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따뜻한 세금 이야기

방관식 입력 2022. 6. 25. 16:42 수정 2022. 6. 25. 17: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청양군 연구동아리 '온세미로' 눈길

[방관식 기자]

 따뜻한 세무행정을 통해 살맛나는 청양군 만들기에 나선 온세미로 회원들. 사진 왼쪽부터 류지황ㆍ우희성ㆍ박용제ㆍ한재선ㆍ정영선ㆍ임대혁ㆍ안영수 회원.
ⓒ 방관식
 
사람들이 아주 싫어하는 것 두 가지가 죽음과 세금이다. 죽음은 때가 되면 어쩔 수없이 받아들이는 반면 세금은 끝까지 이리저리 피하려다보니 탈이 많다. 이런 판국에 대놓고 세금을 이야기하는 호기로운 사람들이 있다. 바로 청양군 연구동아리 '온세(稅)미로'다.

'변함이 없다'라는 뜻의 우리말인 온새미로에서 착안한 온세미로는 언제나 변함없이 세금 관련 연구에 집중하자는 의미로 지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늘 세금 걷을 궁리만 하는 사람들 아닌가하는 걱정은 할 필요 없다. 

청양군의 재정기반이 취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에게는 세원 발굴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공평과세와 납세자의 불편 사항 개선이기 때문이다. 

이름처럼 변함이 없었기 때문일까? 지난해 3월 결성한 온세미로는 짧은 기간 동안 눈에 확 들어오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인상적인 성과 도출이 어려운 세무직렬의 특성을 감안하면 지금까지의 발자취는 놀랍다.
 
 온세미로 회원들은 지난해의 성과가 운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오는 10월 열리는 지방세 연구동아리 우수과제 발표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 청양군
 
일단 결성한 지 7개월여 만인 지난해 11월 한국지방세연구원이 개최한 지방세 연구동아리 우수과제 발표대회에서 떡하니 우승을 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우승 한번 한 것 가지고 호들갑'이라고 이야기할 사람도 있을 수 있으나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청양군의 세무직 공무원은 불과 22명, 거기다 인구3만의 작은 규모 탓에 다른 지자체에 비해 세무관련 아이디어와 사례수집 등 여러 면에서 불리한 여건이다. 지난 2013년 첫 대회 개최이후 군 단위 최우수상 수상이 청양군이 최초인 것도 같은 이유다.

지금까지도 열심히 해왔지만 온세미로 회원들은 수상 이후 더 분발하고 있다. 그동안의 성과가 운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다. 지난 23일 온세미로 한재선 회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한재선 회장은 온세미로가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어져 불합리한 법조항도 많이 개선시키고, 납세자의 권익도 보호하는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방관식
 
- 온세미로는 어떤 동아리인지 설명을 부탁한다.
"세무공무원들이 역량 강화를 위해 결성한 동아리다. 숨겨진 세원과 불합리한 지방세 관계법을 발굴하고 개선해 청양군의 발전을 도모하고, 납세자들의 불편함을 해소하자는 목적을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처음에는 5명으로 시작했는데 현재는 30~40대의 젊은 세무직 공무원 7명이 활동하고 있다."

- 세금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따라서 업무에 애로점이 많을 것 같은데?
"종종 "나는 애가 없는데 왜 교육세를 내야 하느냐?"고 따지는 분이 있을 정도로 민원이 많은 곳이 세무직렬이다. 아무리 설명을 드려도 세금이 아깝게 느껴지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세금이 징수 되어야만 국가와 지자체가 운영될 수 있는 만큼 세무행정에 적극 협조해 주시길 당부 드린다."

- 우수과제 발표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성과가 남다른데 비결이 있나?
"'정박형 카라반 및 글램핑시설 과세방안 연구'로 우승을 했는데 최근 사회적 이슈와 연계된 연구 과제를 선정한 것이 주요했던 것 같다. 여기에 회원들이 열의를 가지고 일주일에 최소 한 번 이상은 모여 토의와 연구를 진행하고, 각자 맡은 부분은 따로 열심히 해준 덕에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 동아리 운영을 통해 보람도 많이 느꼈을 것 같다.
"일단 세무직렬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고, 존재감도 커진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하다. 세무관련 부서가 두각을 나타내기 힘든 현실임에도 타 지자체에서 견학을 오는 등 온세미로는 꽤 유명해진 것 같다. 온세미로가 제안한 건의안 3건이 법령개정에 반영되는 것도 큰 보람이다."

-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이 있다면?
"오는 10월 열리는 전국 지방세 연구동아리 우수과제 발표대회를 위해 전 회원이 지난해보다 더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1차 40편의 연구과제에는 들어갔고, 최종적으로 10편에 포함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노력하는 중이다. 바람이라면 온세미로가 없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져 불합리한 법조항도 많이 개선시키고, 납세자의 권익도 보호하는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청뉴스라인에도 실립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