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찰떡 케미" 왠지 끌린 친구..남녀 20쌍 실험한 결과

자신과 체취가 비슷한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고 더 쉽게 친구가 된다는 과학적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앙포토

자신과 비슷한 체취(體臭)를 가진 상대에게 더 호감을 느끼며 친구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흔히 '케미(chemistry)가 맞는다'라는 말이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다. 특히, 냄새 판별 기기인 '전자코(eNose)'를 통해 체취를 분석하면, 서로 낯선 두 사람이 친구가 될 수 있는지도 예측할 수 있었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바이츠만과학연구소의 신경생물학 교수 노암 소벨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체취와 친구 관계 형성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처음 만나 서로 호감을 느끼고 바로 동성 친구가 됐다는 22∼39세 남녀 20쌍을 실험 대상으로 삼았다. 이들이 입은 티셔츠를 지퍼백에 담아 수거한 뒤 전자코를 이용해 체취에 담긴 화학성분을 분석했다. 개별 체취는 5차원 벡터로 표시한 뒤 각 쌍의 체취 간 기하학적 거리를 계산했다.

그 결과, 친구 간 체취는 무작위로 쌍을 이룬 사람들보다 화학성분의 거리가 가까운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체취가 비슷할수록 서로 좋아하고 이해하는 폭도 깊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간의 무의식적인 체취 탐색. 사진=Weizmann Institute of Science·연합뉴스

이와 함께 전자코가 체취를 토대로 처음 만난 두 사람이 조기에 서로에게 호감을 느낄지를 예측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서로 모르는 17명을 대상으로 0.5ｍ 거리를 두고 마주 본 채 2분간 대화 없이 손동작을 따라 하는 '거울게임'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상대방의 체취를 맡게 한 뒤 호감 여부를 조사했다. 전자코는 이들의 체취를 분석해 서로 호감을 느낄지를 77%의 성공률로 예측했으며, 호감을 느끼지 않는 사례는 68%의 예측 성공률을 보였다.

연구팀은 "사회적 관계에 진짜 화학이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며 "이번 결과는 인간의 후각 활용 방식이 냄새로 친구과 적을 구분하는 지상 포유류와 생각보다 더 유사할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