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중앙일보

[김진일의 이코노믹스] Fed 금리 전망 3개월마다 경신, 내년 말 4% 넘을 수도

입력 2022. 06. 28. 00:34 수정 2022. 06. 28.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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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충격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지난 15일(현지시간) 정책금리인 연방 기금금리의 목표 범위를 0.75~1%에서 1.5~1.75%로 0.75% 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올해 3월, 연준은 2년 전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시작한 제로금리에서 탈출하면서 가장 일반적인 방법인 0.25% 포인트 인상, 즉 ‘베이비 스텝’을 시행했다. 그리고 5월에 0.50% 포인트를 올린 급격한 통화 긴축을 ‘빅 스텝’이라고 불렀는데, 이번 달에는 그보다 더 큰 보폭으로 정책금리를 인상했다. 이러한 자이언트 스텝, 즉 0.75% 포인트 인상은 1994년 이후 처음이다.

정책금리 수준의 인상 못지않게 시장에서 관심을 가졌던 내용은 동시에 발표되는 ‘경제전망요약(SEP, Summary of Economic Projections)’이었다. 특히 올해 12개월간 어느 정도 물가가 상승할지에 대한 전망이 석 달 전에 비해 얼마나 변하였는지는 전 세계 금융시장 초미의 관심사였다. 지난 3월 발표된 2022년 인플레이션 전망은 4.3%였다. 이 숫자도 너무 높아서 연준이 제로금리에서 탈출했던 것인데, 이번 6월 SEP 전망은 무려 5.2%로 상승하였다. 인플레이션 전망이 거의 1% 포인트나 상승했다.

인플레이션 전망의 급격한 상승은 (성장률 전망의 상당한 하락과 실업률 전망의 약간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정책금리 전망을 올리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점도표〈그림 참조〉에 나타난 올해 말 미국의 정책금리 수준이, 3월 SEP에서는 1.9%로 전망되었는데 이번 6월 SEP에서는 3.4%로 상승했다. 금리 전망은 약 1.5% 포인트, 즉 인플레이션 전망 변화의 1.5배 정도 올라갔다.

「 파죽지세의 물가 상승에 금리 급등
점도표의 최상단 금리 눈금 높아져
통화정책 준칙에선 7% 금리도 언급
물가 잡기 위해 고금리 행진 불가피

2023년과 2024년 금융시장 전망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제롬 파월 의장이 지난 15일 금리 인상 결과를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응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말 금리전망뿐만 아니라, 2023년 말 정책금리 전망은 3월의 2.8%에서 3.8%로 올렸으며 2024년 말의 전망도 2.8%에서 3.4%로 인상했다. 장기 균형 정책금리의 수준은 3월이나 지금이나 2% 중반대에서 거의 변화가 없으며, 3월 SEP가 발표되었을 때에는 정책금리를 장기균형 수준보다 조금이나마 더 인상한다는 것이 당시 금융시장의 뉴스였다. 그런데 이번 6월 SEP에서는 앞으로 3년 동안 정책금리가 3%를 훌쩍 뛰어넘는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는 정도로 연준은 급격한 금리 인상을 천명했다.

지난 3월 점도표에 나타난 적정 정책금리 전망은 지난해 12월보다 현저히 올라간 모습을 보였다. 금리의 수준을 표시하는 세로축은 여러 명의 통화정책 회의 모든 참가자의 다양한 견해를 포함하도록 넓게 설정된다. 지난해 12월에는 한 명만이 2024년 정책금리를 3%보다 높게 전망하였기에 세로축의 상단을 3.5%로 표시하였는데, 올해 3월에는 두 명이 3.5%보다 높게 전망해서 세로축의 상단을 4%로 올려서 도표를 그려야 했다. 그런데, 이번 6월 SEP를 보면 상단이 5%까지 올라가 있음을 볼 수 있다. 다음 SEP인 9월의 세로축 상단은 얼마일까?

그래픽=전유진 yuki@joongang.co.kr

통화정책보고서의 준칙 잘 봐야

정책금리와 SEP가 발표되면서 금융시장에 닥친 변화는 이틀 후인 지난 17일 공개된 ‘통화정책보고서(MPR, Monetary Policy Report)’가 뉴스가 되면서 더욱 증폭됐다. 이 보고서는 수십 년 전부터 연준 의장이 1년에 두 번 미 의회 청문회에서 증언하면서 제출하는 서류다. 이 보고서의 내용이 한국 공영방송 저녁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경우는 이번이 아마도 처음일 듯싶다.

