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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손보겠다는 윤석열 정부..우회로 찾아 '은밀한 민영화' 나서나[팩트체크 민영화]

김원진 기자 입력 2022. 06. 23. 21:08 수정 2022. 06. 23. 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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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6일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민간·시장 주도로 경제의 체질을 확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공공기관 혁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며 대대적인 공공기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민간·시장주도, 공공부문 개혁’을 경제정책 기조로 내세운 것이다.

노동계와 시민단체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공공부문 개혁을 통해 ‘민간에 넘길 수 있는 것은 넘기는’ 방식의 민영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가 민영화를 언급하고 있진 않지만 ‘민간·시장주도’와 ‘공공부문 구조개혁’이라는 정책조합, ‘감세’와 ‘건전재정’이라는 상충된 목표를 설정한 것이 이런 의구심을 키운다.

지난달 17일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의 ‘인천공항 지분 매각’ 발언으로 민영화 논란이 불거지면서 지방선거에서 야당이 ‘민영화 반대’를 들고나온 바 있다. 당시 여권은 ‘괴담’이라고 반박했지만, 지방선거 이후 윤곽을 드러낸 새 정부 정책 방향을 보면 ‘괴담’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민영화는 공기업을 민간에 매각하는 ‘전통적 민영화’ 외에도 규제완화를 통한 민간기업의 시장 참여, 공공사업의 민간위탁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여론의 저항을 우회하는 ‘은밀한 민영화’로 불리는 수단들이다. 윤석열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계획에서 민간과 경합하는 업무의 정비, 비핵심자산 매각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명박 정부의 인천공항 매각 시도가 무산된 이후 ‘전통적 민영화’는 자취를 감췄지만 ‘은밀한 민영화’는 정권 성향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추진돼왔다. 2000년대 이후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민자철도가 대표 사례로 꼽힌다. 모든 민영화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고, 산업 혁신과 소비자 후생 증대를 가져온 부문도 없지 않다. 하지만 민영화가 사기업의 이익 보전을 위한 시민 부담 가중, 재정의 추가투입 같은 폐단을 초래했던 점도 분명하다.

경향신문은 ‘민영화 논란’을 철도·의료·전력 등 3개 분야에서 점검했다. 민자철도는 값비싼 운임, 재정 추가 투입, 노동조건 악화 등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GTX 사업 등을 통해 지속될 예정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도 공공병원 확충 대신 민간병원 위탁 운영을 확대하겠다는 새 정부 의료정책도 석연치 않다. 전력 부문은 한전 적자 외에 탄소중립 변수가 얽혀 논점이 복잡하다.

김원진 기자 one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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