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행안부와 경찰의 대결양상 볼썽사납다

2022. 6. 27.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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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화한 경찰을 통제하려는 정부와 이에 저항하는 경찰의 대결 양상이 볼썽사납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27일 행안부 내에 이른바 경찰국이라고 불리는 경찰 전담 업무조직을 조속히 신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행안부 장관이 경찰을 지휘·감독할 수 있는 필요 최소한의 조직을 신설한다는 것이 행안부의 입장이다.

행안부의 전신인 내무부 치안본부가 1991년 내무부 외청인 경찰청으로 독립한 지 31년 만에 행안부 내 경찰 업무조직의 신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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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안부 경찰담당조직 신설에
경찰청장 사의 등 반발 파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 권고안에 대한 행안부 입장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임기를 한 달여 남기고 사의를 표명한 김창룡 경찰청장이 27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사퇴 입장을 밝힌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뉴스1화상
공룡화한 경찰을 통제하려는 정부와 이에 저항하는 경찰의 대결 양상이 볼썽사납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27일 행안부 내에 이른바 경찰국이라고 불리는 경찰 전담 업무조직을 조속히 신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불복한 김창룡 경찰청장은 전격 사의를 표했다. 김 청장은 입장문을 통해 "경찰제도의 근간을 변화시키는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특히 "최적의 방안을 도출하지 못해 송구하다"고 말해 행안부 안이 최적 방안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행안부 장관이 경찰을 지휘·감독할 수 있는 필요 최소한의 조직을 신설한다는 것이 행안부의 입장이다. 행안부의 전신인 내무부 치안본부가 1991년 내무부 외청인 경찰청으로 독립한 지 31년 만에 행안부 내 경찰 업무조직의 신설이다. 정부가 민정수석 및 치안비서관을 폐지했기 때문에 통제할 별도 조직의 신설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경찰의 생각은 딴판이다. 경찰의 정치적 중립은 정치적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고, 경찰의 임무는 어느 정치세력하에서도 영향권 밖에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청장은 "저는 여기서 경찰청장을 그만두지만, 앞으로도 국민을 위한 경찰제도 발전 논의가 이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이날 '경찰독립선언서'를 국민권익위원회 민원센터에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또 경찰의 중립성·독립성 확보와 민주적 통제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갖고 정부의 경찰력 장악을 비판했다.

정부의 경찰 통제방안에 대한 경찰의 반발이 쉽게 가라앉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경찰직장협의회가 각 경찰서 직협별로 회의를 열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어서 여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가 제시한 범정부적인 '경찰제도발전위원회' 구성·운영안의 조속한 추진이 필요하다. 이 위원회에서 법률 개정이 필요하거나 중장기적 검토가 필요한 사항은 물론 장관의 인사제청을 위한 후보추천위 또는 제청자문위 설치, 감찰 및 징계제도 개선, 수사인력 증원 등 경찰 관련 인프라 확충, 수사의 공정성 강화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광범위한 사회공론과 일선 경찰의 의견수렴 없이 경찰개혁안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건 결격사유다.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은 수십가지다. 늦은 감이 있지만 미리 정해놓은 틀에 경찰을 짜맞추려고 하지 말고 제대로 된 경찰개혁안을 먼저 내놓는 게 순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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