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횟집에서 팔리는 멸종위기 나팔고둥..적극적 홍보 '절실'

민대홍 입력 2022. 6. 23. 20:16 수정 2022. 6. 23.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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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6월엔 환경을 주제로, 이번 주엔 낚시의 성지라고 불리는 거문도의 해양 오염 문제를 전해드리고 있는데요.

오늘은 나팔고둥 관련 소식입니다.

우리가 함께 보호해야 할 멸종위기종 1급에 해당하는 바다 생물인데요.

횟집에서 먹거리로 팔리고 있는 사연을 민대홍 PD가 취재했습니다.

[PD 리포트]

아이스박스에 있던 나팔고둥이 그물망 주머니에 담겨 다이버에게 전달됩니다.

바닷속 적당한 장소를 찾던 다이버는, 껍데기 보호색과 비슷한, 바닷속 바위 위에 내려놓습니다.

멸종위기 1급, 나팔고둥이 거문도 앞바다에 방사되는 모습입니다.

과정은 이렇습니다.

환경단체가 거문도의 한 횟집에 있던 손님으로부터 신고를 받은 건 지난달 말.

멸종위기종인 나팔고둥이 횟집에서 팔리고 있다는 내용이었는데, 실제 횟집에 가보니, 나팔고둥이 버젓이 수족관 벽에 붙어 있던 겁니다.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앞서 지난해 8월에도 거문도 일대 횟집 수족관에서 11마리나 발견됐고, 일부는 심지어 삶기 직전, 해감하던 중 구조됐습니다.

잡은 해산물을 통발째 횟집에 넘기는 현지 어민은 물론, 횟집 주인들도 나팔고둥이 보호해야 할 멸종위기 생물이란 걸 몰랐습니다.

제가 들고 있는 이것이 죽은 나팔고둥의 껍데기, 패각인데요.

직접 들고 다니면서 멸종위기종이라는 사실을 주민들이 아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거문도 A 식당 관계자 : (혹시 이거 뭔지 아시나요?) 이거? 뿔소라. (그러면 이거 여기서도 먹을 수 있나요?) "어 있으면 먹지. 만약에 잡았다면 먹지. 잡았다면. 금방 나가.]

[거문도 B 식당 관계자 : (이거 뭔지 아시나요?) 소라 아니에요?]

직접 찾아간 횟집 네 곳 모두 나팔고둥을 정확히 알지 못했고, 심지어 세 곳은 먹어도 된다고 답했습니다.

여전히 나팔고둥에 대한 인지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배성우 /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회원 : 무늬가 있잖아요. 이 무늬와 촉수가 나오는 게, 나팔고둥의 가장 특징입니다.]

나팔고둥은 지난 2012년 멸종위기 1급으로 지정됐습니다.

패각 모양이 예쁘고 무늬까지 독특해 실내 장식으로도 많이 사용됐지만, 무분별한 남획으로 개체 수가 급감한 겁니다.

나팔고둥은 불가사리나 성게의 거의 유일한 천적으로, 바닷속 생태계에서 없어선 안 될 존재입니다.

[최현기 /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환경연구사 : (나팔고둥의)개체 수가 줄어들게 되면 이런 성게나 극피동물의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생태계 문제들이 야기될 우려가 있습니다.]

멸종위기종 보호에 책임이 있는 환경 당국의 노력이 절실한 상황.

여러 시민단체의 잇단 요청에도 나서지 않던 국립공원공단은 YTN 취재가 시작되자, 더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약속했습니다.

[정주영 / 국립공원 다도해해상국립공원사무소 해양자원과장 : 지역 주민들이 멸종위기종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부분을 알고 있고요.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위해서 팸플릿이나 포스터를 만들어서 배부하고 좀 더 자주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이번 나팔고둥 사례를 계기로, 멸종위기에 놓인 동·식물 전반에 걸친 적극적인 홍보 필요성도 제기됩니다.

YTN 민대홍입니다.

