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1

[요즘군대]국군교도소 37년 만에 새단장.. '탈옥? 꿈도 못 꾼다'

박응진 기자 입력 2022. 06. 23. 09:00 수정 2022. 06. 23. 09:35

기사 도구 모음

음성 기사 옵션 조절 레이어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수용자 극단적 선택 막기 위해 국내 첫 '호흡감지 센서' 도입
과거 '죄수' 적혔던 수형복에 지금은 '희망'.. 재사회화 방점

[편집자주]'요즘 군대'는 우리 군과 관련된 이야기를 소개하는 뉴스1의 연재형 코너입니다. 국방·안보 분야 다양한 주제를 밀도 있게 전달하고자 합니다.

지난 20일 경기도 이천 소재 국군교도소에서 군 관계자들이 취재진에 시설을 안내하고 있다. 2022.6.2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이천=뉴스1) 박응진 기자 = 국군교도소 종합상황실에서 갑자기 알람이 울렸다. 동시에 한 수용자가 외곽 펜스(울타리)를 잡고 흔드는 모습이 상황실 모니터를 통해 고스란히 중계됐다. 교도관들이 즉각 수용자를 외곽 펜스로부터 떨어뜨려 놓으며 상황은 순식간에 종료됐다.

군 유일의 교정·교화 기관인 국군교도소가 37년 만에 새 단장을 했다. 뉴스1은 23일 준공식에 앞서 지난 20일 경기도 이천 소재 신축 국군교도소를 둘러봤다.

신축 교도소는 각종 사고와 계호(介護) 공백을 예방하고 최첨단 보안시스템을 도입한 데다, 특히 수용자들의 건강한 재사회화를 돕기 위해 낮 시간 공동 생활공간인 '데이룸'과 공기정화식물들로 채워진 '바이오 월'을 설치하는 등 쾌적한 내부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썼다는 게 군 당국의 설명이다.

새 교도소는 2만7314㎡ 면적 부지에 연면적 5256㎡ 규모의 지상 1층 2동, 지상 2층 1동 규모로 지어졌다. 교도소 안엔 접견실을 비롯해 도서실, 이발실, 전화 사용실 등이 마련됐다. 1주일에 6만원까지 결제해 필요한 물품을 살 수 있는 소규모 마트도 있다.

◇'탈옥은 영화에나 나올 얘기'… 펜스 가까이만 가도 '알람'

국군교도소는 1949년 3월 서울 영등포구에 '육군형무소'란 이름으로 처음 문을 열었다. 이후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개최를 앞두고 도시정비계획이 진행되면서 1985년 10월 현 위치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37년이란 긴 세월 동안 건물 노후화가 지속됐다.

경기도 이천 소재 국군교도소 내 수용시설. 2022.6.2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그러나 새 교도소는 '페이스오프' 수준으로 모든 환경이 바뀌었다. 최첨단 기술이 활용된 보안 시스템이 대거 도입된 점이 특징이다.

새 교도소엔 수용자들의 탈옥을 막기 위해 폐쇄회로(CC)TV 영상분석 기능이 적용된 스마트 외곽경계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이 시스템은 사람이 교도소 중간 펜스 가까이 가거나 펜스의 절단·흔들림이 감지되면 알람을 울려, 교도관이 인지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기존 시스템은 비·바람 등 환경적 요인에 따른 펜스의 흔들림에도 알람을 울려 교도관의 보안업무 스트레스를 유발했다면, 새 시스템엔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이 도입돼 사람에 의한 충격·흔들림만 감지해 알람을 울린다.

또 교도관은 수용동 곳곳에 있는 스마트 비상벨 11개를 활용해 위급상황시 경광등 및 사이렌 알람을 울려 위급상황을 전파하고, 해당 장소의 영상·위치를 주변 교도관들에게 곧바로 전파할 수도 있다. 수용동의 모든 출입문은 영상 연동 지문·카드 인식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교도소 건물 주변엔 울타리가 3중으로 쳐져 있다. 건물과 가장 가까운 안쪽 펜스엔 진동감시 센서가, 바닥엔 일명 '개구멍'을 파서 탈옥하려는 시도를 막기 위한 철제 침투 저지봉이 설치됐다.

