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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국산 1호' 백신, 개발부터 품목허가까지

박정연 기자 입력 2022. 06. 3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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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영국 이어 세 번째 자체 개발.."한국 백신 개발 역량 입증"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멀티주.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GBP510)’가 29일 품목허가를 받았다. 스카이코비원은 개발부터 시작해 원재료 조달, 완제품 제조까지 국내 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가 전 과정을 주도했다. 2020년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지 2년반, 2021년 2월 26일 해외에서 들여온 백신의 첫 접종이 이뤄진지 1년 4개월만에 토종 백신이 탄생한 것이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29일 충북 오송 식약처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 최종점검위원회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스카이코비원의 품목허가를 결정했다”며 “이로써 우리나라는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을 모두 보유한 국가가 됐다”고 말했다. 자체 기술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과 영국에 이어 우리나라가 세 번째다.

○ 유전자 재조합 방식으로 만들어져…기존 mRNA·바이러스벡터 백신보다 보관 용이

스카이코비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미국 워싱턴대학 약학대 항원디자인연구소(IPD)와 공동 개발했다. IPD의 항원기술과 글로벌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면역증강제가 활용됐다.

스카이코비원은 기존 노바백스 백신과 같은 유전자 재조합 방식이다. 인플루엔자, B형간염, 자궁경부암 백신 등에도 활용되는 합성항원 플랫폼을 적용해 개발됐다. 초저온에서 보관해야 하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바이러스벡터 방식의 백신들과 달리 영상 2~8도에서 냉장 유통과 장기 보관이 가능하다.

면역원성 또한 탁월한 것으로 평가됐다. SK바이오사이언스에 따르면 스카이코비원은 만 18세 이상 성인 4037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했다. 그 결과 대조백신인 바이러스벡터 방식의 아스트라제네카(AZ) 보다 면역원성 및 안전성에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스카이코비원 2회 접종 시 중화항체는 대조백신인 AZ백신 대비 2.93배 높게 형성됐다. 중화항체가 4배 이상 증가한 경우를 뜻하는 항체전환율도 대조백신(87%)에 비해 10% 이상 높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에서도 스카이코비원을 접종한 사람들의 항체전환율은 95%로 대조백신(79%) 보다 높았다. 이밖에 코로나19 에 감염될 경우 중증도를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포성 면역반응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보다 높은 수준이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스카이코비원은 대조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비교했을 때 뒤떨어지지 않았다. 접종 후 가벼운 이상반응을 호소한 경우는 13.3%였다. 대조백신(14.6%)과 큰 차이가 없었다. 중대한 이상사례는 0.5%에게 나타나며 대조군과 같았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임상시험 기간 동안 특별한 안전성 문제는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 2020년 2월 개발 착수…2년 4개월 만에 품목허가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개발을 위해 R&D를 진행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SK바이오사이언스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착수한건 지난 2020년 2월이다. 같은 해 3월 당시 질병관리본부가 주관한 ‘COVID19 백신 국책과제’에 선정됐으며,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BMGF)으로부터 개발비를 지원받았다. 12월 코로나19 백신후보로 ‘GBP510’을 선정하고 임상 1·2상에 진입했다.

2021년 2월 임상시험을 위해 GSK의 면역증강제를 사용하게 된 SK바이오사이언스는 곧 전염병예방백신연합(CEPI)로부터 임상 3상의 지원금도 확보했다. 같은 해 8월 글로벌 임상 3상에 돌입했다. 임상 3상은 국내 및 태국, 베트남 등 해외 5개국 만 18세 이상 성인 4037명을 대상으로 비교 임상이 진행됐다.

2022년 2월 GBP510 임상 3상 투약을 완료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3월 질병관리청과 1000만회분의 백신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어 4월 임상 3상의 면역원성 데이터를 확보한 뒤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품목허가는 긴급사용승인이 아닌 정식 품목허가를 위한 신속승인 절차로 진행됐다. 신속승인 절차는 3중 자문 절차를 거친다. 식약처 산하기관들인 코로나19 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의 검토를 뒤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확인을 받는다. 이후 최종점검위원회가 결정을 내린다.

약심위는 앞서 이달 26일 회의를 열어 스카이코비원에 대해 “품목허가가 가능하다”는 의견을 발표했다. 면역원성을 확인하는 임상 3상 결과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이어 최종점검위원회는 29일 오전 품목허가를 위한 최종 검토를 마치고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오 처장은 “최종점검위원회에선 8명의 내외부 전문가가 참석해 앞서 실시된 두 차례의 자문 결과와 식약처 심사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며 “안전성과 효과성 모두 충분하다고 판단돼 스카이코비원멀티주에 대해 품목허가가 타당한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번 허가는 18세 이상 성인인 1차 접종자가 대상이다.

국내 품목허가를 획득한 스카이코비원은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국제 백신 공유 프로젝트)를 통해 전 세계에 공급될 예정이다. 특히 아프리카 등 제3세계 국가에 인도적 차원으로 수출될 전망이다. 원활한 수출을 위해 SK바이오사이언스는 현재 스카이코비원의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사용목록 등재(EUL) 및 유럽 등 해외 국가별 긴급사용허가 획득 절차를 밟고 있다.

국내에선 이르면 7월 우선 1차 접종자를 대상으로 접종이 시작될 전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현재 부스터샷 및 교차접종 국내외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라며 “오미크론 등 코로19 변이주에 대한 예방효과를 확인하는 임상시험도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 토종 백신 개발의 의미…“정교한 개발과정 경험 자산”

오 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허가의 의미에 대해 “대한민국 기업이 코로나19 백신개발 역량을 확보했다”며 “앞으로 글로벌 백신 시장으로 본격적인 진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나노파티클’ 기술을 활용하면서 굉장히 정교한 공정으로 제고가 이뤄졌다고 그는 강조했다. 오 처장은 “개발부터 제조 그리고 허가심사까지 완벽히 우리의 역량으로 제품화까지 했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며 성과를 꼽았다.

의료계 또한 고무된 모습이다. 스카이코비원 개발 초기부터 임상 3상까지 참여한 정동식 동아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하나가 개발되는데 보통 8~9년이 걸리는데, 스카이코비원은 굉장히 빠른 시간에 진행됐다”며 “국가적인 움직임과 함께 연구자들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경험은 인플루엔자 등 다른 질환에 대한 백신을 개발하는데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며 “물론 백신 개발 플랫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는 아직 숙제로 남아있지만, 지금은 백신 개발을 위해 힘내준 모든 이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우주 대한백신학회 회장 또한 “단기간에 이런 성과를 내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며 “연구자들의 인내심과 노력이 뒷받침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아쉬운 점은 이번 백신 개발의 지원금이 해외로부터 수급됐단 것”이라며 “다음 ‘국산 백신’은 자본까지 국가가 온전히 책임지는 환경에서 탄생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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