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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알못]가격 떨어져도 집 값만큼만 갚는 '유한책임 주담대'

정옥주 입력 2022. 06.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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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부동산 시장에서의 집값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KB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5월 전국 아파트 상위 20%(5분위) 평균 매매가격은 12억4892만원, 하위 20%(1분위)는 1억2320만원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2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2022.06.02.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해서 집 샀는데, 집 값 떨어지면 어쩌지…."

최근 급격한 금리인상 등 금융시장 불안으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집 값보다 대출금이 더 비싼 '깡통 주택'이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만약 집 값이 대출금보다 낮아지더라도 해당 주택 가격만큼만 갚으면 되는 대출상품이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한국주택금융공사(주금공)가 2018년 5월 출시한 '유한책임 보금자리론(유한책임대출)'이란 상품인데, 미국과 일본 등 일부 주요국들에선 이미 보편화돼 있다고 합니다.

이 상품이 기존 주택담보대출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바로 차입자의 상환 책임이 담보로 잡은 주택에 한정된다는 점입니다. 통상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릴 때 차입자가 돈을 다 갚지 못하면 금융사는 담보물을 경매로 넘겨 대출 채권을 회수하고, 그리고도 부족한 돈은 차주의 다른 자산이나 소득을 압류하는 등 상환에 '무한한' 책임을 지웁니다.

하지만 유한책임 대출은 담보 주택에 한해 상환을 요청할 수 있기 때문에, 주택을 판 금액이 대출금보다 적어 다 갚지 못하더라도 금융사는 추가 상환을 요구할 수 없습니다.

한 번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만약 주택가격 4억원을 기준으로 유한책임 주담대 2억5000만원을 받은 A씨의 주택 가격이 부동산 시장 냉각으로 대출받은 금액보다도 낮은 2억3000만원까지 내려갔더라도, 은행은 2억3000만원만 A씨로부터 회수하고 나머지는 손실처리 해야 합니다.

이처럼 경기 침체 등으로 주택 매매가격이 급락해 피치 못하게 연체가 되더라도, 다른 재산까지 모두 넘어가는 일이 없기 때문에 지금처럼 경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최소한의 사회 안전망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유한책임 보금자리론은 지난해까지 총 25조8000억원이 공급됐고, 연간 취급비중도 2018년 4.2%에서 지난해 48.1%로 크게 확대됐습니다.

특히 정부는 금리 인상기를 넘어 급등기에 접어든 최근의 불안한 경제상황 등을 감안해 유한책임 보금자리론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 범위를 늘렸습니다.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을 돕고, 금리 상승과 주택가격 하락 가능성에 따른 취약계층을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섭니다.

따라서 지금까진 연소득(부부합산) 7000만원 초과자는 유한책임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없었지만 앞으론 신혼부부의 경우 연소득 8500만원까지, 다자녀가구는 자녀수에 따라 연소득 최대 1억원까지 이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자녀수와 관계없이 최대 3억6000만원까지 일괄 적용됐던 대출한도도 3자녀 이상 다자녀 가구는 4억원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용도도 확대했습니다. 주택 구입과 대출금 상환 용도 뿐 아니라, 임차보증금 반환(보전용도) 목적으로도 유한책임 보금자리론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아울러 그 동안 담보주택 경과년수, 해당지역 가구수 증가율 등 심사 평가를 통해 유한책임 보금자리론 이용가능 여부를 결정했지만, 앞으로는 연립·다세대·단독주택의 경우 심사점수와 관계없이 유한책임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에 더해 금융위원회는 유한책임형 주담대를 민간은행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은행이 주택구입 목적 신규취급 담보대출의 2% 이상을 유한책임 대출로 취급하면 출연료 일부를 감면해주는 등의 인센티브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가 민간 영역으로도 확대되기까진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이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금융사 입장에선 채무자가 고의로 부도를 낼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고 있는데요. '전략적 부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은행들이 져야 하는 리스크도 높다는 겁니다. 실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미국 유한책임 채택 주의 채무불이행 비율이 무한책임 주보다 평균 30% 이상 높았다고 합니다. 따라서 대출자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한 장치를 마련하고, 손실 보전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습니다.

※ 인간의 중대 관심사인 돈의 흐름을 알기 위해서는 금융 지식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금리, 투자, 환율, 채권시장 등 금융의 여러 개념들은 어렵고 낯설기만 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모두가 '금알못(금융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 가까울지 모릅니다. 금융을 잘 아는 '금잘알'로 거듭나는 그날까지 뉴시스 기자들이 돕겠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anna22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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