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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이코노미] 4대그룹 총수의 '위기 지략대결' 누가 웃을까

박정일 입력 2022. 06. 23. 18:46 수정 2022. 06. 23.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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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술, 기술.. 또 기술"
최태원 "기존 사업 모델 탈피"
정의선 "위기 시나리오 경영"
구광모 "기본과 디지털 우선"

경영회의 일제 개최

'진짜 실력은 위기 때 발휘된다'

복합 경제위기를 맞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들이 잇따라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위기를 돌파할 해법을 찾는 가운데 과연 누가 진면목을 보일 지 관심거리다.

4명의 총수 중 최태원 회장을 뺀 3명은 아직 그룹을 이끈 지 10년도 채 되지 않았다. 세계적인 경제위기를 처음 겪는다. 이들 4명의 총수가 어떤 능력을 발휘하느냐에 따라 재계 톱 순위도 바뀔 수 있다.

공교롭게도 40,50대의 비교적 젊은 총수에 속하는 이 부회장과 정 회장, 구 회장과 달리 최 회장은 1998년 9월 회장으로 취임해 소버린 사태와 같은 경영권 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겪었다. 나름대로 산전수전을 겪은 셈이다.

이에 비해 이재용 회장은 2014년 5월 고(故) 이건희 회장이 갑자기 쓰러진 뒤부터 사실상 그룹을 이끌어 오면서 사법적 리스크 외에 이번과 같은 사업위기는 처음 겪는다. 삼성 계열사 사장들이 모여 비상경영을 의논했을 정도로 '이재용호'는 위기돌파의 시험대에 올랐다.

정의선 회장은 2020년 10월 회장으로 정식 취임했다. 구광모 회장은 2018년 6월 취임해 올해로 딱 4년차다. 이재용 부회장처럼 두 총수도 위기의 격랑을 어떻게 해쳐나가느냐에 따라 그룹 위상이 완전 달라질 수 있다.

올해 SK그룹이 12년만에 현대차 그룹을 제치고 재계 2위를 차지한 것 역시 최 회장이 여러 위기를 경험하면서 공격적인 사업전환과 인수·합병(M&A)으로 위기를 기회로 삼았기 때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선수는 이재용 부회장이 치고 나왔다. 이 부회장은 지난 18일 유럽 출장에 다녀온 뒤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 같다"고 말했다. 바로 이틀 뒤 삼성 전자계열 사장단들은 긴급 사장단회의를 열고 기술확보를 위해 비상경영에 필적하는 정신무장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발언을 종합하면 삼성이 반도체 초미세공정 격차 확대와 자동차 전장사업·바이오·미래 에너지 등 신사업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단행해 위기를 기회로 만들 것으로 예상한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같은 외부활동으로 바쁜 최태원 회장도 내부 군기잡기에 나섰다. 지난 17일 열린 확대경영회의에서 경영진에게 "제자리 걸음만 하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며 "현재의 사업 모델을 탈출하는 방식의 과감한 경영 활동에 나서야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SK그룹은 2026년까지 247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내놓으며 이 가운데 90%를 반도체(Chip),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등 이른바 BBC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의선 회장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다음달 중순 글로벌 권역본부장 회의를 열고 하반기 경영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매년 두 차례 개최되는 이 회의는 현대차그룹의 각 사 최고경영자(CEO)가 주재하고 판매, 생산법인장들이 참석해 권역별·글로벌 전체 전략을 점검한다. 앞서 정 회장은 지난 4월 기자간담회에서 "국제 정세가 불안하고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항상 시나리오를 갖고 민첩하게 움직여야 한다"며 한발 빠른 대처를 주문했다. 그는 "그동안 신경쓰지 못했던 다른 지역에서 잘할 수도 있다. 낙담할 것만은 아니다"라며, 발 빠른 모빌리티·전동화 사업전환과 시장 다변화를 해법으로 제시했다.

4대 그룹 회장 가운데 가장 젊은 구광모 회장(44)은 23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사장단 회의를 소집했다. 회의의 주제는 '고객 가치 강화'였지만, 최근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위기를 비롯,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등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위기 돌파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구 회장이 선대 회장때부터 닦아놓은 LG 특유의 '고객 가치 추구'라는 기본에 충실하면서, 애플과 같은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등 글로벌 뉴 비즈니스를 통해 위기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격적인 사업재편과 디지털전환 등을 통해 구 회장은 자신감을 얻었다. 구 회장은 올 3월 열린 ㈜LG 주주총회에서 "회사는 '고객가치 경영'을 중심으로 사업 본연의 경쟁력을 높이고 질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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