지난 20일 경기도 이천 소재 국군교도소에서 군 관계자들이 취재진을 대상으로 수용실 내에 설치된 '호흡감지 센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2.6.2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가장 바깥쪽엔 높이 5.1m, 길이 940m의 벽이 건물 전체를 감싸고 있다. 차량이 건물과 외부를 오가려면 차량 하부 검색용 카메라가 설치된 터널을 지나야 한다. 차량 밑에 숨어 탈옥하려는 시도를 막기 위한 것이다.

◇수용자 극단적 선택 막기 위해 국내 첫 '호흡감지 센서' 도입

국군교도소 수용실 50여개엔 국내 수요시설 가운데 '호흡감지 센서'가 설치돼 있다. 이는 화장실을 포함해 수용실 내 수용자의 호흡을 실시간으로 감지, 호흡이 빨라지거나 일정시간 이상 멈추면 경광등·사이렌을 울리는 장치다.

그동안엔 수용자의 극단적 선택 등을 막기 위해 교도관이 수시로 수용실 내부 상황을 점검해 인권 침해, 경계 인력의 비효율적 운용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 그러나 새 국군교도서에선 '호흡감지 센서' 도입을 통해 이런 문제들을 일부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수용자 인권 보장을 위해 샤워실이 '공동형'에서 '개별형'으로 바뀌었고, 거울은 유리 대신 위험성이 적은 아크릴 재질로 제작됐다. 수건걸이는 무게 4㎏ 이상 물건이 걸리면 바닥으로 떨어지도록 설계됐다. 내부에서 자해를 시도하는 상황을 막기 위에 문 안쪽 손잡이는 아예 없앴다.

이와 함께 국군교도소는 쾌적한 내부 환경 조성을 위해 독거실 26개를 추가 설치했고, 국내 교정시설 중 처음으로 데이룸과 바이오 월도 설치했다. 미국·영국·일본 등의 교정시설들도 수용자들의 사회성 함양을 위해 데이룸을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기도 이천 소재 국군교도소. 2022.6.23/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수형복엔 과거 '죄수' 지금은 '희망'… 재사회화 방점

국군교도소 수용자들의 수형복엔 '희망'이란 글자가 새겨져 있다. 처벌보다 교정·교화에 무게를 두겠단 의미다. 과거엔 '죄수'란 단어가 수형복에 대문짝만하게 적혀 있었다고 한다.

국군교도소 수용자들의 평균 수용기간은 1년6개월이다. 교도소는 이들의 재사회화를 돕기 위해 지게차, 미용, 전산처리기능사, 용접 등 직업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시대 변화에 따라 앞으로는 3차원(3D) 프린팅 관련 교육도 진행할 계획이다.

기결 수용자들의 노역 품목도 달라진다. 과거엔 병영 생활관용 침대를 만들었다면, 앞으론 보건마스크 등을 생산할 예정이다.

교도관과 수용자는 상호 존중어를 사용하며, 특히 교도관은 수용자들이 수용기간을 수련 시간으로 삼으란 의미에서 '○○○ 수련생'이라고 부르고 있다. 교도관은 수용자와 같은 메뉴로 구성된 식사를 하기도 한다.

이용훈 국군교도소장(육군 중령)은 "선진 교정·교화 시스템을 바탕으로 성실히 임무를 수행해 군뿐만 아니라, 민간 교정시설에서도 참고할 수 있는 모범적인 교정·교화 사례를 만들어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현재 국군교도소 수용자는 사형수 4명을 포함해 80명이다.

pej86@news1.kr

Copyright ⓒ 뉴스1코리아 www.news1.kr 무단복제 및 전재 – 재배포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