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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리더] 송윤정 마티카바이오 대표 "美 텍사스 공장 준공 한달만에 세포·유전자치료제 수주"

김명지 기자 입력 2022. 06. 26. 06:00 수정 2022. 06. 27.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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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바이오텍 美 전략기지 마티카바이오
서울대의대-美국립보건원-삼성종기원-사노피 거쳐
텍사스 공장 준공하고 신규 프로젝트 추가 수주
세포·유전자 치료제 앞세워 美 시장 공략
"세포 오래 다뤄온 차바이오에 기회 있어"
송윤정 마티카바이오 대표가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 /미국(샌디에이고)=김명지 기자

지난 5월 미국 텍사스주 칼리지스테이션에 4300㎡(약 1300평) 규모의 cGMP급 세포·유전자(CGT)치료제 생산 시설이 준공됐다. 차바이오텍의 미국 자회사인 마티카바이오테크놀로지의 위탁개발생산(CDMO) 공장이다. 500L 용량의 바이오리액터(세포 배양기)를 갖춘 이 시설은 세포·유전자치료제에 들어가는 바이럴 벡터(Viral Vector)를 생산하게 된다. cGMP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의약품 생산시설 인증을 뜻한다.

이 공장은 착공 당시 삼성전자 부사장 출신의 소병세 마티카홀딩스 대표가 주도한 것이 알려지면서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그런데 공장 준공을 앞둔 지난 4월 송윤정 마티카바이오 대표(사진)가 영입됐다. 송 대표는 항체 바이러스 관련 혁신 신약에서 입지를 쌓은 인물이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워싱턴대, 미국 국립보건원(NIH) 등을 거치며 류마티스(면역학)로 전문의를 땄다.

이후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에피스의 전신인 삼성종합기술원(SAIT)의 전문연구원으로 신약 개발에 뛰어들었고, 사노피(2014년), 유한양행과 미국 소렌토의 합작기업인 이뮨온시아(2016년) 최고경영자(CEO)를 지냈다. 소 전 대표가 글로벌 전문가로 미국에 전략 기지를 구축했다면, 송 대표는 바이오 전문가로서 사업을 이끌어 나간다는 것이 차바이오텍의 설명이다.

차바이오텍의 미국 자회사인 마티카바이오테크놀로지(마티카바이오)가 세포·유전자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시설을 준공해 지난 5월 3일부터 본격 가동했다. /뉴스1

송 대표는 벌써 성과를 내고 있다. 그는 “최근 미국 중견 세포·유전자치료제 기업으로부터 신규 사업 프로젝트를 따냈다”며 “이미 여러 사업을 수주했지만, 미국 제약사를 고객사로 사업을 따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밝혔다. 송 대표는 2030년 세계 5위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로 키우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마티카바이오는 공장이 완공되기 전부터 독일 싸토리우스, 텍사스A&M 등 대학과 연구 협력을 하고 있다. 글로벌 세계 최대 바이오행사인 바이오USA행사 참석차 미국 샌디에이고에 온 송 대표를 직접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ㅡ 미국 텍사스에 생산시설을 완공했다고 들었다. 규모가 예상보다는 크다.

“CDMO라고 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론자의 대규모 항체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는 이런 항체 의약품 CDMO와는 결이 다르다. 전자가 대규모 생산으로 승부를 건다면, 리보핵산(RNA) 등 유전물질로 개발하는 세포·유전자치료제는 대학·기업 등의 주문에 맞춘 ‘맞춤형’ 생산이 특징이다.”

ㅡ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 줄 수 있나.

“우리가 그냥 흔히 말하는 바이오 의약품 중에서는 항체 의약품이 가장 흔하다. 항체는 정형화돼 있기도 하고, 가장 연구가 오래돼 있어서 의약품의 레시피가 다들 비슷비슷하게 짜여있다. 그래서 CDMO도 생산시설의 규모, 즉 스케일로 경쟁을 하게 된다. 허셉틴, 리툭시맙 등 항체 치료제는 꾸준히 맞아야하고, 따라서 대량 생산이 필요하다

ㅡ 세포·유전자치료제는 개인 맞춤형이라고 봐야 하나.

“그런 건 아니다. 예를 들어 유전자 치료제는 일생에서 한두번만 맞으면 된다. 1년 후에 또 맞을 필요가 없다. 그리고 고객마다 프로세스가 다 다르다. 고객사마다 레시피가 다르고, 심지어는 아이디어만 있고, 레시피는 개발 안 된 경우도 많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저희 같은 기술력 있는 파트너가 중요하다.”

ㅡ 왜 그런지 좀 더 설명해 줄 수 있나.

“항체 의약품은 제약사에서 유전자 레시피(서열)를 전달하면 만들 수 있기 때문에 CDMO가 생각을 많이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세포.유전자치료제 고객사에 따라서 커스터마이즈(맞춤) 생산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과학자들이 더 많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삼성바이오로직스나 론자가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를 못 한다는 뜻이 아니라, 그런 대규모 시설에서는 맞춤화를 적용하기 힘들단 뜻이다. 바이오벤처들이 와서 ‘이런 바이러스를 만들고 싶어요”라고 아이디어를 내면 함께 고민해서 개발하고 생산한다는 뜻이다.”

ㅡ 그렇다면 한번 계약의 규모는 얼마 정도라고 봐야 하나.

“일반적으로 몇십억원 정도다. 하나의 프로세스를 개발하고 생산하고, 테스팅하는 과정을 다 포함해서 그렇다. 하지만 한 번 몇십억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ㅡ 텍사스에 생산시설을 지은 이유가 있나. ‘바이오’라고 하면 보스턴을 떠올린다.

