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승부] 우석훈 "정의당, 당명과 노선 선명하게 해야"

김혜민 입력 2022. 6. 23. 20:01 수정 2022. 6. 2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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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라디오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7:30~19:30)

■ 방송일 : 2022년 6월 23일 (목요일)

■ 대담 : 우석훈 경제학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정면승부] 우석훈 "정의당, 당명과 노선 선명하게 해야"

-정의당 참패 원인은 20대의 보수화

-민주당의 2중대 비판, 앞으로도 계속 받을 것

-기존 공약 대다수는 기존정당이 가져가

-젊은 층의 보수화는 커진 경제시장과 젠더 갈등 때문

-민주당, 윤석열 정부에서 야당 아닌 주체적 생각 해야

◇ 이재윤 앵커(이하 이재윤)> 이재윤의 뉴스 정면 승부 4부 시작합니다. 오늘 4부에는 이슈 인터뷰 순서로 준비했습니다. 오늘 정의당은 10년 평가위원회를 출범했습니다. 대선, 지방선거의 연이은 참패로 존립 위기에 놓인 정의당이 어떤 대안들을 내놓을지 관심입니다. 지선 이후 정의당의 재창당을 위하여라는 칼럼을 쓰신 분입니다. 평생 진보진영에 있는 분인데, '슬기로운 좌파생활'이라는 책을 내기도 했습니다. 우석훈 박사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우석훈 경제학자(이하 우석훈)> 네 안녕하세요.

◇ 이재윤> 먼저 지난 대통령 선거과 지방 선거를 복기를 하겠습니다. 지난 대선과 지선, 정의당의 존재감이 참 지금까지의 정치역사에서 이럴 때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존재감이 없었어요. 또 그렇게 평가를 하셨고요. 연이은 참패의 주요 원인,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 우석훈>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텐데요. 특히 민주당이 위기에 빠지면 정의당, 예전 노동당 쪽에 표가 줄어드는 현상이 있는 것도 있고, 박빙의 선거를 하면 그렇게 되기도 하고요. 그리고 큰 흐름은 지금까지 20대들이 흔히 진보정치라고 하는 데에 우호적이었고 많은 사람들이 헌신을 했어요. 정의당도 20대의 뼈를 갈아 넣어서 만든 정당인데, 20대의 보수화가 되면서 이제 표도 줄었지만 스스로 활동하는 사람 자체가 줄었어요. 그쪽 에너지가 준거죠. 그래서 기반 자체가 지금 위기라고 생각을 합니다.

◇ 이재윤> 젊은 층에서 진보 정치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다는 얘기네요.

◆ 우석훈> 조금 심하게 말씀드리면, 10년 전에 우리 농업의 위기를 얘기하면, 농촌의 고령화 얘기를 했거든요. 지금 진보 정당의 고령화 현상이 비슷하게 벌어지는 것 같아요.

◇ 이재윤> 젊은 세대의 수혈이 안되고 있다.

◆ 우석훈> 활동가 자체가 젊은 사람이 없고, 그대로 늙어가면서, 농업의 위기가 결국 그렇게 온 것처럼, 진보 정치도 이런 상태라면 그렇게 위기가 올 것이라고 생각되죠.

◇ 이재윤> 정의당이 민주당 2중대냐라는 비판을 여러 번 들었어요. 지난 번 검수완박 국면에서도 민주당 편에 서는 모습을 보여줬고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우석훈> 이게 오래된 얘기인데, 정의당 창당을 할 때, 참여계라고 불렀는데, 민주당을 형성하는 일부 당원들이 합류하면서 지금 정의당이 된 거거든요. 민주노동당 시절에는 조금 노동자, 농민에 가까웠으면, 중도 성향의 당원도 분명이 있고 그 흐름이 다 합쳐진 거예요. 그러니까 DNA안에 민주당하고 친근한 게 있긴 있어요. 그러니까 안에서 노선 싸움을 다 하는데, 지금은 아예 민주당이랑 다른 방향이라고 가고 있냐고 하면 상당히 흡사해요. 2중대라는 비판은 앞으로 계속 받을 것 같아요, 지금 같으면.

