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업자가 말하는 찐! 부동산

서울문화사 2022. 6. 3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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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을 향한 관심은 언제나 뜨겁다. 현장 일선에서 거래를 성사하는 중개업자들을 만나 '진짜' 시장 이야기를 들었다.

부동산 정보를 얻기란 쉽고도 어렵다. 집값이 더 오를 거라고 전망하는 전문가가 있는가 하면, 지금이 최고점이라고 판단하는 전문가도 있다.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할지 좀처럼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게다가 전문가들이 점찍어준 투자 유망 지역은 이미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른 상태인 경우가 많다. 결국 가진 자들의 리그라는 생각에 다다르고 만다. 여기에 부차적인 설명 없인 알아듣기 힘든 부동산 용어까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이 같은 상황에선 동네 곳곳의 매물을 직접 보여주고 거래를 성사시키는 부동산 중개업자가 답이 될 수 있다. 고객에게 진실한 정보를 제공하고 현실적인 감각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동네에 대한 정보에 있어선 그 누구보다 귀가 트여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래서 만났다. 가장 핫한 부동산 지역인 서울 강남과 강북에서 각각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하는 최연우(강남구 청담동 우리부동산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와 장민호(강동구 길동 이루리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에게 부동산 시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최연우 우리부동산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최연우 우리부동산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2003년 제14회 공인중개사 시험에 합격, 20여 년간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해온 베테랑 중개사다. 현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부동산 중개를 도맡고 있다.

장민호 이루리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장민호 이루리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

강동구 고덕지구, 용산구 한남동을 거쳐 강동구 길동까지, 부동산 투자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는 곳에서 중개업을 이어왔다. 현재 서울 강동구 길동에서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지금, 투자해야 할까요?”

요즘 부동산 거래 현장의 분위기가 궁금합니다.

장민호(이하 ‘장’) 강동구 길동의 경우 거래 시장에 나오는 매물뿐만 아니라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찾아오는 손님까지 현저히 줄었어요. 매매는 물론이고 전세를 구하는 이들도 거의 없죠. 아파트뿐만 아니라 빌라나 주택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최연우(이하 ‘최’) 청담동도 마찬가지예요. 거래는 물론 매물과 관련해 정보를 얻으려는 사람도 큰 폭으로 줄었어요.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파트 거래가 굉장히 활발했는데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죠.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청담동 부동산 거래 건수가 총 37건으로 집계됐는데 오피스텔과 원룸을 제외하면 20건이에요. 청담동 내 공인중개사사무소가 20개가 넘는데 말이죠.(웃음) 전세 또한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는 데 그쳐 거래로 이어진 건은 거의 없었어요.

부동산 거래량이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저금리’를 요인으로 보고 있어요. 금리가 낮아지면서 시중에 대규모 자금이 풀렸는데 공급이 뒷받침해주지 못해 포화 상태가 된 거죠. 지난 2017년 이후 지금까지 서울의 집값이 최소 2배 이상 올랐어요. 거래를 중개하면서도 매물의 가격이 눈에 띄게 올랐다는 것을 체감해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집값을 잡겠다고 등장한 각종 규제가 도리어 집값을 상승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주택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어요. 특히 서울은 새로운 주택을 지을 수 있는 땅이 없어요. 게다가 용적률 제한 때문에 세대수를 늘리지 못해 공급난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죠. 사람은 몰리는데 살 수 있는 집이 한정돼 있어 집값이 요동친 거예요. 서울 강남구 소재의 한 아파트가 2013년 기준 8억원대에서 2022년 32억원대까지 올랐어요. 9년 동안 무려 4배가 오른 셈이죠.

서울은 오르지 않은 곳이 없어요. 그런데 오름폭이 굉장히 컸다는 게 주목할 점이었죠. 대체로 2억원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했던 매물이 각종 규제로 인해 약 6억원이 올랐으니까요. 지역의 특수성도 집값 상승의 요인 중 하나라고 봅니다. 항상 많은 수요가 몰리는 강남은 부동산 시장이 안정돼도 대폭 하락까지 이어지지 않을 거예요. 이왕이면 좋은 지역에 살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이니까요.(웃음) 게다가 ‘똘똘한 한 채’를 갖는 게 이득인 상황이 되면서 투자 가치가 높은 곳을 바라보는 이들이 더 늘어났어요. 그래서 강남, 서초, 송파, 용산 등은 집값이 일시적으로 하락해도 결국 다시 오를 것이라고 예상해요.

