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윤찬, 반 클라이번 최연소 우승에 "큰 업적이라 생각하지 않아"

김다영 입력 2022. 6. 25. 21:25 수정 2022. 7. 5.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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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임윤찬(18)이 세계적인 피아노 콩쿠르인 '제16회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올해 60년을 맞은 이 대회 역사상 최연소 우승이다. 임윤찬은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 폐막한 반 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 시상식에서 1위에 해당하는 금메달과 2개 부문 특별상(청중상·신작 최고연주상)을 수상했다. 이 대회에서 역대 한국인 피아니스트 우승은 두 번째다. 지난 대회인 2017년에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한국인 최초로 우승했다. 사진=반 클라이번 재단 트위터


북미 최고 권위의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콩쿠르'에서 지난 18일(현지시간) 우승을 차지한 임윤찬(한국예술종합학교·18) 군이 25일 자신의 '최연소 우승' 타이틀에 대해 "그렇게 큰 업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겸손하게 평가했다.

임윤찬은 이날 방송된 MBC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저는) 콩쿠르에 대해 가장 관심이 없는 사람 중에 하나였다"며 "(이번 우승이) 딱 석달 정도 관심을 갖게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큰 업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자신의 우승이 한국을 포함한 세계 언론의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시상식 한참 후에 알았다고 한다. 그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가 친구들한테서 연락을 받고 뭔가 일이 있어났다는 거 같았다"며 "예를 들어 (친구들이) 유튜브를 켜면 갑자기 제가 나온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18일 시상식 직후 기자회견에서 향후 계획에 대해 "사실 제 꿈은 모든 것을 다 버리고 그냥 산에 들어가 피아노와 사는 것인데, 그러면 수입이 없으니까 어쩔 수 없이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에 빠뜨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임윤찬은 "산에 들어가고 싶다는 얘기는 정말 산에 들어가고 싶다는 건 아니다"라며 "그저 음악만을 위해서 살고 싶다는 얘기였다"고 설명하며 멋쩍게 웃기도 했다.

사진=MBC방송 캡처


그는 음악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밝히며 "마음에 나쁜 것을 품으면 음악이 정말 나쁘게 되고, 마음으로부터 정말 진심으로 연주를 하면 정말 진심이 느껴지게 되는 게 음악의 정말 무서운 점"이라며 "베토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검토와 또 검토를 하는 그런 습관을 제 인생에서도 더 기르게 되는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관객과의 소통에 대해 "제가 피아노를 잘 치려고 시작한 건데 뭐하러 관객과 소통을 하냐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을 했었는데 근본적으로 더 들어가보니 해답을 찾았다"며 "결국은 음악을 하는 이유는 슬픔과 기쁨, 그다음 (관객과) 소통을 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임윤찬은 자신의 음악에 영감을 준 인물을 이야기하며 신라시대 가야금 연주자 '우륵'은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어떤 울분을 토한 다음에 갑자기 나타나는 우륵 선생의 가야금 뜯는 소리가 있다"며 "모든 것을 초월한 상태"라고 표현했다.

한편, 그가 우승한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1958년 제1회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한 미국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1934~2013)을 기념하기 위해 창설됐다. 그의 고향인 포트워스에서 1962년부터 4년마다 열린다. 세계 3대 콩쿠르인 쇼팽, 퀸 엘리자베스, 차이콥스키 콩쿠르에 버금가는 권위를 자랑한다. 올해 대회 최연소 출전자였던 임윤찬은 역대 최연소 우승이자 2017년 선우예권에 이어 한국 피아니스트 연속 우승이라는 기록도 썼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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