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6% 인플레 속 전기료 인상 고육책..고통 분담해야 할 때

기자 입력 2022. 6. 27. 11:55 수정 2022. 6. 27.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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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싸고 질 좋은 전기는 대한민국 국가경쟁력의 또 다른 원천이다.

이번 전기료 인상은 인플레이션 악화를 무릅쓴 고육책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26일 "6월 또는 7∼8월에 6%의 물가 상승"을 예고하면서도 "탈원전 등 지난 5년간의 잘못된 에너지 정책 때문에 전기 요금 인상 요인이 누적됐다"고 했다.

국민은 전기 요금 인상을 수용하고, 차제에 전력 과소비를 줄이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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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싸고 질 좋은 전기는 대한민국 국가경쟁력의 또 다른 원천이다. 반세기에 걸친 노력 끝에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한 원자력 발전과 최첨단 전력 그리드(공급망)가 있기에 가능했다. 그런데 인플레이션이 경제를 옥죄는 상황에서 전기요금을 대폭 올려야 하는 진퇴양난 상황에 봉착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7일 한국전력의 적자가 급증하고 있어 올 3분기부터 적정 수준의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연료비 조정단가의 경우 인상 폭은 분기에 kWh당 최대 3원(연간 최대 5원)으로 제한돼 있는데, 한전은 전체적으로 kWh당 33원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전기료 인상은 인플레이션 악화를 무릅쓴 고육책이다. 게다가 그 정도 올려서는 별 효과도 없다는 데 더 큰 고민이 있다. 문 정부가 “탈원전을 해도 전기료 인상은 없다”고 혹세무민하며 전기료를 동결하고 윤석열 정부에 책임을 몽땅 떠넘긴 여파다. 세계적 초우량기업이던 한전은 부실기업으로 전락했다. 지난해 부채비율이 223%로 치솟으며 적자가 5조8601억 원대로 불어났고, 올 1분기 적자만 7조7869억 원이다. 매년 kWh당 5원씩 6년을 올려야 하는데, 그때까지 한전이 버티기도 힘들 것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26일 “6월 또는 7∼8월에 6%의 물가 상승”을 예고하면서도 “탈원전 등 지난 5년간의 잘못된 에너지 정책 때문에 전기 요금 인상 요인이 누적됐다”고 했다. 문 정권의 정치적·사법적 책임과는 별개로 당면한 경제위기를 넘어야 한다. 정부·기업·가계가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 특히 한전은 국민이 납득할 만한 자구 노력과 내부 쇄신이 요구된다. 임직원 성과급 반납과 6조 원이 넘는 자구 계획을 내놨지만, 그 정도로는 어림없다. 조직·인원 감축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도 당연하다.

국민은 전기 요금 인상을 수용하고, 차제에 전력 과소비를 줄이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한국의 가정용 전기 사용량은 캐나다·미국 다음으로 세계 3위(2019년 기준)이지만, 전기료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31위였다. 산업용 요금 인상은 신중해야 하며, 취약계층에 대해선 에너지 복지 차원의 별도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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