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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전력산업 근본적 구조개혁도 급하다

기자 입력 2022. 06. 30. 11:15 수정 2022. 06. 3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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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물가 상승 압박이 있는데도 가정용 전력 가격을 kWh당 5원 인상했다.

정부가 전기 요금 인상을 발표한 지난 27일 전력산업연구회가 주최한 세미나에 참석했다.

이번 전기료 인상을 계기로 전력산업의 구조에 대한 근본적 평가와 분석이 필요하다.

이번 전기 요금 5원 인상은 근본적인 한국 전력산업 구조 개편의 시발점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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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용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

정부는 물가 상승 압박이 있는데도 가정용 전력 가격을 kWh당 5원 인상했다. 가구당 월 1500원 정도 추가 부담이 된다고 한다. 올해 한국전력공사의 적자는 30조 원에 육박하는데, 이번 인상으로 약 1조3000억 원 정도의 개선이 예상된다고 한다. 5원 인상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현재 우리 경제 상황은 물가·환율·무역수지 등 거시경제 지표들이 나쁜데도 전기 요금을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 역설적으로 한전의 재무 상황이 너무 악화했음을 보여준다. 정부 당국은 물가도 걱정이지만, 전력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면 경제적으로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인식을 반영한 것이다.

정부가 전기 요금 인상을 발표한 지난 27일 전력산업연구회가 주최한 세미나에 참석했다. ‘전기요금 정상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라는 주제였다. 발제와 토론을 맡은 전문가들은 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전기 요금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한다. 싼 전원인 원자력을 놔두고 비싼 액화천연가스(LNG)와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으로 전기 생산원가를 높이고, 전기 요금 인상을 정치적 이유로 늦추는 바람에 한전의 재무 상황이 계속 악화했다는 분석이다. 앞으로도 불안한 세계 에너지 상황, 우크라이나 전쟁 등 외부적 요인으로 전기 생산비용의 상승 요인이 많고, 이번 kWh당 5원 인상으로는 불충분하며 시장에 어떤 신호도 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많은 부분 동의할 수 있는 분석이다. 그러나 한국 전력부문의 상황은 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고 정쟁을 할 만큼 여유롭지 못하다. 지난 정부에서 전기 생산의 비용 상승 요인이 있었는데도 “10번의 전기 요금 인상 요청에 1번 승인을 받았다”고 한전 사장은 여당의 비공식 회의에서 밝혔다. 적절한 시점에 전기 요금을 인상하면 그때마다 부담은 전부 국민에게 전가되면서 한전과 발전 자회사들의 재무 상황이 좋아질까? 한전과 발전 자회사 임원들의 성과급 반납을 자구책이라 할 수 있을까?

이번 전기료 인상을 계기로 전력산업의 구조에 대한 근본적 평가와 분석이 필요하다. 전기를 싸게 공급해야 국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자를 보더라도 전력산업은 공기업의 독점적 구조로 운영해야 한다는 게 그간 우리가 유지해 온 전력산업의 구조다. 20세기 시스템이다. 이러한 논리와 시스템은 오늘날 국제적인 에너지 상황 변화에 너무 취약함을 보여준다. 1차 에너지를 거의 모두 수입하는 우리나라로선 더욱 치명적이다. 4차 산업혁명, 전기차, 재생에너지, 탄소중립,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 등 우리가 추구하는 21세기 모습들은 모두 전기를 효율적으로 생산·분배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는 20세기의 전력 시스템과 제도를 고집하고 있다. 이번에 전기 요금이 올라도 공기업인 한전의 재무 상황은 별로 개선되지 않는 상황이라, 당연히 또 다른 전기 요금 인상이 예상된다. 악순환이고 피해는 결국 국민이 보는 구조다. 이번 전기 요금 5원 인상은 근본적인 한국 전력산업 구조 개편의 시발점이 돼야 한다. 객관적인 진단과 평가, 과감한 구조조정, 새로운 의사결정 구조 등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의 주제 논의를 위해 당장 민간 중심의 협의체를 구성해 혁신적인 안을 도출하고 바로 시행해야 한다. 시간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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