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약 13년 만에 1,300원대..증시는 또 최저치 경신

[앵커]

연일 흔들리는 국내외 경제 상황, 알아봅니다.

주가는 계속 내리고, 환율은 연일 오르는 금융 시장의 불안정한 날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실제, 국내 금융시장 불안지수, 지난 3월 주의 단계에 진입한 뒤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1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아, 2008년 금융위기 초기 수준이라는 게 한국은행의 설명입니다.

여기에 물가까지 계속 오르면서,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적 어려움, 지난달의 경우 5월 기준으로 21년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오늘(23일)은 원-달러 환율이 13년 만에 천삼백원을 넘어섰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은 이틀 연속,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웠습니다.

오수호 기자의 보돕니다.

[리포트]

원·달러 환율은 외환시장 개장 10분 만에 1,300원을 넘어섰습니다.

환율 움직임이 심상치 않자, 경제 부총리까지 직접 나서 예정에 없던, 시장 개입성 발언을 했습니다.

[추경호/경제부총리 : "정부는 환율상승에 따른 시장 불안 등 부정적 역량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필요 시 시장안정 노력을 실시하는 한편..."]

이후 진정세를 보이나 싶던 환율은 다시 오르기 시작했고, 결국 1,300원 선을 넘겨 장을 마쳤습니다.

1달러 값이 1,300원을 넘은 건 세계 금융위기 여파가 남아 있던 2009년 7월 이후 약 13년 만입니다.

미국의 급격한 긴축 움직임에 이미 오르기 시작했던 환율은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공식 언급까지 나오자 더 오르는 모습입니다.

[문정희 : "'경기 침체가 온다'라는 것 때문에 투자 심리가 상당히 좀 위축되는 모습을 보였고. (원·달러 환율) 최고치는 1,350원 정도 보고 있는데..."]

증시는 연중 최저치를 연일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환율이 더 오르면 앉은 채로 손해를 봐야 하는 외국인 투자자가 5거래일째 우리 주식을 팔았고, 여기에 개인들이 주식을 살 때 대출을 해준 증권사들이 대출금 회수를 위해 주식을 강제로 팔면서 주가를 더욱 끌어내렸습니다.

코스피는 1% 넘게 빠졌고, 코스닥 지수는 이틀 연속 4% 넘게 급락했습니다.

환율과 증시의 흐름이 바뀌려면 세계적인 통화정책 기조에 변화가 감지돼야 한다는 게 금융시장의 시각인데, 물가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그게 언제가 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KBS 뉴스 오수호입니다.

촬영기자:최경원/영상편집:김선영

오수호 기자 (oasis@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