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C] "뛰면 알게 돼요, 내가 행복한 속도를"

허윤희 2022. 6. 25.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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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박채은(30·필명 달리)씨는 하루를 달리기로 시작한다.

"대학교 2학년 때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 무렵 이유 모를 답답함이 밀려오고 침울했다. 그걸 떨치고자 몸을 움직이는 운동을 찾다가 무작정 학교 운동장에서 뛰었다. 취업 준비를 하느라 달리기를 안 하다 2020년부터 다시 뛰었다. 회사에 다니면서 야근이 많고 스트레스가 쌓이니 그걸 풀기 위해 몸을 움직이고 싶었다. 어느 날 새벽 5시 반 정도에 눈을 떴는데 이 시간을 오로지 나를 위해 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다음부터 아침에 일찍 일어나 집 근처를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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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 커버스토리]달리기 에세이 펴낸 박채은씨 인터뷰

지난 3월 달리기 에세이 ‘어느 날, 아침이 달리자고 말했다’를 펴낸 박채은씨. 박채은 제공

회사원 박채은(30·필명 달리)씨는 하루를 달리기로 시작한다. 출근 전 매일 아침 집 근처를 3㎞ 이상 뛴다. 다른 러너들과 함께 “꾸준히 달리기 위해” 온라인 달리기 모임 ‘아침에 달리’(아달)를 꾸려 2년째 운영하고 있다. 삶의 일부가 된 달리기는 “생생한 에너지”를 주는 활력소다. 박씨는 지난 3월, 달리기로 인해 달라진 일상을 기록한 에세이 <어느 날, 아침이 달리자고 말했다>(파지트 펴냄)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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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를 언제, 어떻게 시작했나?

“대학교 2학년 때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 무렵 이유 모를 답답함이 밀려오고 침울했다. 그걸 떨치고자 몸을 움직이는 운동을 찾다가 무작정 학교 운동장에서 뛰었다. 취업 준비를 하느라 달리기를 안 하다 2020년부터 다시 뛰었다. 회사에 다니면서 야근이 많고 스트레스가 쌓이니 그걸 풀기 위해 몸을 움직이고 싶었다. 어느 날 새벽 5시 반 정도에 눈을 떴는데 이 시간을 오로지 나를 위해 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다음부터 아침에 일찍 일어나 집 근처를 뛰었다.”

―온라인 모임 ‘아침에 달리’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아침에 달리’의 멤버는 16명이다. ‘달리’들이 아침에 일어나 달리기를 하는 인증샷을 올린다. 서울, 부산, 제주도 등 사는 곳이 다르니 매일 여러 지역 아침 풍경 사진이 올라온다. 지난해에는 그들과 정해진 시간에 달리는 ‘랜선 달리기’를 했다. 아침 6시 정각에 인증샷을 올리거나 달리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담아 올렸다. ‘따로 또 같이’ 뛴 색다른 경험이 되었다. ‘달리’들 덕분에 ‘런태기’(달리기 슬럼프)도 극복했다. 달리들이 ‘달리는 거 신경 쓰지 말고 노래만 들으면서 달려라’, ‘일단 많이 먹어라. 그러면 소화하려고 뛰게 된다’ 등 여러 조언을 해주었다.”

―아침에 달리면서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살찌는 데 집착을 많이 하는 사람이었다. 살을 빼려고 다이어트 약을 많이 먹었다. 모든 것이 불편하고 예민하고 아픈 데도 많았다. 하지만 달리기를 시작한 뒤에는 다이어트 약에 의존하고 싶은 마음도 없고 내가 원한다면 언제든 살을 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내 몸을 내가 확실하게 컨트롤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 게 큰 변화다.”

―달리기하면서 좋았던 순간은 언제였나?

“달리기는 마음의 무거운 짐을 가볍게 해준다. 예를 들어 뛸 때 ‘어제 팀장님한테 이렇게 말하지 말걸’, ‘이 문제는 이렇게 풀걸’ 여러 생각이 들고 스트레스를 받은 일들이 생각난다. 숨차고 심장이 벌떡벌떡 뛰면서 힘들어지면 그런 생각들을 어느 순간 하지 않는다. 그렇게 뛰고 집에 왔을 땐 달리기 전에 나를 괴롭히는 생각들이 사라져 있다.”

―달리기를 시작하는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처음부터 ‘오늘 3㎞ 뛰어야지’ 무리한 계획을 세우지 않았으면 한다. 뛰지 말고 걷다가 약간 몸이 간질간질할 때 조금씩 뛰는 게 좋다. 너무 빨리 달리면 안 된다. 금세 지친다. 기분 좋게 달리는 리듬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1~2㎞ 시작 구간은 천천히 달려야 한다. 그렇게 달리면 지치지 않고 3~5㎞부터는 빨리 달릴 수 있다. 뛰면서 자신이 즐겁게 뛸 수 있는 속도를 찾을 수 있을 거다. 난 1㎞를 6분20~30초에 달렸을 때 기분이 좋았다. 빠른 속도가 아니라 내가 즐기는 속도가 있는 것 같다.”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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