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 확대에 '수업 거부'까지..고3 교실 갈등

이상미 기자 2022. 6. 29.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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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올해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모집 비중이 43.6%까지 늘었습니다.


입시 공정성을 높인다는 취지인데, 일부 학교에선 일찌감치 수능 대비에만 올인하는 학생이 늘면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이상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등학교 3학년 교사의 SNS에 올라온 글입니다. 


수업시간에 이어폰으로 다른 과목의 인터넷 강의를 듣는 학생들을 보면, 무력감을 느낀다고 호소합니다. 


인터뷰: 박소라(가명) / 고등학교 교사 

"수업 때 인강을 들으면 안 된다고 이야기를 하니까 '저는 이 과목 필요 없는데 왜 못 듣게 하냐' 이렇게 오히려 따지더라고요."


수행평가를 거부하는 일도 흔합니다. 


정시확대 기조 속에, 일찌감치 수능 준비에 올인하기로 마음먹는, 이른바 '정시파' 학생이 급증하면서 나타난 현상입니다.


인터뷰: 김윤아(가명) / 고등학교 교사

"성적도 잘 챙기고 대학 입시를 잘 챙기는 그런 친구들이 정시 쪽으로 옮겨가는 모습을 보면서 중위권이나 중하위권의 학생들까지도 불안심리가 형성돼서 나도 정시를 해야 되는 거 아닌가 (하면서) 무리하게 정시쪽으로 옮겨가는 사례들이 많이 발생해서…"


지난 2019년, 대입 공정성 논란이 불거진 이후, 서울의 주요대학 16곳의 정시 선발 비중은 올해 40%를 넘어섰습니다.


아직은 수시모집의 비중이 크지만, 서울의 주요 대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에겐, 수능의 체감 영향력이 급격히 높아진 겁니다.


인터뷰: 최승후 교사 / 일산 대화고 

"(서울 지역의) 16개 대학이 정시모집을 40% 이상으로 맞춰야 했기 때문에, 16개 대학을 노리고 있는, 지원하려는 학생들은 확실히 그 비중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요. 내가 지금 교과 준비도 안 되어 있고, 비교과 준비도 안 되어 있다. 그럼 남는 건 정시 밖에 없다…"


수능 대비에만 몰두하는 현상은, 서울 강남의 일부 고등학교에서 일반고 전반으로, 최상위권 학생 한두명에서 중위권 학생으로 번지고있습니다.


인터뷰: 김영식 대표 / 좋은교사운동 

"학교 수업이 그런 수능을 대비해 주지 않는다면 학생들에게는 이제 무의미해지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정시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교실 수업은 점점 황폐해질 수밖에 없다…"


입시 공정성을 높인다며 시행된 정시선발 비중 확대, 그러나 학생들을 다시 문제풀이식 학습으로 내몰면서, 공교육 파행의 우려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EBS뉴스 이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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