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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고금리 시대 기업이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 도울 것"

김지환 기자 입력 2022. 06. 27. 06:01 수정 2022. 06. 27.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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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수단장 출신 김영기·금융규제 전문가 허환준
법무법인 화우 '금융·증권 TF'가 강조한 비결
"억울한 피해자 없도록 변호인 역할 다할 것"
법무법인 화우 허환준(왼쪽) 변호사와 김영기 변호사가 조선비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흔히 주식시장 거래의 특징으로 ‘무색무취(無色無臭)’를 꼽는다. 어떤 색이나 향을 입히느냐에 따라 정상 또는 비정상 거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 휩쓸려 상상력을 동원해 의심을 시작하면 정상적 거래마저도 범죄 혐의가 있는 거래로 둔갑할 수 있다. 이에 대한 수사기관의 판단도 시장에 절대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합법인지 불법인지 수사기관의 결정에 따라 자본시장이 건전해질 수도, 또는 시장이 활력을 잃을 수도 있다.

2년 4개월 만에 재가동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합수단)이 중요한 이유다. 2013년 출범 이후 폐지되기 전까지 합수단의 영향력은 컸다. 기소한 인원만 약 1000명에 달하는 등 존재 자체로 범죄 억제력이 있었다. 정확한 판단으로 범죄를 도려내 건전한 시장을 만드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은 이유다. 하지만 현재 대대적인 수사가 예고되면서 우려도 상존한다. 성급한 수사로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합수단이 어떤 행보를 보이든 시장에 미칠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로펌업계가 앞다퉈 대응팀을 꾸리고 있다. 법무법인 화우의 금융·증권 수사 대응 태스크포스(TF)는 단순 방패만을 자처하는 것이 아닌 “시장을 살리는 (합수단의) 수사가 되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수사로 건전한 시장을 만드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인데다 고금리·저성장 기조에서도 기업이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조선비즈는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법무법인 화우 사무실에서 합수단 폐지 전 마지막 단장이자 법무법인 화우 TF의 수사대응팀장 김영기(사법연수원 30기·이하 김) 변호사와 금융감독원 특수은행검사국 팀장 출신 규제대응팀장 허환준(35기·이하 허) 변호사를 만났다.

-’시장을 살리는 수사를 만들겠다’는 말이 인상 깊다. 무슨 의미인가.

허= 금융시장은 여러 시스템이 연결돼 있다. 수사를 하면서 단순히 주가조작 범죄를 처벌하는 개념을 넘어 여러 관점에서 봐야 하는 이유다. 해당 혐의에 대한 시각을 넓혀 여러 관점에서 바라보고, 그 선택이 원만한 자금 조달로 이뤄져 고금리 상황에서도 기업이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로 갈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그런 시각에서 수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변호인으로서 많은 의견을 내겠다는 의미다.

김= 2011년 검찰의 주식워런트증권(ELW) 부정거래 의혹 수사가 있었다. 스캘퍼들에 대해 특혜 행위가 있었다며 기소를 했지만, 결국 무죄가 선고됐다. 2022년이 돼서야 ELW 시장이 회복되는 상황이다. 이처럼 시장을 향한 수사가 지나칠 경우 시장, 거래의 활력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정상적인 거래조차 의심받게 될 수 있고, 시장이 침체되면 기업들의 자금 조달 기회마저 사라질 위기에 놓인다. 전문가의 시각으로 정확하게 범죄만을 가려내야 하는 이유다.

-’건전한 시장’을 만드는 과정에서 변호인의 역할은 무엇인가.

허= 증권 범죄의 경우 첫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정상적인 주식거래와 범죄 혐의가 있는 주식거래는 외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동일한 거래 자료에 배경을 어떻게 씌우는 지에 따라 정상적 거래가 될 수도, 범죄가 될 수도 있다. 일반적 주식거래에도 불구하고 오해가 생기면 풀어가기 어렵다는 특성이 있다. “10명의 범인은 놓치더라도 1명의 억울한 피해자가 생겨서는 안 된다”라는 말이 있는데, 자본시장 거래에 있어 범죄자로 몰리는 억울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다.

김= 자본시장 범죄는 조직적이고 전문적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사건이 벌어지고 그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한 뒤 올바른 법리를 적용해야 범죄만을 도려낼 수 있다. 그래야 수사가 우리 자본시장의 신뢰회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수사기관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올바른 법률 적용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변호인들이 할 역할이다. 화우의 금융·증권 TF는 앞으로 여기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검찰 수사로 시장이 건전해지고 또 수사과정에서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변호인으로서 할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이 우리들의 역할이다.

허환준(왼쪽)·김영기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가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답변하고 있다.

-합수단이 재가동되기 전까지 시장 상황은 어땠나.

김= 합수단이 폐지된 이후 범죄가 증가했다는 등의 통계는 산출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신라젠 수사와 라임 자산 운용 등 사모펀드 사건 외에 굵직한 수사가 없었다. 우리나라 자본시장은 개인투자자와 데이트레이딩의 비율이 높다. 그만큼 불공정거래범죄가 기생하기 좋은 토양이라고 할 수 있다. 합수단이 폐지됐다고 해서 그런 기본적 토양이 달라진 바는 전혀 없다. 게다가 코로나19 등을 거치면서 경기가 어려워졌다. 불법 인수합병(M&A)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발생했을 소지도 있다. 합수단이 폐지돼 있던 동안 자본시장이 사실상 수사의 감시망에서 벗어나 있었기 때문에 알게 모르게 엉뚱하게 국민이 피해를 봤다고 생각한다.