결과적으로 유동성(시중에 풀린 돈)이 증가하면서 가난한 사람은 더 힘들어지고, 잘사는 사람은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게 됐어요. 부동산 시장을 예로 들면 건물을 갖고 있는 사람은 집값이 오르니까 자산이 늘어나는 반면, 집이 없는 사람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집값이 올라 내 집 마련을 할 엄두조차 낼 수 없게 됐죠.

중개인으로서 집값이 상승했다는 사실을 체감하는 순간이 있나요?

“매물이 이거밖에 없냐”고 말하는 고객이 부쩍 늘었어요. 집값이 올랐다는 건 익히 알려진 이야기지만, 집을 구하면서 실제로 체감하는 것과는 차원이 달라요. 내가 가진 돈으로 계약할 수 있는 집이 예상했던 것보다 좋지 않다는 사실에 실망하는 사람이 많아요. 보통 전세는 매매할 형편은 안 되는 분들이 선택해요. 개인적으로 당장은 아니지만, 훗날 전세 제도가 사라질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되면 형편이 어려운 사람은 월세를 선택할 수밖에 없죠. 또 다주택자에게 종합부동산세 규제를 가해도 임차인에게 전가하는 경우가 많아 가난한 사람에게 더 가혹하게 적용되는 세법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임차인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가 도리어 임차인을 더 힘들게 하는 상황이 된 거죠.

시세 차익을 얻기 위해 무리하게 투자하려는 고객도 있어요. 예를 들어 강남 소재의 대로변 건물을 구입하겠다고 부동산에 찾아왔는데, 제가 봤을 땐 고객이 보유한 자금으론 어림도 없었어요. 투자 부담을 줄여주고자 비교적 저렴한 이면도로 인근 건물이나 강북 소재 건물을 추천하면 거절하기 일쑤예요.(웃음) 보통 강남의 부동산 가격이 10% 정도 오를 때, 강북은 5~6%가 올라요. 부담 없이 사들여 충분한 이익을 볼 수 있는데도 당장 10%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에 눈이 멀게 되는 겁니다.

언제까지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까요?

당분간 집값이 더 오를 거라는 기대 심리가 작용해 거래보단 상황을 지켜보는 사람이 많을 거예요. 지난 5년간 부동산 시장에서 매번 최고점을 경신하는 걸 목격했으니까요. 그럼에도 금리가 오르다가 하향하는 시점이 오면 거래를 원하는 사람이 조금씩 생길 겁니다. 그 시기가 부동산 투자의 적기라고 볼 수 있죠. 여기에 주택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진다면 부동산 시장에 낀 거품이 빠지게 될 거예요. 서울은 재개발·재건축의 속도가 관건이 될 전망이에요. 허가를 기다리고, 건물을 재건축하는 일련의 과정을 계산했을 때 공급이 활성화되기까진 10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여요.

지금은 각종 규제가 완화되길 기다리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에요. 최근 정부가 일시적 2주택 유예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하고, 종합부동산세 부과 기준 금액을 공시가 11억원에서 14억원으로 상향하는 등 부동산 규제를 일부 완화했어요. 정권이 바뀐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변화를 맞게 되니까 다른 규제까지 완화될 거라고 기대하는 사람이 많을 거예요. 따라서 부동산 가격이 소폭 하락세를 보여도 당분간은 부동산에 투자하는 사람이 적을 가능성이 높아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어떻게 시장에 접근해야 할까요?

자가 소유 여부에 따라 달리 접근할 필요가 있어요. 본인 명의의 집을 갖고 있다면, 재개발 아파트 내 상가에 투자하길 추천해요. 상가는 주택에 포함되지 않아 1가구 1주택 원칙에 위배되지 않을뿐더러 재개발 이후 상가 분양 권리를 받을 수 있어 투자 가치가 높은 재테크 수단으로 꼽혀요. 금전적인 여유가 있다면 건물 투자로 쏠쏠한 재미를 누릴 수 있습니다. 건물 투자의 경우 사고자 하는 건물가의 절반가량은 금융권 대출로 충당할 수 있어 자본 마련에 대한 부담이 비교적 적다는 이점이 있어요. 본인 명의의 집을 소유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형편을 고려해 재개발·재건축 단지에 투자하는 방법이 있어요. 이때 입지 조건을 따져보고 추후 지역 활성화가 기대되는 곳에 투자하는 게 좋아요. 다만 재개발·재건축 계획 초기에 자금을 투자하는 경우 10~20년 정도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조합이 설립돼 있는 곳을 찾아 기다림의 시간을 줄이는 게 효과적이에요.

