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W] 요즘 병사들의 불만 "아침 실외점호·구보, 피곤한데 왜 합니까"
"아침 점호·구보는 기본중의 기본인데.." 軍 한탄
“왜 아침부터 실외에서 점호를 하고 뜀걸음(구보)도 해야 하나요?”
공군 병사나 부사관, 장교라면 누구나 접속할 수 있는 내부 게시판에 지난 13일 한 병사가 실명으로 실외에서 거의 매일 실시하는 아침 점호와 아침 뜀걸음을 폐지해달라는 취지의 글이 올라와 내부에서 논쟁이 한창이다. 공군은 구보(驅步)를 공식적으로 뜀걸음이라고 부른다.
본지 취재에 따르면 이 병사는 ‘아침 뜀걸음 규정 폐지 및 아침 점호 관련 건의 사항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아침 점호는 인원 확인이 주목적인데, 굳이 실외에서 점호를 하고 뜀걸음까지 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며 “아침 6시 반에 일어나 점호를 받는 것도 피곤한데, 병사란 이유로 체조를 한 이후에 뛰어야 하는 것은 더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이 글은 지난 24일 기준 추천 수만 1만7100개가 됐다. 현재 대한민국 공군 병력은 약 6만5000여 명으로 간부를 제외한 병사는 3만1000여 명 정도 된다. 게시판에서 한 사람이 추천을 여러 번 누를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도 적잖은 병사들이 공감했다는 뜻이다.
공군은 이 의견에 대해 일축했다. 공군 관계자는 “누구나 자기 의견을 낼 수 있는 게시판인 만큼 의견을 존중하지만, 실외 아침 점호와 아침 뜀걸음 관련한 제도 개선을 검토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군 내부에서는 2000년 전후 출생한 세대가 앞으로 더 군에 늘어나면 이런 경향이 더 뚜렷해질 것이란 반응이 많다.
공군 내부 게시판에 글을 쓴 병사는 “실외 아침 점호와 아침 뜀걸음은 신체적인 피로를 불러오는 것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니 제도 개선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수가 동의하지 않는 규정을 지속하면 규정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으니, 그 정당성을 잃을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상당수 군 관계자들은 아침 점호와 구보 등은 부대에서 정신력·체력을 기르고 질서를 배우기 위한 기초적인 병영 생활 규정인데도 이를 거부하는 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응한다. 공군에서 부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A씨는 “아침 점호와 구보는 병사들이 단체 생활의 규칙을 몸에 배도록 하는 기초 훈련”이라면서 “이는 부대 전투력을 높이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고 했다. 한 공군 장교는 “합리적인 문제 제기가 아니라 불평에 가까운 얘기로 보인다”면서 “이런 글 탓에 군에 대한 인식만 더 나빠질까 걱정”이라고 했다.
군 내부에서는 Z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 병사들이 입대를 하면 할수록 앞으로 군 내부에서 이런 요구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한다. 또 코로나 사태로 감염 우려 탓에 부대별로 약 2년 가까이 실외 점호와 아침 뜀걸음을 하지 않은 곳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 확산 우려가 많이 줄고 다시 점호 등을 시작하면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세 아이한테 영상 보여주기 금지”…프랑스가 이런 고민하는 이유
- “저층 살려고 달러 뇌물” 김정은 주택단지에 무슨 일이
- 법무장관 “채상병 특검, 수사 결과도 안 보고 추진...취지 안 맞아”
- 경기 3선 송석준, 與 원내대표 출마 선언
- 日帝 잔재라서?…조국 “‘근로’ 대신 ‘노동’으로 바꾸겠다”
- 해상풍력 상생지원금 횡령 어민단체 집행부 ‘집유’
- 식욕 대폭발한 푸바오 근황… “곧 격리 끝내고 대중들 만날 것”
- South Korea’s April exports led by semiconductors and cars, 13 out of 15 items up
- ‘알리’, ‘테무’ 어린이 제품에 가습기살균제 성분, 기준치 158배 납 검출
- 민희진, 올 초 뉴진스 계약 해지권 요구...하이브는 거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