허= 합수단 폐지 이후 금융감독원이나 금융위원회의 불공정 거래 관련 조사의 활력도 다소 떨어진 것처럼 보였다. 정책 방향에 발맞추는 경향이 있기 때문으로 해석했고, 대응 체계가 약화됐던 것은 맞다. 불공정 거래는 자본 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역할을 한다. 수천에서 수만명의 피해자를 만들면서 시장을 한 순간에 무너뜨릴 수 있다. 어느 시기이든 불공정 거래를 엄단한다는 인식이 만들어져야 하고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있어야 시장이 발전할 수 있다.

-앞으로 어떤 분야 수사가 증가할 것으로 보이나.

김= 금융·증권범죄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골자로 한 개정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에서 살아 남았다. 이 분야 범죄에 대한 직접수사를 검찰이 계속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재출범한 합수단은 전통적인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범죄 외에 그 역량을 디지털 자산 관련 발행과 유통과정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불법행위에도 집중해주면 좋겠다. 재가동한 합수단의 공식명칭은 증권범죄합수단이 아닌 금융·증권범죄합수단이다. 이전보다 영역을 넓히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자산까지 합수단의 영역을 확대해줬으면 좋겠다. 또 그런 관점에서 재출범한 합수단은 수사 외에 자본시장의 발전에 도움되는 제도개선건의에도 신경쓸 필요가 있을 것이다.

-현재 법무법인 화우 금융·증권TF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허= 합수단에서 수사할 만한 내용들을 검토하고 있다. 합수단이 재가동됐다고 해서 특별한 수사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 합수단이 폐지됐던 시절에도 금융감독기관의 조사나 수사기관의 수사는 있었다. 합수단을 통해 더 빨리, 더 효율적으로 수사하겠다는 의미이니 화우도 기존의 갖춰져 있던 내용들을 체계적으로 구성하는 등 조직을 정비하고 있다. 어느 순간 실력이 쌓이는 것이 아니다. 그간 화우 금융규제팀의 역량이 축적돼 있고, 여러 경험 있는 분들이 함께 모였다. 이를 강화하고 구체화하고 있다.

김= 자본시장범죄는 검찰과 금융유관기관의 협업이 절대 필요하다. 매매 데이터는 한국거래소에, 각종 신고서 등 자료는 거래소와 금감원 등에 나뉘어져 있다. 이 기관들의 1차 분석이 끝나고 혐의 가능성이 있을 경우 검찰이 수사할 수 있다. 합수단의 가장 큰 장점이자 시너지는 검찰의 직접수사와 금융위·금감원·거래소·국세청 등의 전문 인력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것에서 나온다. 이는 화우도 마찬가지다. 합수단의 수사특성에 맞게 검찰, 금감원, 금융위, 거래소 출신 최고의 전문가들이 조직적으로 긴밀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화우 금융·증권TF의 장점이 잘 드러날 수 있을 것 같다.

허=금융·증권 범죄는 일반 형사사건과 달리 고도의 전문성이 필요한 사안이다. 시각에 따라 범죄일 수도, 아닐 수도 있기 때문에 ‘전문성이 있는 눈’이 가장 중요하다. 전문가의 눈은 결국 오랜 경험과 숙련된 노하우를 통해서 생기는 것이지, 한순간에 습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화우는 다양한 금융 규제 관련 사건을 해왔다. 그 과정에서 축적된 공시, 불공정 거래, 회계 등에 대한 노하우가 있고 이를 이용해 올바른 판단을 내려왔다. 이런 경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 = 합수단 재출범에 맞춰 여러 법무법인이 대응팀을 구성한 것으로 알고 있다. 결국은 실력이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얼마나 깊이 있게 사건을 분석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 최종적으로 시장이 냉철하게 평가할 것으로 본다.

-마지막으로 합수단에 당부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김= 절제된 수사를 했으면 좋겠다. 합수단은 검찰을 대표하는 검찰의 직접수사부서이다. 그간 검찰의 직접 수사를 두고 ‘먼지털기식’ 등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이는 검수완박의 주요 논거로 쓰이기도 했다. 이번 합수단의 수사결과가 검찰의 직접 수사를 가져갈지 또는 다시 폐지할지 바로미터가 될 것 같다. 합수단이 품격있는 수사를 하길 바란다. 또 합수단의 활동이 우리 자본시장의 신뢰회복에 큰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

허= 재가동 초기 옥석을 가리지 않고 입건한다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앞으로의 행보에 신중을 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자본시장은 단순히 주식을 거래하는 공간을 넘어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경제성장으로 연결되는 중요한 기능을 하는 곳이다. 지금처럼 고금리 시대에는 기업들이 필요한 자금을 은행으로부터 빌리는 것 보다 자본시장을 통해 조달하는 것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합수단의 수사가 자본시장을 더욱 건전하게 하여 기업을 살리고 경제를 살리는 수사가 되기를 희망한다.

법무법인 화우가 ‘금융·증권 수사 대응 TF’를 출범했다. 사진 왼쪽부터 이재연 수석전문위원, 조국환 고문, 최종열 변호사, 김종일 전문위원, 허환준·김영기·김영현·최성준·서영민·배지훈 변호사./화우 제공

※법무법인 화우 금융·증권 TF=금융·증권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법무법인 화우가 서울남부지검 합수단의 재가동에 따라 출범한 TF다. 합수단장 출신 김영기 변호사가 TF의 수사대응 공동팀장, 금융감독원 자산운용감독실 팀장을 지낸 허환준 변호사가 규제대응팀장을 담당하고 있다. 이후 서울중앙지금 금융거래조사부장을 지낸 이선봉(27기) 변호사가 수사대응 공동팀장으로 합류했다. TF는 금융·증권 범죄 사건 외에도 금융 유관기관 및 검찰에서의 수사 실무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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