[앵커]

저희가 화요일부터이 월간 뉴있저 시간을 통해거문도를 배경으로 해양 환경과 관련된 보도를 연속해서 해드렸는데요. 해양 국립공원에서 환경 지킴이로꾸준하게 활동하고 있는 정인철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사무국장 모시고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누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정 사무국장님께서 여러 국립공원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환경 훼손 행위라든가 여기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문제제기를 하는 그런 작업을 오랜 세월 해 오셨는데. 최근에는 이렇게 해상국립공원 내 문제를 계속 들여다보고 계세요. 지금 리포트로도 보셨습니다마는 거문도에서 멸종위기 나팔고둥. 이게 식용으로 판매하고 있는 그 현장을 직접 보셨던 거죠?

[정인철]

사실 저희도 우연치 않게 목격했던 경우였고요. 작년 8월이었습니다. 거문도 식당가를 거닐고 있었는데. 같이 동행했던 분 한 분께서 식당 앞 바가지에 해감 중이던 해산물을 보다가 저게 나팔고둥 아닌가라는 질문을 하셨어요. 그래서 자세히 들여다 보니까 나팔고둥이 맞았고 사실 저도 문헌이나 기록상으로만 알고 있던 동물이었는데 혹시나 해서 주변 식당 수족관들을 다 들여다보니까 각각의 식당 수족관마다 한두 마리씩 갇혀 있더라고요.

이게 무슨 일일까 되게 의아했고요. 그래서 그날 하루에만 저희가 11마리를 구조하게 된 게 굉장히 놀라웠고. 한편으로는 좀 안타까운 상황이기도 했습니다, 당시 그 날이.

[앵커]

사실 해상국립공원 내 여러 가지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다고 알고 있고 굉장히 생태적으로도 보호해야 될 구역인데 얼마나 취약하게 관리되고 있는가 그걸 알 수 있는 한 단면인 것 같습니다. 일반인 입장에서도 저게 멸종위기종인지 식별하기가 그렇게 쉽지 않은 겁니까?

[정인철]

앞서 보도에서 보셨던 바와 같이 나팔고둥은 그 특성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누가 봐도 이게 나팔고둥임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다만 나팔고둥이 멸종위기종 1급이고 보호종인지에 대한 부분은 알기 힘들죠. 그러다 보니까 거문도에 사는 지역 주민 같은 경우에도 이게 나팔고둥인지 모르고 관습적으로 식용으로 이용하셨던 것 같고요. 그래서 보다 나팔고둥이 보호종이고 앞으로 지켜져야 한다고 하는 여러 가지 인식 증진에 관련된 계도활동들이 이루어져야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자료를 보니까 지난해 9월에 환경부가 해상국립공원 내에서 저런 멸종위기종을 처음으로 발견했다, 이런 보도자료를 냈던데요. 그 이후로 정작 일반인들에 대한, 시민들에 대한 홍보활동은 미흡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이 좀 더 적극적으로 펼쳐져야 되겠군요.

[정인철]

맞습니다. 관계기관이 이 사실을 안 지가 벌써 1년이 지났거든요. 1년 동안 수수방관한 면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만약에 정상적인 상태였다면 현장 실태를 면밀히 파악을 하고 개선대책을 시급히 해놨어야 되는 상황이었는데 예를 들어서 최근에 거문도에서 멸종위기 나팔고둥이 왜 자꾸 출현하고 있는지 나팔고둥이 어떤 경로로 포획돼서 식당으로 이동되고 있는지 그리고 주민들은 현재 나팔고둥을 어느 정도로 인식하고 있는지 이런 부분을 면밀히 파악하고 개선대책을 마련했어야 되는데요.

