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별 졌다" 빗속 조순 전 부총리 추모 '발길'..尹도 조문(종합)

김동규 기자,김정현 기자,김유승 기자 2022. 6. 23.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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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에 정계·학계·경제계 주요 인사 발길 이어져
한국 경제학계의 거목으로 불리는 조순 전 경제부총리가 23일 새벽 숙환으로 별세했다. 사진은 이날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조 전 부총리의 빈소. 2022.6.2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김정현 기자,김유승 기자 = 조순 전 경제부총리가 세상을 떠난 23일 고인의 빈소에는 정계, 학계, 경제계 등 각계각층의 조문객들이 몰렸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오후 9시10분 빈소를 찾았다.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조 전 총리 빈소 조문은 이날 오전부터 시작됐다. 정운찬 전 총리,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김명호 전 한국은행 총재, 추경호 경제부총리, 류준상 국민의힘 상임고문 등 각계 인사들이 직접 빈소를 찾아 애도의 뜻을 표했다.

국내 경제학계의 한 축인 '조순학파'의 대표적인 인물이자 '경제학원론'의 공동저자로 참여한 정운찬 전 총리는 이날 낮 12시30분쯤 빈소에 도착했다.

고인과 반세기 넘는 기간 아버지와 아들같은 인연을 이어온 '수제자' 정 전 총리는 빈소에서 각계 인사들을 맞이하며 고인에 대한 그리움을 나누기도 했다.

고인의 후임으로 한은 총재에 취임했던 김명호 전 한은 총재는 "제가 졸업한 뒤 (고인이) 교수를 하셔서 사제 지간은 아니지만 학교도 선배고 사회생활도 비슷하게 시작을 했다"며 "최근 건강이 자꾸 안좋으셨는데 큰 별이 졌다"며 애통해 했다.

고인이 서울시장으로 재임할 때 부시장으로 있었던 김학재 전 서울시 부시장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 중 가장 가슴이 깨끗하고 정직한 분이었다"며 "연줄로 살아가던 시대에 아무런 연고도 없는 나를 발탁해 부시장을 시키셨을 정도"라고 말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고인이 경제기획원 부총리로 계실 때 제가 비서관을 했다"며 "늘 마음으로, 정말 대한민국의 존경받을 큰 어른이시라고 여겨왔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이 워낙 등산을 좋아하셔서 '산신령'이라는 별명도 있었는데, 때로는 고인을 모시고 등산을 다니기도 했다"며 "미국 유학을 갈 때에도 '늘 지금 좋은 일을 하면 앞길을 묻고 망설일 필요가 없다'는 의미의 글씨를 써주셨는데 액자에 넣어두고 여전히 마음에 간직하고 있다"며 고인과의 일화를 떠올리기도 했다.

고인의 서울대학교 교수 시절 제자였던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도 "고인께서 미국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셔서 화폐금융론 등을 가르치셨는데, 정말 새로운 학문을 배우는 기분이었다"며 "인품이 항상 편안하셔서, 제자들이 선생님을 많이 좋아했다"고 회고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23일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조순 전 경제부총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2022.6.23/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학계에서도 고인과 함께 학술활동을 했던 사람들을 중심으로 추모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병기 서울대 명예교수는 "바른과학기술사회실현을 위한 국민연대의 초대 상임대표를 맡았는데 고인이 우리 고문이셨다"며 "고인은 정부를 운영할 때에도 과학적인 사고와 방법으로 운영하시던 분이었으며 진정한 대한민국의 스승이셨다"라고 고인을 떠올리기도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이날 오후 5시30분 경 빈소를 찾았다. 한 총리는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교수님이 해외에서 박사를 하시고 1학년 2학기부터 경제 원론을 가르치셨다"며 "지금도 기억나는 것이 집을 '렌트 컨트롤'하면 어떻게 되느냐였다"고 했다.

그는 "렌트 컨트롤을 할 때 시장에 대해 직접 규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이 교수님의 학자적 소신이었고, 저도 일생 동안 경제학을 하면서 머릿속에 많이 들어있던 말씀"이라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오후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안 의원은 "고인께서는 위대한 학자이자 행정가, 한국은행 총재였고 정치인이었다"면서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존경받는 어르신이었다"고 회고했다

고인의 제자이자 저서 '경제학 원론'을 공저한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이날 낮 12시30분부터 빈소를 지켰다. 정 전 총리는 오는 25일 발인식까지 유가족과 동행할 예정이다.

정 전 총리는 기자들을 만나 "전에도, 앞으로도 조순 선생님만 한 선비 학자를 찾아보기 힘들 것 같다"며 "학문도 아주 훌륭할 뿐만 아니라 현실에 대한 특별한 감각이 있으셨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9시10분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빈소를 찾았다. 윤 대통령은 빈소에 도착한 직후 고인의 생전 사진이 나오는 모니터를 잠시 본 후 조문했다. 이후 정운찬 전 총리의 안내로 조문객들과 약 35분간 이야기를 나눈 후 자리를 떴다.

d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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