◇ 이재윤> 그런데 정치 색깔이나 정책에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정체성을 드러낼 수도 있는 것이고.

◆ 우석훈> 정책으로 보면 2000년대 초반에 민주당이 정의당의 공약을 많이 가져갔어요. 무상이라고 하는 것이 고유의 공약이었는데, 문재인 쪽으로 많이 갔고, 근로장려금이라고. 그것도 정의당이 초기에 많이 얘기해서 도입이 됐는데, 그것은 현 정부의 주요 공약으로 살아남았어요. 그것은 또 국민의힘으로 간 거거든요. 원래 만들었던 공약들이 다 흩뿌려졌는데, 새 공약을 만들어야하는데 그 전환은 안 되어있고, 기존에 했던 것들은 지금 기존 정당에 상당히 흡수가 됐으니까 뭘 하느냐하면 우리가 많이 기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정당에서 하는 것처럼 보이는 위기에 빠진거죠.

◇ 이재윤> 정의당이 애초에 내놨던 정책 같은 것들을 기존 정당이 흡수해가면서 정의당이 더 새로운 색깔을 내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런 얘기가 되겠네요.

◆ 우석훈> 제일 큰 것이 학교 급식을 몇 년간 해서 우리나라를 바꿨는데, 학교 급식을 누가 바꿨냐고 하면, 남은 것은 오세훈 서울시장 때 무상 급식 논쟁만 남았잖아요. 근데 이걸 도입하고 만든 사람들은 누구냐, 사실 아무도 관심 없죠.

◇ 이재윤> 그렇다면 결국 더 정의당 만에 선명성을 부각시킬만한 정책성이 필요하다는 말씀이 되나요?

◆ 우석훈> 정책을 더 개발해야하고, 노선도 지금 좀 정비를 해야하는 게, 진보라는 말이 우리나라에서만 쓰는 말이거든요.

◇ 이재윤> 진보라는 말이 우리만 쓴다고요.

◆ 우석훈> 예. 프랑스나 이런 최근의 진보는 의미가 달라요. 프랑스 진보라고 하면 프랑스 대통령이 지금 그런 노선인데, 좌우 대립이 너무 심하니까 우리 미래로 가자, 이렇게 당명을 만들고, 그것을 프로그레시브라고 말을 했거든요. 진보라는 것은 좌우 통합이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것이고.

◇ 이재윤> 좌우 통합이다, 진보라는 말이.

◆ 우석훈> 우리가 쓰는 이런 식으로 사용을 안 하는데, 그런데 민주당도 진보라고 애기를 하잖아요. 그럼 정의당도 진보라고 하면, 이게 무슨 농도 차이야, 그러니까 정의당이 우리가 진짜 진보라고 하는데, 가짜 진보는 뭐고 진짜 진보는 뭐냐, 이런 질문 앞에 서면은 사실 설명이 어렵거든요. 그러니까 더 선명하게 진보를 한다. 말은 성립이 되지만 그건 뭐를 하는 거냐고 하면 정책으로 구현시키기가 어려운거에요. 체계적으로는 좌우 나눠져있으니까 좌우 그러면 이해하기가 편한데, 한국 민주당이 유럽으로 치면 중도 우파정도 돼요. 시장도 대부분 인정하고, 급격한 증세는 아니거든요. 보통 중도 우파정도 하는 얘기고 그럼 정의당이 서있을 공간이 조금 더 왼쪽으로 와야 하는데, 민주당이랑 비슷해지면 중도 정도의 위치에 있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대중 입장에서 보면 굳이 나눠서 지지해야할 이유가 뭐가 있냐라고 하는 딜레마에 부딪힌 거라고 생각합니다.

◇ 이재윤> 결국 진보당, 진보계 쪽 좌파 쪽이 선명성을 어쨌든 강조하면서도 대중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는 얘기인데, 말씀하신 것처럼 젊은 층의 새로운 진보층 유권자나 지지자들을 흡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겠네요.