두 분은 목돈이 생긴다면 어디에 투자할 건가요?(웃음)

글쎄요.(웃음) 저 같은 경우에는 서울 용산구요. 본래 입지가 좋았지만, 추후 용산공원이 조성된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앞으로의 투자가치 또한 높다고 생각해요. 서울 서초구 내곡동도 눈여겨보는 지역 중 하나예요. 이미 집값이 많이 올랐는데 더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서울 강남구 세곡동은 다른 지역에 비해 집값 상승 폭이 크지 않기 때문에 지금 투자하기에 좋을 거 같고요.

중개인을 잘 만나야 하는 이유

부동산 거래를 하는 데 있어 좋은 중개인을 만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일반적으로 여러 곳의 부동산에 매물을 내놓는 경우가 많아요. 한 곳에 매물을 올리는 것보다 유리할 거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한 곳의 부동산에 전속 중개계약으로 매물을 맡기는 방식도 장점이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전속으로 매물을 맡기면 중개인 입장에선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써야겠다는 마음이 생깁니다. 고객과 중개인 쌍방이 만족스러운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게 되죠. 중개인은 거래를 성사해야만 중개 수수료를 받을 수 있어요. 따라서 고객이 맡긴 매물을 최선을 다해 판매하려고 하죠.

부동산은 정가제가 아니에요. 중개인의 능력에 따라 매물을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어요. 중개인도 사람인지라 고객이 믿어주면 그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 잘 팔아주고 싶어요.(웃음) 고객의 입장에선 믿을 수 있는 중개인을 만날 때까지 여러 곳을 다녀보는 게 좋을 거 같아요. 중개인과 매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나와 맞는지, 그렇지 않은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어요.

조심해야 할 중개인의 유형을 꼽으면요?

정보를 숨기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중개인은 피하는 게 좋아요. 내가 구하고 싶고, 팔고 싶은 매물에 대해 정확하게 알지 못하거나 관련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면 제대로 거래를 성사시키기 힘들어요.

중개인의 명함을 보면 공인중개사 자격증 취득 유무를 알 수 있어요. 자격증을 보유한 중개인은 고객이 언제든 조회할 수 있기 때문에 만일에 있을 사기 피해로부터 안전해요.

고객의 입장에서 부동산 방문 전에 알아두면 좋은 정보가 있나요?

관심 있는 부동산의 입지 조건을 사전에 파악해두면 좋아요. 예를 들어 상가를 구입하기 전 유동 인구와 실제 수요 등을 비교해보는 거죠. 요즘은 실거래가를 비롯해 매물에 대한 기본적인 프로필이 온라인상에 오픈돼 있어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요.

끝으로 부동산 시장의 전망이 궁금합니다.

주택 공급 문제가 일정 부분 해결되기까지 3~4년이 소요될 것으로 보여요. 수요와 공급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면 시장 원리에 의해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겠죠. 개인적으로 청약 순위에서 무주택자를 1순위, 1주택자를 2순위로 하는 등 조건을 내걸면 주택 공급난이 더 빠르게 해결되지 않을까 싶어요. 내 집 마련이 간절한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경제 시장의 사이클을 보면 달걀 모형이에요. 금리가 가장 낮을 때부터 올라가기 직전까지 부동산 심리가 살아나고, 오르기 시작하면서 주식과 같은 재테크가 성행하죠. 그리고 다시 저점으로 내려가면서 이 사이클이 반복돼요. 보통 10년 주기로 반복되는데, 지난 10년은 사이클이랄 게 없었어요. 그리고 10년 만에 금리가 오르게 됐어요. 유동성이 안정되고, 주택 공급까지 충분히 이뤄지면 다시금 부동산 거래에 활력이 생길 것으로 보여요.

에디터 : 김연주 | 사진 : 하지영,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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