“바이오 생태계가 ‘이노베이션(혁신)’만 있는 게 아니다. 이노베이터 즉 바이오텍이나 스타트업은 보스턴이나 샌디에이고와 같은동부와 서부에 많이 몰려있지만, 그들을 지원하는 벤처 캐피털이나 서비스 업체는 미국 전역에 흩어져 있다. 약을 생산하는 기지는 전통적으로 노스캐롤라이나에 많이 있고, 이쪽 중부 쪽도 많다. 예를 들어 전 세계에서 제일 큰 세포 유전자 치료제 생산기지를 론자가 갖고 있는데, 그 시설이 미국 텍사스의 휴스턴에 있다.”

ㅡ 하지만 텍사스 자체는 좀 생소하다.

“텍사스는 미국 바이오 의약품 생산(manufacturing) 분야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든다. MD앤더슨 암센터가 텍사스 메티컬 센터 (TMC)에 있다. 일본의 다케다 제약에 항암치료제 플랫폼을 기술이전 한 곳이 MD앤더슨 암센터이다. 미국 최대 세포·유전자치료제 회사 중 하나도 텍사스주 북부 댈러스에 있다. 그리고 보스턴이랑 샌프란시스코 땅값이 비싸 생산기지를 짓는 건 쉽지 않다.”

미국 텍사스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첫 해외 생산기지 유력 후보지로 꼽힌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존림 대표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첫 해외 생산기지로 미국 워싱턴·텍사스·캘리포니아·노스캐롤라이나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알려졌다. 송 대표는 이후에도 바이오 CDMO의 전진기지로 텍사스의 장점에 대해서 차례로 열거했다. 텍사스 A&M 대학교는 생명공학 분야 평가에서 미국 내 4위를 기록하는 등 백신 및 치료제 개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ㅡ 차바이오텍에 삼성 출신이 많은 것 같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양은영 전무가 차바이오텍에 합류했고, 마티카바이오의 소병세 전 대표도 삼성전자 부사장 출신이다. 이들을 삼성에서 서로 만나거나 한 일은 없지만, 각자의 분야 전문가들이니 서로 협력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마티카바이오는 다만 미국에서 세포·유전자치료제를 하던 사람으로 다 뽑았다. 품질 관리 부서도 원래는 디렉터 레벨만 있었는데 새로 충원했다.”

송윤정 마티카바이오 대표가 조선비즈와 인터뷰하고 있다. /미국(샌디에이고)=김명지 기자

ㅡ 요즘 바이오업계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들이 눈에 띈다.

“그건 사실이다. 과거에는 새로운 기전, 신약 후보물질이 약이 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에 모두가 집중했다면, 임상 설계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생겼다. 그 이후에 임상 설계에 관심이 집중됐다면 최근에는 신약 후보물질을 직접 개발해서 판매까지 하기 위한 생산 분야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생기고 있다. 아직 국내에서 바이오 의약품을 만들 줄 아는 노하우를 가진 사람이 많지 않다 보니 이 분야에 경험이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출신이 의약품 생산 및 품질관리(CMC)에 들어가게 되는 것 같다. 외국인 전문가들도 다수 영입되고 있다.”

ㅡ 그래도 국내 기업에 외국인이 너무 많으면 의사결정이 힘들어지지 않나.

“다케타제약도 일본 회사이지만, 현재는 미국 내 사업이 더 크다. 물론 앞으로 10여년쯤 후에 한국 스타일이 글로벌 스탠다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지금 바이오 산업은 서양 위주로 구성돼 있고, 다케다 제약은 비교적 잘 성공한 케이스로 통한다. 다케다는 신약을 개발하는 회사지만, CDMO는 글로벌 제약사들에 생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그렇다면 고객사에 눈높이를 맞춰서 일해야 하지 않겠나. 내가 한국에 있다고 한국식으로 일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ㅡ 세포·유전자치료제 CDMO에서 마티카바이오만의 차별점이 있나.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들은 이미 CDMO가 세팅이 다 돼 있다. 그리고 이런 큰 회사들을 상대하는 CDMO는 삼성바이오로직스나 론자 캐털란트 등이 있다. 세포·유전자치료 바이러스를 만드는 우리의 고객사들은 (화이자나 노바티스처럼) 그런 큰 회사가 아니다. 그러다 보니 큰 회사(삼성바이오로직스나 론자)와 일하는 게 부담스럽다고 한다. 큰 회사는 의사결정과정이 복잡하다면, 우리 회사는 기술자들과 곧바로 접촉할 수도 있다.”

ㅡ 글로벌 시장이 과열됐다는 지적도 있다. 통화 긴축 등의 영향으로 투자금도 회수하는 분위기라고 들었다.

“이런 시장 상황이 오히려 우리에게 기회라고 본다. 투자금이 몰리던 시기에는 고객사인 바이오벤처들이 지체 생산시설을 만들겠다고 하는 곳도 꽤 있었지만, 지금은 불가능해졌다. 지금 환율 상황이나 물류 상황을 고려해도 우리가 시설을 완공한 타이밍이 참 좋았다고 본다.”

송 대표는 마지막으로 최근 고객사인 미국 바이오벤처의 공장을 방문한 경험을 소개했다. 송 대표는 “그 공장에 ‘우리가 하는 일은 환자를 돕는 일’이라는 현수막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며 “사업을 하다 보면 본질을 잊기 쉬운데, 이런 철학을 가진 고객사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세포를 오랜 기간 다뤄온 차바이오에 세포·유전자치료제 시장에서 반드시 기회가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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