 주제로 10여 개 국과 양자회담을 계획하고 있다"며 "한미일 정상회담도 개최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했다.
다만 한일 정상회담은 가능성이 낮다. 미국의 적극 중재에도 한일 간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정상회담까지 날짜를 잡지 못하는 것은 다음달 참의원 선거를 앞둔 일본 정치권 사정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짧은 인사를 나누는 정도의 만남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한일 정상회담은 전혀 예측하기가 힘들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건희 여사도 동행, 국제무대 첫 공식일정
김건희 여사도 이번 해외순방에 윤 대통령과 동행하는 것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이 관계자는 김 여사의 나토 동행 여부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가급적 참여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는 공식적인 배우자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그래서 희망하는 정상의 배우자들은 참여할 수 있다. (나토 측이 우리 측에) 참여 의사를 여전히 오늘까지도 타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실무진 차원에서도 김 여사의 동행을 전제로 현재 순방을 준비 중이다.
나토 정상회의에는 각국 정상의 배우자들이 미술관 관람 등 문화행사 일정을 함께 갖고, 단체사진을 촬영하는 등 '배우자 세션'이 마련된다. 김 여사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 정상 배우자들과 교류하고, 29일 정상 간 만찬에 윤 대통령과 함께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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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곽인숙 기자 cinspai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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