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랑 왔는데"..6·25 맞은 전쟁기념관, 욕설 집회에 '눈살'

이용성 2022. 6. 26. 14:5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주말이고 6·25 기념일도 겹쳐서 오랜만에 아이들과 방문했는데 애들이 시위자들을 가리키며 뭐냐고 물어봤습니다. 아무리 집회가 자유라지만, 고함에 욕설까지 하는데 보기 좋지 않네요."

6·25전쟁 72주년을 맞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은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전쟁기념관을 관람하는 시민의 활기찬 모습도 잠시, 인근에는 각종 집회·시위자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6·25 기념해 찾아"..방문객 붐빈 전쟁기념관
인근에서는 집회·1인 시위..일부 욕설·고함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주말이고 6·25 기념일도 겹쳐서 오랜만에 아이들과 방문했는데 애들이 시위자들을 가리키며 뭐냐고 물어봤습니다. 아무리 집회가 자유라지만, 고함에 욕설까지 하는데 보기 좋지 않네요.”

6·25전쟁 72주년을 맞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은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탱크를 보고 환호성을 터트리는 아이들부터 외국인, 노인들까지 순국선열을 추모하기 위한 발길이 이어졌다. 다른 한쪽에선 윤석열 대통령을 성토하는 시위가 열렸다. 방문객 중에는 이같은 시위에 눈살을 찌푸리며 발길을 돌리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에 방문객들이 전시된 조형물을 관람하고 있다.(사진=이용성 기자)
“6·25니까 아이 손잡고”…방문객들로 붐빈 전쟁기념관

지난 25일 전쟁기념관에는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아이들부터 노인들까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방문객들은 6·25 전사자명비 앞에서 참전용사에 대한 추모의 뜻을 표하거나 탱크와 대공포 등 조형물 옆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9살 아이와 함께 온 최모(43)씨는 “6·25 기념일이고 주말이기도 해서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과 우리나라 역사를 아이에게 알려주려고 왔다”고 설명했다. 7살 아이의 손을 잡은 김모(39)씨도 “전투기와 탱크를 보고 신기해하는 아이의 모습에 웃음이 절로 난다”고 말했다.

전후세대를 경험한 노인들도 방문해 탱크와 미사일 등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70대 이모씨는 “지인들과 정기적 모임이 있는 날인데 마침 6.25라 전쟁기념관을 방문했다”며 “내가 군 생활 때 직접 썼던 군 장비가 있어서 반가웠다”고 웃었다.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 1인 시위자들의 모습(사진=이용성 기자)
인근에선 집회·1인 시위 ‘고함·욕설’…“아이들 보는데” 눈살

전쟁기념관을 관람하는 시민의 활기찬 모습도 잠시, 인근에는 각종 집회·시위자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집무실이 용산구로 자리 잡은 이후부터 맞은 편 전쟁기념관 새로운 집회 장소의 대명사가 됐다. 전쟁기념관 인근 벽면에는 각종 억울함을 호소하는 피켓이 걸려 있었고, 지난해 치러진 4·15 총선은 부정선거라며 깃발을 든 1인 시위자들도 눈에 띄었다. 이 중 일부는 용산 집무실을 향해 고함과 욕설을 내뱉기도 했다.

이에 어린 자녀와 함께 온 부모들은 유모차를 다른 방향으로 돌리거나 빠른 걸음으로 현장을 떠나기도 했다. 이곳을 지나던 정모(35)씨는 “아무리 자유라지만, 아이들 다 보는 데서 욕설을 하는 것은 보기 좋지 않다”며 자리를 황급히 떴다. 40대 주부 이모 씨도 “주말에 아이들과 잘 놀고 나왔는데 눈살이 찌푸려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고함은 둘째치고 욕설을 하니까 애들이 보고 따라 할까 걱정이라 빨리 자리를 피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전쟁기념관 앞에서 소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11조는 대통령 관저 100m 이내를 집회 금지 구역으로 포함했지만, 집무실을 사저로 포함할지를 두고 여론이 갈리고 있어서다. 국회에서는 대통령 집무실도 반경 100m 이내의 집회 시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나왔다. 이에 반해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등은 지난 13일 집시법 11조를 아예 폐지하자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용성 (utility@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