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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친원전·탈원전 넘어 최적의 에너지 믹스 균형점 모색해야

연합뉴스 입력 2022. 06. 23.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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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원전 APR1400 브리핑받는 윤석열 대통령 (창원=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오전 경남 창원시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해 신한울 3·4호기 원자로와 증기발생기용 주단 소재 보관장에서 한국형 원전 APR1400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2022.6.22 see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바보 같은 짓'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원자력 발전 설비 업체인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가 5년간 바보 같은 짓 안 하고 원전 생태계를 더욱 탄탄히 구축했다면 지금은 아마 경쟁자가 없었을 것"이라면서 "지금이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탈원전 정책을 즉각 폐기하겠다는 선언이다. 원전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수출을 독려해 원전 최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번 발언은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위기가 고조되면서 원전에 대한 관심이 다시 부쩍 커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된다. 여전히 절대적 비중의 에너지원인 원유 가격이 폭등하는 상황에서 발전 단가가 비교적 저렴하면서도 온실가스 배출이 거의 없는 원전에 주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더구나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로서는 적어도 수십 년간은 일정 부분 원자력 의존이 불가피하다. 이런 점에서 원전 산업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윤 대통령의 상황 인식과 판단은 시의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탈원전 정책은 문재인 정부 출범과 동시에 추진됐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7년 6월 고리1호기 영구 정지 선포식에서 "원전 중심의 발전 정책을 폐기하고 탈핵 시대로 가겠다"고 선포했다. 공식적으로는 '장기적인 에너지 전환'이라는 완곡한 명칭이 붙었으나 단기 성과를 의식한 듯 전체적으로 무리하고 조급했다. 탈원전 드라이브 속에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이 터졌고, 공사가 이미 30%가량 진행된 신한울 3·4호기 건설이 급작스럽게 중단되면서 수천억 원의 매몰 비용이 발생했다. 원전 수주와 수출이 급감했고, 원전 관련 종사자들은 다른 일자리를 찾아 떠났다. 원자력공학을 전공하는 학생 수백 명이 자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윤 대통령은 이 상황을 "탈원전이라는 폭탄이 터져 폐허가 된 전쟁터"로 비유했다. 그런데 지난 5년간 국내 에너지원별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원자력의 비중이 오히려 커진 것은 아이러니다. 2017년 26.8%였는데 지난해 27.4%로 소폭 상승한 것이다. 환경단체들이 말뿐인 탈원전 정책이라고 지적하는 이유이다. 대통령 선거 직전인 지난 2월 말에는 문 대통령이 "향후 60여 년 동안 원전을 주력 기저 전원으로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며 이전과는 사뭇 다른 뉘앙스의 언급을 하기도 했다. 결국 탈원전 정책은 구호와 논란만 남긴 채 별다른 성과 없이 5년 만에 끝난 셈이다.

그렇다고 탈원전의 취지 자체를 전면 부정하는 것 또한 섣부를 수 있다. 원자력은 신재생에너지와 함께 화석 연료를 대체하는 주요 에너지원으로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할 수 있는 주요 수단인 동시에 산업적 측면에서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분야이다. 기술 진보의 속도로 볼 때 불안하게 여겨지는 문제들도 점차 해소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우주 산업처럼 먼 미래를 보고 꾸준히 연구·투자·육성해야 한다. 문제는 원전 가동의 부산물인 핵폐기물이다. 이 난제를 풀지 못하는 한 원자력을 논란 없는 친환경 청정에너지로 분류하기는 어렵다. 또 원전의 안전성이 이전보다는 훨씬 높아졌고 국내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하나 일본 후쿠시마 사례에서 보듯 한번 큰 사고가 터지면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재앙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이제는 다분히 정치적 의미가 덧씌워진 친원전, 탈원전 논란을 넘어서는 장기적인 국가 에너지 전략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에너지원의 안정적 확보는 안보와 직결된 사안인 만큼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이중 삼중의 방어막을 갖추고 동시에 안전과 환경도 고려한 최적의 에너지 믹스 균형점을 모색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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