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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人] "폐배터리 재활용해 '전기차 100만대' 책임진다"

최필우 기자 입력 2022. 06. 2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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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명 성일하이텍 대표 인터뷰
23년 축적 기술·글로벌 수급망 강점
거래소 예심 통과, 다음달 상장 예정
이강명 성일하이텍 대표가 서울 영등포구 KB증권에서 인터뷰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성형주 기자
[서울경제]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배터리 재활용의 중요성도 날로 부각되고 있다. 전기차 시장 주무대인 선진국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규제가 날로 세지고 있어서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나 SK온 같은 배터리 제조회사가 재활용 소재를 일정 비율 이상 써야 할 날이 멀지 않은 것이다. 다음달 코스닥 상장에 도전하는 성일하이텍은 전 세계에서 배터리 소재의 재활용에 관한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는 몇 안되는 기업이다.

이강명 성일하이텍 대표는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KB증권 본사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전기차 배터리 생산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관련 규제가 생기면서 폐배터리 재활용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며 "전기차 100만대에 필요한 배터리 소재를 재활용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폐배터리 재활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건 비교적 최근이지만 성일하이텍은 20년 넘는 업력을 자랑한다. 이 대표가 회사 설립때부터 폐배터리 재활용을 염두에 둔 건 아니었다. 창업 초창기에는 디스플레이 패널(PDP)에서 은을 추출했고, 이후 노트북과 스마트폰, 전동 공구로 재활용 대상을 바꿔가며 경험과 기술력을 쌓아왔다.

사세가 급격히 성장한 건 전기차 판매가 늘고 2차 전지 시장이 만개하면서다. 성일하이텍은 배터리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수거해 코발트, 니켈, 리튬, 망간, 구리를 추출하는 기술을 갖고 있다. 배터리 생산에 모두 필수 소재들로 20년 넘게 축적된 소재 분리 기술이 리사이클링 공정의 근간이 됐다. 사업이 본격화한 후에는 금속 재활용 사업을 하는 성일하이메탈과 배터리 소재만 취급하는 성일하이텍으로 인적분할해 경영 효율성을 높였다.

이 대표는 "창업 당시 1년을 버티면 3년을 가고, 3년을 버티면 10년을 간다고 믿고 회사를 이끌어 왔다"며 "창업 20년이 넘은 지금은 영원히 존속할 수 있는 기업이 되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강명 성일하이텍 대표가 서울 영등포구 KB증권에서 서울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성형주 기자

이 대표는 치열한 전쟁터가 될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에서 살아남을 근본적 경쟁력으로 역시 기술을 꼽았다. 국내에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자를 자처하는 기업은 10여개가 있지만 관련 기술을 바탕으로 이익을 내고 있는 곳은 성일하이텍이 유일하다. 재활용 대상에 내재된 소재 95% 이상을 추출해 타 기업의 추종을 불허하는 회수율이 비결이다.

성일하이텍이 리사이클링 사업 영토를 넓히기 위해 해외에 갖춰 놓은 수급망도 후발 주자들이 쉽사리 따라잡기 어려운 경쟁력이다. 말레이시아와 중국, 헝가리, 인도 등에 스크랩(배터리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불량품)과 폐배터리를 수거하는 전진 기지가 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스크랩과 폐배터리 만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데 한계가 있자 해외로 눈을 돌렸고 글로벌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사업 노하우를 확보한 것이다.

이 대표는 “다른 재활용 영역에서 오랜 기간 쌓아온 기술력이 폐배터리 소재 회수율을 높이는 비결”이라며 “배터리를 수급하는 글로벌 망 구축에도 진입장벽이 있어 선발 주자로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일하이텍 공장 전경/사진제공=성일하이텍

선진국의 ESG 규제 강화는 성일하이텍의 성장 가능성을 한층 높여주는 요인이다. 유럽연합(EU)은 2030년 제조되는 배터리에 코발트 12%, 니켈 4%, 리튬 4% 이상을 반드시 재활용하도록 의무화했다. 2035년에는 배터리셀 제조에 쓰이는 리튬의 16%가 폐배터리에서 추출된 재활용 원료일 것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환경 규제 속에 2040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은 8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일하이텍은 소재 다변화를 통한 수익 극대화도 기대한다. 내년 말 완공이 목표인 3공장에서 수산화리튬을 추출할 예정이다. 최근 니켈 비중을 높인 ‘하이니켈’ 배터리가 증가하고 있어 이에 필요한 원료 추출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현재 2공장은 탄산리튬을 공급하고 있어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의 수요 변화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능력도 갖췄다.

최근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성일하이텍은 내달 코스닥 문을 두드린다. 최대 1268억 원을 공모해 3공장 건립에 투입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져 IPO에 유리한 환경은 아니지만 증시에서 ESG 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불리한 여건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공장은 연간 1400톤, 2공장은 3000톤의 원료를 생산하고 있는데 3공장은 1만 톤을 생산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최근 ESG 경영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는데 성일하이텍은 존재 자체가 ESG를 위한 기업”이라며 “사람과 자원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고 유한자원을 무한자원으로 만드는 회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성일하이텍은 내달 11~12일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가를 확정한 후 7월 18~19일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상장 주관사는 KB증권과 대신증권(003540)이 맡고 있다.

최필우 기자 advanc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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