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모호성의 실종 [특파원칼럼]

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입력 2022. 6. 28. 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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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행간의 나라다.

공식적으로 중국 정부는 한한령을 내린 적이 없다.

최근 한국의 행보에 중국이 보인 반응, 그리고 행간에 미묘한 변화가 있었다.

이번에 윤석열 대통령이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하겠다고 하자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아·태 지역 국가와 인민은 어떤 형태의 군사 집단을 끌어들이고 분열 대항을 선동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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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행간의 나라다. 많은 경우 정부든, 공안이든, 세관이든 사건의 원인과 과정을 설명해주지 않는다. 한한령(한류 콘텐츠 금지령)이 좋은 예다. 공식적으로 중국 정부는 한한령을 내린 적이 없다. 그러나 한한령은 분명히 있었고 조직적으로 실행됐다.

그래서 기관이 내놓는 단어, 표현 하나하나가 중요하다. 단어와 문장이 품고 있는 의미를 놓치면 큰 줄기를 놓치는 것과 같다. 앞으로 벌어질 일에 대한 예측도 어려워진다.

최근 한국의 행보에 중국이 보인 반응, 그리고 행간에 미묘한 변화가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기술동맹'을 맺고 미국이 주도하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에 한국이 참여한다고 했을 때까지는 과거와 비슷했다.

이때 중국 외교부는 미국을 비난했다. 한국은 미국 압력에 마지못해 끌려 들어가는 것처럼 묘사했다. 관변 학자들 몇 명이 한국에 '경거망동했다가는 큰 코 다칠 것'이라라는 식으로 으름장을 놓는 정도였다.

이번에 윤석열 대통령이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참석하겠다고 하자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아·태 지역 국가와 인민은 어떤 형태의 군사 집단을 끌어들이고 분열 대항을 선동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아태 국가에는 한국이 포함됐다.

이미 심하게 엇나간 일본은 그렇다 치고 한국을 우회적이지만 주체적으로 나토에 참여하고 외세를 끌어들이는 세력으로 묘사했다.

중국 전문가 이철 박사의 저서 '중국의 선택'에 따르면 중국은 상대방을 '우리' 또는 '남'으로 정의하는 데, 한국을 '우리'에서 제외하는 기류가 읽힌다. 중국의 관계 설정 방식은 '우리' 아니면 '너희'로 구분하는 한국과 다르다. 중국에서 '우리' 관계로 발전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한 번 '우리'가 되면 어지간해선 흔들리지 않는 찰떡 관계가 된다. 반면 남은 죽든 살든 관심이 없다. 한국은 아무리 '너희'라도 사소하게나마 관심을 두는 것과 완전히 다르다.

한국이 중국에 고밀도의 '우리'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IPEF에서 중국은 미국이 '우리' 일원인 한국을 건드렸다는 식으로 묘사했다. 그러나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이르러 제 발로 가겠다는 한국은 이제 '우리'의 범주가 아니다. '분열 대항을 선동'하는 이가 어떻게 우리 편일 수가 있을까?

미첼 리스 전 미 국무부 정책기획실장, 조셉 디트라니 전 북핵 6자회담 미국 차석대표, 프레드 플레이츠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비서실장 등은 얼마전 미국의소리(VOA)에서 한국이 좀 더 적극적으로 미국과 밀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 정부는 이들의 바람대로 움직여주고 있다.

IPEF에 참여하든,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든 결과가 정해졌다고 해도 뭔가 고민하고 숙고한 티라도 냈어야 했다. 굴종이 아니다. 외교다. 역사는 외교야말로 한민족 생존 비결이라고 말한다. 이 역사는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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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중국)=김지산 특파원 s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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