그러지 않은 부분이 현재 문제로 보여지고요. 그리고 이 사안은 관계기관뿐만 아니라 지역주민도 향후 법적인 책임을 질 수 있는 사안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하루빨리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방안을 시급히 모색해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멸종위기종을 함부로 훼손할 경우에는 처벌대상이 될 수도 있는 거고. 사실 멸종위기종이 아니더라도 국립공원 내에서 이렇게 살아있는 동식물을 채취할 때는 원래 원칙적으로는 허가를 받아야 되는 것처럼 자연공원법에는 그렇게 돼 있던데요. 그런데 관행적으로 그 부분이 이를테면 낚시라든가 이런 행위는 경미한 행위다 이래서 용인돼 온 측면도 있었던 것 같아요.

[정인철]

실제 나팔고둥 같은 경우에는 불법 포획이나 채집 시에 징역 3년, 벌금이 5000만 원이 되거든요. 낚시 같은 경우는 원칙적으로는 행위허가 대상이기는 한데 앵커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게 과거 20년 전 이야기입니다. 과거에는 낚시가 우리나라에서 레저활동으로 부각되기 전이었기 때문에 지금은 1000만 명의 낚시인구가 레저활동을 즐기는 시기지 않겠습니까?

이런 시대적 변화에 맞는 제도와 현장관리가 필요한데 현재 해양국립공원은 그렇지 않은 상태로 관리가 되고 있는 것이 이런 문제들을 야기한 것이 아닌가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앵커]

과거의 잣대로 관리하다 보니까 현장은 달라졌는데 저런 예상치 못한 많은 훼손행위가 이루어지고 있다. 저희가 이번 주에 계속 보도해 드린 낚시인들의 훼손 현장 이런 것과 관련된 이야기인데요. 그러면 앞으로는 환경당국도 그렇고 우리 시민들도 그렇고 과연 어느 정도 선에서 절충해나갈 것인지 전면적으로 낚시를 금지하기도 뭐하고요. 하지만 지속가능한 상태를 유지해야 될 거 아닙니까? 그런 부분을 고민해야 될 것 같군요.

[정인철]

굉장히 중요한 문제를 지적해 주셨는데 실제 지금 해양국립공원의 현재는 과거에 머물러 있는 관리시스템이거든요. 시대가 바뀌고 대중들의 인식이 바뀌는 시기에 와 있고 앞으로 그러면 이런 흐름에 맞춰서 보호지역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이 부분이 가장 큰 핵심 포인트라고 보여지고요. 현재까지는 정부가 바다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무관심적으로 접근해 왔는데 단순히 정부만 이렇게 주도해서 보호지역을 관리할 것이 아니라 거문도 낚시 문제만 보더라도 지역 주민이나 낚시인이나 그리고 이해당사자들이 다양하게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그런 대안을 마련해야 될 시기라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저 문제는 사실 비단 거문도뿐만 아니고 그 부근의 섬들에서도 발견될 수 있는 그런 문제들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정인철]

저희가 거문도뿐만 아니고 한려해상국립공원이라든지 태안국립공원이라든지 그런 해양국립공원 탐사를 다니다 보면 동일하게 나타나는, 동일하게 낚시로 인한 갈등 그리고 해양오염 문제는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고요. 이런 부분들이 앞으로 좀 더 갈등이 확산되기 직전에 지금이라도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 정부의 관심이나 역할을 촉구하는 게 저희들이 이야기고요.

이런 것들이 그동안 잘 수용되지 않아왔기 때문에 현재까지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그래서 시급히 장기적인 대안을 마련했으면 좋겠다, 이런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앵커]

제가 알기로는 거문도를 비롯한 해상국립공원 내에서 모니터링 작업을 3년째 계속 이어오고 계신데 앞으로도 계속 해상국립공원 내 훼손 행위라든가 여러 가지 문제점 계속 모니터링할 계획을 갖고 계신 거죠?

[정인철]

앞으로도 계속할 계획이 있고요. 그리고 해양탐사 활동에는 자원봉사자분들이 많이 참여해 주고 계시거든요. 특히 해양탐사 같은 경우는 수중 환경을 모니터를 하다 보니까 굉장히 전문적인 다이버분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주고 계신데 앞으로 이분들과 더 안전하고 체계감 있는 활동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정인철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사무국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민대홍 (mindh092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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