금융시장에서 뉴스가 된 MPR의 내용은 보고서의 본문이라기보다는 별도의 박스로 설명하는 ‘통화정책 준칙(monetary policy rule)’에 관한 부분이었다. 전체 보고서가 70페이지 정도의 길이인데 통화정책 준칙에 대한 박스는 세 페이지 정도의 분량이다. 그런데, 마지막 세 번째 페이지 상단에 나온 ‘4%에서 7% 사이’라는 부분이 금융시장에 충격을 가져왔으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준칙에 따르면 정책금리의 수준을 당장에 7%까지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의 전략을 세우고 이를 국민에게 설명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이 중 가장 간단한 방법이 통화정책 준칙이다. 준칙이란 정책이 정하는 변수, 예를 들어 금리를 경제 상황을 파악하는 몇 개의 변수에 의존하도록 만드는 방법을 의미한다.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경제변수로는 인플레이션 그리고 경기상황을 요약하는 성장률 또는 실업률을 들 수 있다.

준칙에서는 급격한 금리 인상 제시

지난 17일 공개된 보고서에 나온 준칙금리의 수준을 보면, 대표적인 준칙 5개 중에서 대부분이 올해 1분기 정책금리의 수준으로 7% 부근을 가리킨다. 이러한 숫자를 보고 든 궁금증이, 과연 반년 전인 올해 2월에 나왔던 전반기 통화정책 보고서에서는 준칙이 가리키는 정책금리 수준이 어느 정도일까 하는 질문이었다. 그런데, 전반기 보고서에는 준칙에 관한 박스를 발견할 수 없었다. 지난해에는 전반기 보고서와 후반기 보고서에 모두 준칙에 관한 박스가 있었으며, 5개 준칙이 가리키는 당시 정책금리의 수준은 제로 근방 혹은 상당한 음수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 전반기에 해당하는 준칙들에 관한 정보는, 앤드루 레빈(Andrew Levin) 교수 등이 올해 4월 한국금융연구원에서 발간한 연구보고서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연구보고서는, 다수의 준칙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미국의 정책금리는 5%보다 높게 설정해야 한다고 서술한다. 이 내용을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연준 통화정책 흐름의 변화와 더불어서 이해하는 것이 앞으로 연준의 정책과 전 세계 인플레이션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핵심이 될 것이다.

물론 MPR에도 서술돼 있듯이, 간단한 준칙으로 복잡다단한 현실을 설명하는 데에는 많은 한계가 있다. 그런데도 현실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그리고 이러한 이해를 다른 경제 주체들과 소통하는 데 있어서 준칙은 모든 중앙은행에 매우 유용한 수단이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실시된 확장적인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불러일으키면서, 연준은 올해 긴축적인 정책으로 급격히 방향을 바꾸었다. 이 과정에서 통화정책 결정이 어떻게 내려졌는지, 특히 통화정책 준칙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는 5년 후 자세히 공개되는 연준의 내부 보고서를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 통화정책 준칙과 실제 정책은 다를 수도

「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을 어떻게 수행하고 있나? 그리고 어떠한 방식으로 수행하는 것이 가장 좋을까? 이러한 질문은 통화정책뿐만 아니라 모든 정부정책에 해당할 수 있다. 이 질문에 대답하는 방법의 하나가 준칙(rule)이라는 개념이다.

준칙이란 특정한 규칙을 적용하기 이전에 발표하고, 이 규칙에 따라서 정책을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 준칙을 미리 설정한다는 것을 정책을 미리 정하는 것으로 혼동하여서는 안 된다. 경제 상황이 바뀌면 동일한 준칙을 따르더라도 다른 정책, 예를 들어서 다른 수준의 정책금리를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경제 상황이 바뀐 것인지, 준칙 자체가 바뀐 것인지 분간하기는 쉽지 않은 문제다. 이번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문답에서도 이 문제가 다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통화정책의 준칙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테일러 준칙(Taylor rule)이다. 이는 존 테일러(John Taylor) 교수가 고안한 방정식인데, 테일러 준칙에 따르면 정책금리는 인플레이션율과 국민총생산에 의존한다. 경기가 과열되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거나 생산이 과도한 경우에는 정책금리를 올려서 과열된 경기를 정상적으로 되돌리는 방향으로 작동되도록 만들었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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