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초대석] "산단은 지역경제 중심, 일자리 창출·투자의 중심으로"

입력 2022. 6. 28. 11: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정환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지역투자 활성화 위해 조직개편 착수
구조 고도화·인력 양성 등 중점 지원
문제 생기지 않는다면 규제 풀어야
청년층 이탈예방 스마트공장 전환 추진
인재육성-기업성장-경제발전 '선순환'
김정환 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이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산업단지를 세 차례 찾았다. 경북 구미시의 구미산업단지, 전남 영암군의 대불산업단지, 경남 창원시의 창원산업단지 순으로 방문했다. 각 산업단지의 특성이 있는 만큼 현장에서의 메시지는 달랐지만 이를 관통하는 것은 결국 ‘지역 경제 활성화’였다. 지역에 좋은 기업을 유치해 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규제를 없애자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취임을 앞두고 산업단지를 찾아 이 얘기를 한 까닭은 산업단지가 그동안 지역경제 발전의 중심이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또한 앞으로도 규제를 걷어내고 지역에 투자가 돼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있어 산업단지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이는 김정환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에게 주어진 숙제이기도 하다. 김 이사장이 대통령의 세 차례 산업단지 방문을 수행한 뒤 새 정부의 정책 방향에 발맞추기 위한 전략 수립을 서두른 이유다. 그는 "산업단지에는 기업도 있고 일자리도 있는 만큼 지역 투자의 중심"이라며 "기업의 혁신 생태계와 투자 생태계 조성을 위해 산업단지공단이 주도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김 이사장은 지역투자 활성화를 위한 조직개편을 준비 중이다. 당장의 성과에 치중하기 보다는 지속적으로 효과를 낼 수 있는 투자지원 체계를 만들자는 취지다. 그는 "조직 개편 통해서 7월 1일자로 지역본부서 지자체와 공동으로 지역투자를 지원하는 체계 갖추려고 한다"며 "지역본부에 전담직원을 배치하고 지자체와 협조해서 지역의 투자 관련 애로사항이나 규제도 찾아 해소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산업단지공단(이하 산단공)은 지역투자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서울 구로구 산단공 서울지역본부에서 김 이사장을 만나 구체적인 얘기를 들어봤다.

김정환 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이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새 정부 들어 지역균형발전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산업단지가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나.

▲지역균형발전, 지역자생력 강화 등의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산업단지가 대부분 지역의 산업과 일자리의 거점임을 감안하면 산업단지의 혁신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지역에 많은 기업을 잘 유치하고 이 기업들이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산업단지의 역할이다. 정부와 협의해 각종 지원책이 좀 더 많이 갈 수 있도록 하는 것, 기업들이 와서 원활하게 생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사업인데, 구조 고도화와 인력 양성 등을 중점적으로 잘 지원해야 한다.

특히 대기업이 미래형 자동차나 반도체 등 주력 사업을 고도화시키는 방향으로 갈 때 중소 협력업체들이 따라온다. 지역 산업단지에도 자연스럽게 투자가 이뤄진다. 대기업이 끌어주면 중소·중견기업의 사업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이 기업들이 혁신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해야 한다. 각종 교육 인프라도 혁신 인프라에 포함된다. 수도권이 아닌 지역 산업단지에 이런 인프라를 만들어줘야 한다.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과감한 규제 철폐가 필요하다.

▲기업들이 지역에 많이 찾아와 과거보다 고도화된 생태계가 만들어지기 위해선 규제를 해소해야 한다. 지역별로 규제는 다 다르며 생긴 이유도 있다. 관련해서 각 산업단지마다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 다만 규제가 경제 활동에 저해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전면적으로 다 풀기는 어렵겠지만 가능하면 산업단지 전체 구조로 봤을 때 부하가 생기거나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면 풀어주는 게 맞다. 한 사례로 대불산업단지의 경우 조선업 업체들이 입주해 있는데 기업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조선 경기가 좋아지고 있어도 여전히 애로가 많다. 생산을 하려고 해도 사람이 없어 외국인들이 원활하게 들어올수 있도록 하자는 얘기가 많았다. 최근 법무부에서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발표했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정부가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청년’이다. 하지만 산업단지는 청년 인재들에게 매력적인 일자리로 인식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청년 일자리 대책 만들 때 지역 산단 입주 기업들의 얘기를 많이 듣고 있다. 얘기를 들어보면 지역 출신 젊은이들이 자꾸 빠져나가는 문제가 있다. 일을 할 젊은 사람들이 잘 안 온다는 것은 지역 산업단지가 안고 있는 공통의 문제점이다. 청년들이 지역에 있게 하려면 좋은 일자리가 있어야 한다. 지역에서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도록 스마트공장으로 바꾸는 사업도 추진해왔다. 스마트공장이 잘 돼 있는 곳은 청년이 있다. 또 지역에서도 배우고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산업단지의 인재양성 시스템을 만들 것이다. 인재가 육성되고 기업이 성장하며, 성장하는 기업들이 모인 지역경제가 또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가 돼야 한다. 문화 지원 대책도 고민하고 있다. 산업단지가 청년이 찾아오는 일터이자 즐김터, 쉼터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정권이 바뀌면서 산업단지 정책에서 특별히 강조되는 것이 있나.

