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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쉽지 않네"..글로벌 투자유치 역풍 맞은 유니콘

김성훈 입력 2022. 06. 26. 23:09 수정 2022. 06. 2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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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본을 발판 삼아 급성장한 국내 스타트업들이다.

해외 자본시장에 정통한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수년간 에쿼티(지분) 투자를 늘려오던 글로벌 벤처캐피털(VC)들이 최근 국내 기업 지분을 매각하면서 엑시트(자금회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의 IPO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판단에 지분을 매각하고 시장을 떠날 채비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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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유치 명과 암]①
국내 기업들 IPO 엑시트 급제동
분위기 싸늘해진 글로벌투자자
지분 매각하며 털고 나가기 준비
까다로운 조건에 오버행 우려↑
"투자 유치 위해 이의제기 못해"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컬리·SSG닷컴·당근마켓·카카오모빌리티·야놀자…

글로벌 자본을 발판 삼아 급성장한 국내 스타트업들이다. 해외 투자자들의 거액 투자 덕에 조 단위 몸값을 자랑하는 기업 반열에 올랐지만, 이제 이들의 눈치를 보는 처지에 몰렸다. 수익 실현 창구인 기업공개(IPO)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어서다. 공모시장 활황기에 백기사를 자처하던 글로벌 자본들도 급변하는 시장 분위기에 냉철한 면모를 서서히 드러내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26일 한국거래소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신규 상장한 기업은 총 32개사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40개사)와 비교해 20% 줄어든 수치다. 공모가 범위 상단에 가격을 결정한 기업은 17개사로 전년(38개사) 대비 55%나 급감했다.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에 부담을 느낀 유력 기업들이 줄줄이 상장 철회한 여파다.

상황이 이렇자 글로벌 투자자들도 속속 냉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외 자본시장에 정통한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수년간 에쿼티(지분) 투자를 늘려오던 글로벌 벤처캐피털(VC)들이 최근 국내 기업 지분을 매각하면서 엑시트(자금회수)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의 IPO 시기가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판단에 지분을 매각하고 시장을 떠날 채비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 안팎 분위기는 생각보다 서늘하게 돌아가고 있다. 실제로 상장을 준비 중인 A업체는 재무적투자자(FI)들의 보호예수(일정기간 지분을 매각하지 않는 것) 설정을 두고 적잖은 견해차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하는 기업가치를 쳐주고 지분을 샀는데 파는 것까지 제약을 받아야 하느냐’는 불만이 불을 지폈다. 업체측이 ‘성공적인 IPO를 위한 것’이라며 중재에 나섰지만 성난 마음을 달래는 데 적잖은 시간을 들였다는 얘기도 나온다.

IPO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도)에 따른 ‘오버행’(잠재적 물량부담) 우려도 계속 따라붙는다. 상장 과정에서 투자자들과의 신뢰 관계를 강조하고 있지만 약속한 보호예수기한이 끝나면 가차없이 지분을 파는 냉정함을 보이기도 한다.

이를 두고 한 업계 관계자는 “(보호예수기간 이후) 지분을 파는 것은 사실 신사적 행위로 봐야 한다. (양사간) 신뢰 관계가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서 그렇게 하는 것이다”며 “공모주 시장이 요즘처럼 분위기가 좋지 않으면 (보호예수기간에 상관없이) 공모가 또는 공모가를 밑도는 가격에 지분을 사줄 투자자를 찾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공모주 시장이 반전을 보이지 않는 이상 이러한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점이다. 한 PEF 운용사 관계자는 “유동성이 말라가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까다로운 수익실현 조건을 제시한다고 해도 투자 유치에 목 마른 업체 입장에서는 이의 제기를 할 수 없다”며 “분위기가 좋고 밸류에이션(기업가치)가 전체적으로 올라야만 이런 분위기를 어느 정도 누그러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훈 (sk4h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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