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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 104년만의 러 외채 디폴트에도 자본시장은 차분한 이유

유병훈 기자 입력 2022. 06. 27. 18:00 수정 2022. 07. 2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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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26일(현지 시각) 104년 만에 외채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지만, 외신들은 대체로 '시장에 미칠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그에 반해 이번 디폴트는 러시아가 외채를 갚지 못할만큼 어려운 상황에 빠졌기 때문이 아니라, 미국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제재하기 위해 러시아의 외채 이자 지급 통로를 막은 데 따른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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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와 루블화 /뉴스1

러시아가 26일(현지 시각) 104년 만에 외채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졌지만, 외신들은 대체로 ‘시장에 미칠 영향이 그리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러시아는 전날까지 달러와 유로로 지급해야 할 국채 이자액 약 1억달러(약 1300억원)를 지급하지 못했다. 당초 만기일은 지난달 27일이었지만 30일간의 지급 유예기간이 설정돼 공식적인 디폴트 상태 돌입은 이날부터다.

러시아는 지난 1998년 여름 루블화 표시 채권에 대해 모라토리엄(채무 지급 유예)을 선언하면서 국제적인 외환·금융위기를 불러일으켰다. 루블화 채권 차익거래 비중이 컸던 미국의 대형 헤지펀드사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가 무너지면서, 미국 정부는 세계 금융위기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구제금융을 제공해야 했다.

그에 반해 이번 디폴트는 러시아가 외채를 갚지 못할만큼 어려운 상황에 빠졌기 때문이 아니라, 미국 등 서방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제재하기 위해 러시아의 외채 이자 지급 통로를 막은 데 따른 결과다.

러시아는 석유와 가스 판매로 얻은 막대한 자금이 있고 국제예탁결제회사인 유로클리어에 이자 대금을 달러와 유로화로 보내 상환 의무를 완료했다. 다만 제재로 인해 개별 투자자에게 입금이 안 될 뿐이다. 더구나 러시아가 신흥시장 채권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 자체가 미미하기 때문에 신흥시장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 등 채권 보유자를 제외하면 큰 손실이 나진 않을 것이란 예측이다.

이같은 이유들로 볼셰비키 혁명 이후 러시아의 첫 외채 디폴트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자본 시장에서는 이번 디폴트가 세계 금융 시장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있다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은 이날 “서방이 러시아에 ‘디폴트’라는 꼬리표를 붙이기 위해 인위적인 장벽을 만들었다”면서 “이 상황이 우스꽝스럽다”고 말했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전쟁 자체가 인간의 고통과 전 세계 식량·에너지 가격 상승 측면에서 파괴적인 결과를 낳고 있다”면서도 “국채 디폴트는 (이런 문제들과) 시스템적으로 연관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의 온라인매체 악시오스 역시 “이번 디폴트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행된 경제 제재가 낳은 예측 가능한 결과”라고 했다.

러시아는 지난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서명한 법령에 따라 채권 보유자들에게 루블화를 지급하는 계획을 성문화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채권 보유자의 25%가 ‘즉시 상환’을 요구하면 러시아 정부와 채무 이행 소송을 벌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송 제기 시한은 3년이다. 다만 러시아가 채권을 발행하면서 이례적으로 분쟁 관할지를 정해놓지 않아 미국이나 영국 법원에서 소송이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ABC 방송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언제 끝날지, 채무 불이행 채권의 가치가 얼마나 될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에서 채권자들이 소송에 돌입하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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