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 비트코인 급락과 英 철도노조 파업

박병희 입력 2022. 6. 28.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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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국제유가 변동은 놀라웠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 하락은 당시 WTI를 연상케 한다.

가상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1월 6만8990.90달러까지 오른 뒤 급락해 지난 19일 1만7601.58달러까지 떨어졌다.

28일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낙폭을 다소 만회해 2만달러선을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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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철도 총파업 첫날인 21일(현지시간) 런던 시내 워털루역 모습. [사진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국제유가 변동은 놀라웠다. 그해 7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사상 최고치인 배럴당 147.27달러를 찍었다. 9월 160년 역사의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했고 12월에 WTI는 배럴당 30달러선으로 떨어졌다.

최근 비트코인 가격 하락은 당시 WTI를 연상케 한다. 가상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11월 6만8990.90달러까지 오른 뒤 급락해 지난 19일 1만7601.58달러까지 떨어졌다. 하락률이 74.5%다. 28일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낙폭을 다소 만회해 2만달러선을 회복했다. 고점 대비 하락률은 여전히 70%다.

영국 철도 노조가 33년 만에 최대 규모의 파업을 단행했다는 뉴스에 불현듯 영화 ‘빌리 엘리어트’와 비트코인을 떠올렸다. 인플레이션으로 생계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구조조정 위기에 직면한 그들이, 탄광촌이 몰락하면서 파업에 나선 영화 속 빌리의 아버지처럼 보였다. 없는 돈 불려보겠다고 쌈짓돈 모아 비트코인을 샀다가 더 절박해진 이들은 몇이나 될까 싶은 노파심도 생겼다.

지난 6개월여 가격 흐름만 보면 비트코인은 ‘비이성적 과열’을 겪었음이 분명해 보인다. 연방준비제도(Fed) 등 중앙은행들의 대규모 돈 풀기는 비트코인의 비이성적 과열을 야기한 원인 중 하나였을 것이다. 중앙은행의 대규모 돈 풀기로 거의 모든 자산의 가격이 올랐고 비트코인도 ‘가치’ 논란에도 불구하고 과도하게 ‘가격’이 올랐던 것이다.

비이성적 과열은 최장수 Fed 의장을 지낸 앨런 그린스펀이 닷컴 버블 때인 1996년 12월 TV 강연에서 언급한 말이다. 비이성적 과열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된 미국 주택시장 붕괴를 경고한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가 2000년 발간한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실러 교수는 비이성적 과열에 대해 가격 상승을 정당화시키는 말들이 확산되면서 실제 가치에 대한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투자에 참여하게 되는 과정으로 설명한다. 비이성적 과열에 의한 투자는 본질 가치를 외면한 채 투기적 성격을 띠게 되고 결국 가격 거품의 원인이 된다.

모든 가격이 오르는 인플레이션의 시대에는 자신의 노동 가치가 정당하게 가격(보수)이 매겨지고 있는지 의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 영국 철도 노조의 사례처럼 파업 증가가 예상된다.

영국 보수 매체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최근 철도 노조 파업과 관련, 한 시민의 인터뷰 내용을 인용해 ‘안타깝게도 지금 우리에게는 대처가 없다(Pity we don’t have Thatcher now)’는 제목을 달았다. 대처처럼 강경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처는 재임 당시 경쟁력이 떨어진 석탄산업을 강력하게 구조조정했고 이 과정에서 노조와 격렬하게 충돌했다. 영화 빌리 엘리어트가 대처 재임 시절인 1984년 한 탄광촌을 배경으로 한다.

대처는 영국에서 가장 호불호가 엇갈리는 정치인이다. 영국병을 고쳤다는 긍정적 평가가 있는 반면 노동자 힘을 약화시키고 빈부 격차를 확대시켰다는 비판도 받는다. 불평등이 더 심화된 오늘날 대처식 대응은 유효할까.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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