◆ 우석훈>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는 것도 있고 그다음에 넓게 보면 청년의 보수화가 일부분에서 진행이 되니까 전혀 이건 대안으로 보이지가 않는 거예요. 그렇다고 무슨 엄청난 활동을 했느냐, 노회찬 대표 이후로는 인기도 지금 떨어졌거든요. 되게 어려운 상황에 지금 온 거죠.

◇ 이재윤> 그런데 젊은 층의 보수화는 왜 생겼다고 보십니까?

◆ 우석훈> 경제적으로도 이제 우리가 그럴 정도 나이는 위치가 된 것 같아요. 우리 경제 상황이. 상당히 커졌으니까 꼭 뭘 엄청 바꿔야 하고 그런 얘기를 해야만 되는 거냐, 청년이라고 해서. 그렇지는 않고 거기에 젠더 문제가 끼면서 인권은 뭐냐. 그다음에 정치적으로 올바른 건 뭐냐라고 하는 게 되게 민감하게 받아들여진 거예요. 그러면서 이제 반대편으로 이것저것 자꾸 하라는 게 왜 이렇게 많아 싫어하는데 골프도 치고 나 스키도 하고 좀 편하게 살 거야. 골프 치는데 환경에 문제가 있다고 얘기하는 거 듣기 싫다는 거 아니에요.

◇ 이재윤> 그렇군요. 지금 흔히 보편 가치, 인권 이런 거에서 어쨌든 젊은이들의 관심이 좀 멀어졌다는 그런 얘기로 받아들여도 되는 건가요.

◆ 우석훈> 인권에서는 그래도 조금 더 민감한데 젠더 문제는 확실히 부딪히죠. 그런데 소수자 문제에 대해서는 꼭 보수적이냐라고 하면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그러니까 복합적인 변화가 있는 것 같습니다.

◇ 이재윤> 오늘 정의당이 10년 평가위원회를 출범했습니다. 평가 후에 혁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어떤 방향으로 혁신안이 마련돼야 할까요?

◆ 우석훈> 그래도 좀 많이 바꾼다고 해야 될 것 같고, 제일 큰 건 저는 당명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원래 노회찬 의원 살아 있을 때는 사회민주당 정도를 하자라고 했는데, 그게 투표에서 약간 표 차이로 졌거든요. 그리고 정의당은 정치색이 별로 없는 느낌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우리나라에도 전두환 대통령 시절에 만든 당이 민주정의당이거든요.

◇ 이재윤> 네 그렇죠.

◆ 우석훈> 저쪽에 가도 되고 이쪽에 가도 되고 정의라는 것은 사실 의미가 이렇게 정치적으로 강한 건 아니고, 외국 사람들이 외국 정치인들이 들으면 정의당이라고 하면 되게 극우파 정당 이름처럼 느껴져요.

◇ 이재윤> 그런가요?

◆ 우석훈> 민주정의당이 그랬던 것처럼 저스티스가 들어가면 법을 바로 세우자. 이런 쪽 의미가 더 강하거든요. 청년들한테 그 이름이 정의당이 어떠냐라고 하면 정서적으로도 주는 게 없어요. 그러니까 공정이라는 말은 조금 다른데, 공정은 뭔가 딱 오거든요. 정의는 내가 만드는 게 아니라 누군가 해줘야 되는 것 같고, 그러다 보니까 정의당이라는 노선과 이름 자체가 느낌을 주지 않아요. 내가 만들어야 되는 거다. 정의는 왠지 힘 있는 사람들이 만들어주는 거고, 자기는 박수 치는 것 같은 그런 뉘앙스를 주는 거예요.

◇ 이재윤> 그렇군요.

◆ 우석훈> 그래서 이거는 조금 당명부터 시작해서 정말로 어떻게 해야 될지 한번 보자라고 하는 거고, 저는 개인적으로는 유럽식 사민주의 정도면 좌파 노선 중에서 가장 부드러운 노선이거든요. 이건 혁명은 아니다. 그리고 국회 내에서 점진적으로 제도를 바꿔 나갈 거다라고 하는 자본주의와 평화롭지만 그래도 이걸 더 좋게 만들기 위해서 노력을 할 거다라고 하는 그 정도 노선이라서, 지금 정도면 그런 노선을 군사정권 시절에는 그것도 무서워서 못했는데, 그 정도는 해볼 수 있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이재윤> 정치적 가치를 명확하게 나타낼 수 있는 당명부터 바꾸는 것이 시급하다.