▲정부 정책을 잘 실행할 수 있도록 현장 조직 만들어줘야 한다. 새 정부의 큰 방향인 투자, 청년 정책 등에 맞춰 조직을 정비할 것이다. 다만 산업단지 측면에서 보면 지난 정부와 이번 정부의 방향이 크게 배치되는 것은 아니다. 지역 균형발전, 디지털 전환, 탄소중립을 통한 친환경 정책, 청년이 찾는 산업단지 등 방향은 비슷한데 어디에 중점을 두느냐의 차이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탄소 중립 등도 제조업 현실에 맞게 속도 조절을 할지라도 이 방향으로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올해 세분화해서 진행할 계획이다.

김정환 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이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산업단지 ESG 확산을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있나.

▲산업단지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중소기업들에게는 ESG 필요성 인식, 실천 역량 제고를 위한 공공의 지원이 필요하다. 산업단지공단의 ESG 지원사업은 입주기업의 ESG경영 인식 확산과 대응역량 제고를 위한 전문교육, 컨설팅, 네트워크 포럼, 연구개발(R&D) 등 종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올해부터 ESG형 R&D 과제를 신규사업으로 추진해 산업단지 입주기업의 ESG경영 도입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현재 산단대개조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전국의 10개 산업단지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참여기업을 모집하고 있다. 내년에는 예산도 추가로 확보해 지원대상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산업 현장 안전사고 경감을 위한 대책은.

▲산업단지 안전실태 분석을 통해 단지별 특성에 맞는 과제 도출과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산업단지 안전사고의 상당수가 착공 20년이 넘은 노후 산단에 집중되고 있는데 업종 특성에 따라서도 양상이 다르다. 예를 들어 석유화학 업종이 집적된 울산, 여수산단의 경우 배관의 안전을 위한 석유화학단지 통합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고, 화재감지·가스누출 경보기를 설치했다. 안전관리에 투입할 여력이 많지 않은 중소기업이 밀집된 단지의 경우 개별 작업장 단위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힘쓰고 있다. 안전용품 지원은 물론 위험요인 진단과 개선을 위한 컨설팅 등을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취임 2년이 지났다. 기억에 남는 성과와 앞으로의 목표는?

▲2020년 3월, 코로나19로 인해 불안이 가중되던 시점에 취임식을 마치자마자 구미국가산업단지 현장을 찾았던 것이 가장 먼저 생각이 난다. 지역 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며 기업의 피해상황을 파악하고 정부와 함께 합동 비상대응본부를 구축해 피해기업의 애로 해결에 주력했다. 입주기업이 코로나로 선적이 지연돼 수출용 제조장비를 적재할 장소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 공공 부지에 무상 보관하도록 지원하고, 나중에 무사히 수출까지 되도록 했던 일도 기억에 남는다.

앞으로도 산업 현장을 자주 방문할 계획이다. 기업의 애로를 직접 보고 듣고 지자체·유관기관과 소통해 함께 해법을 찾음으로써 기업의 애로 해결과 성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자 한다.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규제 발굴과 해소에도 힘쓸 것이다. 현장에 기반을 둔 접점 기관의 특성을 살려 다양한 지원기관이 뭉치는 소통과 협업의 플랫폼 역할도 강화하겠다. 기업들의 터전인 산업단지의 획기적인 체질 개선과 혁신도 중요하다. 산업단지가 미래 신산업의 터전이 되고, 청년들이 찾는 지속가능한 공간으로 거듭나는 데 보탬이 되고자 한다. 50년 경제성장을 선도해 온 과거형의 산업단지가 아니라, 미래 50년을 이끌어 갈 혁신 공간으로 거듭날 산업단지를 위해 뛰겠다.

김정환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은

▲서울 배재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미주리대 경제학 석·박사 ▲행정고시 33회 ▲1990년 산업자원부 행정사무관 ▲2003년 APEC에너지연구센터 연구원 ▲2006년 산업자원부 석탄산업과장 ▲2009년 대통령실 비상경제상황실 행정관 ▲2011년 중소기업청 기획조정관 ▲2018년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조정실장 ▲2020년~ 제11대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

대담 = 김민진 중기벤처부장 enter@asiae.co.kr

정리 =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