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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가다]치솟는 기름값에 발 묶인 푸드트럭

유승진 입력 2022. 06. 25. 19:39 수정 2022. 06. 26.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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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편 미국에까지 이런 날이 올 줄 정말 몰랐습니다.

우리야 수입에 의존한다지만 세계 최대 석유 생산국, 말 그대로 기름이 펑펑 나는 나라 미국도 난리입니다.

주유소엔 긴 줄이 늘어서고 푸드트럭도 멈췄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세계를 가다, 유승진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리포트]
미국에서 퓨전 한식당과 푸드트럭을 운영 중인 유재영 씨.

불고기와 제육볶음을 활용해 만든 퓨전 한식을 워싱턴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선보여왔습니다.

한식을 알리겠다는 자부심으로 10년 넘게 푸드트럭을 몰아왔지만, 천정부지로 치솟은 기름값에 한 달 가까이 트럭 운전대를 잡지 못했습니다.

[유재영 / 한식 푸드트럭 운영]
"아침부터 현장 도착할 때까지는 발전기를 항상 켜놔야 해요. 그래야 냉장고도 정비하면서 온도를 유지하니까요. 그런데 기름값이 너무 비싸다 보니까…"

전방위 물가 상승으로 식재료 값만이 아니라 인건비까지 치솟아 이젠 장사를 나갔다간 오히려 손해를 볼 지경입니다.

미국 금리 인상과 함께 경기 침체도 예고돼 다시 영업할 수 있는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유재영 / 한식 푸드트럭 운영]
"되게 마음이 아프고. 저희 아이들도 '아빠 왜 트럭 안 해?' 물어볼 때마다 되게 속상하죠."

이곳은 버지니아의 한 주유소입니다. 일반 휘발유가 1갤런, 그러니까 3.8리터 정도에 지난해 3달러대였던 가격이 4달러를 넘어 보시다시피 5달러대까지 치솟은 상황입니다.

알레한드라 씨는 가족을 보러 가는 일조차 부담스럽다고 말합니다.

[알레한드라 / 버지니아]
"다른 주에 가족이 있는데, 보러 갈지 말지도 생각해 봐야 하죠. 기름을 너무 많이 써서 감당이 안 되거든요."

조만간 차를 몰고 남동쪽 끝에 있는 플로리다 주까지 가야 하는 제퍼슨 씨도 주머니 사정이 팍팍합니다.

[제퍼슨 / 버지니아]
"돈을 좀 더 모으려고 하고 있어요. 움직이는데 적어도 200달러는 들 것 같거든요."

미주리 주의 한 주유소는 전미 평균 가격의 반값보다 싼 갤런당 2.12달러, 그야말로 파격적인 가격으로 한 시간 동안 기름을 팔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러자 주유소 앞에는 소문을 듣고 달려온 차량들로 끝이 보이지 않는 줄이 이어졌습니다.

땅이 넓어 자동차 사용이 빈번한 미국에선 기름값이 민심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입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 대통령은 유가와 민심을 잡기 위해 각종 카드를 꺼내들었습니다.

비축유를 방출하고 정유사에 압박 편지를 보낸 데 이어, 석 달 동안 연방 유류세를 면제해달라고 의회에 요청했습니다.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지난 22일)]
"(유류세 면제가) 모든 고통을 줄이지는 않겠지만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의 끝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구조적 문제 해결 없는 세제 혜택이 시장 왜곡만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만 키워 가격 상승을 오히려 부추길 수 있다는 겁니다.

미국 경제에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동시에 찾아오면서 전 세계 경제도 휘청이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채널A 뉴스 유승진입니다.

유승진 워싱턴 특파원 

영상취재 : 정명환(VJ)
영상편집 : 이은원

유승진 기자 promot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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