◆ 우석훈> 그 과정에서 노선도 뭐가 맞냐라고 하는 거고, 일단 진보라는 것은 정의할 수가 없어요.

◇ 이재윤> 말씀하시는 것 중에 그러니까 사회주의적인 색채 이것도 좀 감미를 해야 된다. 그런 뜻으로도 들리네요.

◆ 우석훈> 사회적 의미라고 소셜 정도로 쓰는데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것은 아니지만, 자본주의의 문제점들을 보완하기 위한 장치들이 필요한 것이다. 그런 정도는 지금 많은 사람들이 합의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 이재윤> 우리나라에서는 거대 양당의 구조가 계속해서 이어져 오고 있는 상황이잖아요. 다양한 정치세력이 같이 이렇게 공존하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양당의 크기만 커지고 작아지고 하는 그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데, 그건 그런 것은 원인이 어디 있습니까? 진보 정당, 소수 정당들이 잘 못해서 그런 겁니까? 아니면 우리 국민들의 관심이 그만큼 적다는 반증으로 봐야 되나요.

◆ 우석훈> 역사가 짧은 것도 있고 어떻게 보면 유럽의 많은 국가들은 20세기 들어오면서 계속 정당 정치가 된 거 아니에요. 그런데 우리는 일제강점기 빼고 이러고 나면 사실 짧은 역사가 있고요. 짧은 동안을 많이 하려다 보니까 좀 다이나믹했죠. 그런데 이게 안정성이 높아지면 조그마한 이해 같은 것도 정치가 반영하거든요. 녹색당 같은 경우가 20년 전에 녹색이라는 생태주의가 정치가 될 수 있느냐라고 했는데, 지금 eu 의회에서는 가장 중요한 세력 중에 하나로 자리 잡고 있는 거거든요.

◇ 이재윤> 그렇죠.

◆ 우석훈> 그러니까 거기도 사실은 사회가 안정되니까 그러면 개인의 다양한 욕구들도 정치에 들어오는 거고, 우리는 아직 민주화, 민주주의 내지는 정권 교체, 이런 큰 얘기 말고 다양성들이 정치에 들어갈 공간이 조금 더 좁은 것 같아요.

◇ 이재윤> 우석훈 박사님은 우리 민주당과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도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으셨어요. 윤석열 정부에서 민주당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 우석훈> 야당보다는 조금 더 경영을 나눠서 하는 그런 거다라고 접근하면 좋겠어요. 그냥 야당은 전제로 하면 되는 거 아니에요. 그렇지만 민주당은 국회의원 자체가 집권당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그렇게 충분히 가지고 있거든요. 많은 지역에서는 사실은 집권 세력이기도 하고, 그래서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자신의 힘을 가지고 통치의 일부분을 자기가 하는 거다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스스로 제도도 만들고 고칠 수 있는 걸 고치고, 협치보다도 더 적극적으로 지금 사실은 제일 국회로 들어오면 제일 힘 있는 세력 아니에요. 그러니까 이거는 좀 주체적인 생각을 해야 될 것 같아요. 그냥 반대를 하면 인기가 오지 않을까, 그런 식으로 해서는 재집권도 어렵고, 그렇게 반대만 했다가는 집권할 때 과연 뭘 할 거냐. 프로그램이 안 생기거든요. 지금 정치권의 일부를 자기들이 막고 있다라고 생각하는 게 저는 맞을 것 같아요.

◇ 이재윤> 현재 민주당이 통치의 주체다라고 생각을 하고 책임감을 갖고 정치를 해야 된다. 입법 활동을 해야 된다.

◆ 우석훈> 광주나 이런 데서는 사실은 집권당이잖아요. 실험을 하고 새로운 걸 도입하는 것 거기서 할 수 있는 거거든요.

◇ 이재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우석훈> 예 고맙습니다.

◇ 이재윤> 우석훈 박사와 함께했습니다.

YTN 김혜민 (visionmin@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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