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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소 제기 없이 장기 방치된 가압류, 어떻게 해결할까[최광석의 법으로 읽는 부동산]

입력 2022. 06. 2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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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유효해도 가압류 취소 가능..새로운 가압류 진행으로 안전장치 확보하는 것도 방법

[법으로 읽는 부동산]



가압류나 가처분해 두고서도 정작 본안 소송을 장기간 제기하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경우 자칫 채권자에게 치명타가 될 수 있다(다음에서 거론되는 법리는 가압류·가처분 모두에 공통될 수 있지만 설명의 편의상 가압류를 바탕으로 한다).

가압류를 통해 소멸 시효 진행은 그대로 중단된다는 점에서 본소 없이 가압류만 된 상태에서 장기간이 지나더라도 채권은 소멸되지 않는다.

하지만 본소 없이 가압류 상태에만 머물러 있게 되면 사정 변경에 의한 가압류 취소 재판으로 취소될 수 있다.

민사집행법 제288조에 따르면 채무자는 다음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가압류가 인가된 뒤에도 그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

첫째는 가압류 이유가 소멸되거나 그 밖에 사정이 바뀐 때다. 둘째는 법원이 정한 담보를 제공한 때다. 셋째는 가압류가 집행된 뒤 3년간 본안의 소를 제기하지 아니한 때다. 특히 마지막의 경우엔 이해관계인도 취소를 신청할 수 있다.

참고로 현재는 제소 기간이 3년이지만 2002년 7월 1일 이전에 신청된 보전 처분은 10년, 2002년 7월 1일부터 2005년 7월 27일까지 신청된 보전 처분은 5년, 2005년 7월 28일부터 신청된 보전 처분은 3년이다.

결국 가압류해 두고 장기간 본소를 제기하지 않으면 채권의 소멸 시효 중단으로 채권(대여금) 자체는 그대로 유효하지만 절차적으로는 가압류 집행이 취소될 수 있게 된다. 채권이 소멸되지 않고 유효하게 존재한다는 것과 장기간 본소를 제기하지 못해 절차적으로 가압류가 취소돼 등기부에서 말소된다는 것은 다른 차원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이용해 채무자가 다음과 같이 꾀를 내면 가압류의 족쇄에서 해방될 수 있다. 일정 기간 본소 제기가 없었다는 이유로 가압류 취소 신청을 하면 그 재판에서는 당연히 승소할 수 있다. 가압류 취소 재판 도중 채권자가 본소 제기를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대법원은 “가압류·가처분 채권자가 가압류·가처분 집행 후 10년간 본안의 소를 제기하지 아니한 때에는 가압류·가처분 채무자 또는 이해관계인은 그 취소를 신청할 수 있고 그 기간이 경과되면 취소의 요건은 완성되며 그 후에 본안의 소가 제기돼도 가압류·가처분 취소를 배제하는 효력이 생기지 아니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가압류 취소 재판은 상대방인 채권자를 심문하기 위해 기일 소환해야 하는 절차이기 때문에 취소 결정을 받기 전 채권자가 해당 부동산에 다시 가압류 신청을 할 수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기존 가압류를 통해 소멸 시효가 중단된 상태라 채권(피보전)은 여전히 유효하다. 또 가압류 취소 재판을 통해 취소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다시 가압류 신청을 할 만한 필요성도 충분히 있기 때문에 새로운 가압 류신청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결국 기존 가압류가 취소돼 말소되기 전에 해당 부동산에 새로운 가압류가 이뤄지면 채무자가 기존 가압류 취소 재판에서 승소하더라도 새로운 가압류로 인해 가압류 해방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득하는 데 궁극적으로 실패하는 것이다.

따라서 채무자로서는 가압류 취소 재판 이전에 새로운 가압류를 극복할 수 있는 사전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 해당 부동산을 타인에게 이전 등기하거나 이전 등기 순위를 확보하는 가등기를 하거나 거액의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것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조치들은 일응 사해 행위 취소라는 분쟁 소지가 없지는 않다. 새로운 가압류에 앞서는 조치로 채권자의 지위를 매우 위태롭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채권자로서는 반대로 뒤집어 생각할 수 있다. 가압류를 장기간 방치하는 것은 금물이다. 가압류한 지 3년 기간 내에 반드시 본소 제기할 필요가 있다. 만약 3년이 지났다면 섣불리 본소를 제기하기보다 기존 가압류와 별개로 새로운 가압류를 진행해 미리 안전장치를 확보하는 것이 채무자의 가압류 취소 절차에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이다.

최광석 로티스법률사무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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