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아일랜드..캐디 국적 다양해졌네

임정우 입력 2022. 6. 26. 19:15 수정 2022. 6. 26.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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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캐디 부족 사태로 비상
조민규·박은신·이태희 등
대안으로 亞투어 출신 영입
조민규가 26일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제62회 한국오픈 최종일 6번홀에서 말레이시아 출신 캐디와 티샷을 하기 전 어떻게 공략할지 상의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코오롱한국오픈조직위원회]
말레이시아, 아일랜드, 태국….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해외 국적을 가진 캐디들이 많아지고 있다. 아시안투어 출신의 경험이 풍부한 캐디들이 코리안투어로 넘어온 것이다. 26일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에서 막을 내린 제62회 코오롱 한국오픈에서 우승 경쟁을 벌인 조민규(34)를 비롯해 박은신(32), 이태희(38), 백석현(32), 한승수(미국) 등이 해외 국적의 캐디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이번 대회가 아시안투어와 공동 개최하는 대회라서 그런 건 아니다. 박은신은 데상트코리안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아일랜드 출신의 캐디와 생애 첫 우승을 합작했고 이태희는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서 말레이시아 국적의 캐디와 올 시즌 최고 성적인 단독 4위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까지만 해도 코리안투어에서 활동하는 해외 국적의 캐디는 거의 없었다. 산악형 골프장이 많은 한국에서 경험이 적은 해외 국적의 캐디보다는 한국 출신의 캐디가 더 좋은 활약을 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코리안투어의 대회 수가 적은 만큼 아시안투어 캐디들도 무대를 옮기는 것을 고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코리안투어 대회 수가 많아지고 상금 규모가 커지면서 다른 분위기가 펼쳐지고 있다. 아시안투어에서 활약하던 캐디들이 한국을 기회의 땅으로 보고 있다. 프로 골퍼 출신 전문 캐디의 대거 이탈로 캐디를 구하는 게 어려워진 한국 선수들도 해외 국적의 캐디들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선수와 캐디의 관계는 '바늘과 실'에 비유될 정도로 서로에게 필요하다. 경기 중 선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인 만큼 실력이 좋은 캐디를 찾는 게 중요하다. 최근 코리안투어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는 전문 캐디 구하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코리안투어와 KLPGA 투어에서 풀시드를 받고 활약하는 선수가 최소 240명인데 전문 캐디수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코리안투어 선수들은 가장 먼저 아시안투어에서 활약하는 캐디들을 확인했다. GS칼텍스 매경오픈과 한국오픈 등 아시안투어 대회에서 오고가며 본 경험이 있는 만큼 한국 선수들은 자신과 맞는 캐디들을 찾기 위해 수소문했다.

아시안투어에서 활약 중인 전문 캐디들의 영입을 고려한 이유는 실력이다. 태국과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생활하는 게 아시안투어 캐디들인 만큼 각기 다른 골프장의 잔디와 그린의 경사를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이뿐만이 아니다. 바람을 정확하게 읽는 실력까지 갖추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한국 선수들이 아시안투어 출신의 캐디들의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

아시안투어에서 잔뼈가 굵은 캐디를 영입할 예정인 코리안투어 한 선수는 "아시안투어를 누빈 경험이 있는 캐디라면 실력을 의심할 필요가 없다"며 "또 하나의 장점은 전문 캐디 교육을 받은 만큼 선수를 언제나 배려해준다. 뛰어난 실력에 선수를 먼저 신경써주는 캐디를 싫어하는 선수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안투어 캐디들은 한국 선수들을 어떻게 생각할까. 대부분의 캐디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선수와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는 한 해외 국적의 캐디는 "코리안투어의 규모가 큰 만큼 많은 캐디들이 한국에서 일하고 싶어한다"며 "아시안투어와 코리안투어를 병행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몇몇 캐디들은 한국 선수들에게 자신을 사용해달라고 연락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천안 =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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