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위예술 선구자..이승택의 '비조각'은?

오승재 기자 입력 2022. 6. 30. 14:16 수정 2022. 6. 30.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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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12]

모두가 깎을 때 홀로 묶었던 조각가… 이승택입니다.

그가 평생을 추구한 '비조각'은 무엇일까요? 

오승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주렁주렁 매달린 고드랫돌.

분명 딱딱한 돌인데 노끈에 묶여 있으니 물렁물렁해 보입니다.  

인터뷰: 이승택 / 전위미술가

"사물을 감으니까 원래 보이던 그런 사물이 아니고 전혀 다른 그런 생소한 형체랄까. 그렇게 보이더라 이겁니다."

한국 전위 예술의 선구자, 이승택. 

서울 연남동 자택에 들어서니 정원부터 집 안까지 사방이 작품으로 가득합니다. 

올해 91살의 나이가 무색할 정도로 지하 작업실에는 갖가지 재료들이 널려 있습니다. 

그는 6.25 전쟁 때 월남해 홍익대 조각과를 나왔지만, '깎거나 빚는' 일반적인 조각을 거부하고  실험적인 조각을 발표했습니다. 

돌이나 옹기 등 일상의 사물을 줄로 묶고, 바람과 불 등 자연 현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면서 한국 미술사에 전무후무한 '비조각'이라는 독창적인 개념을 정립했습니다. 

인터뷰: 이승택 / 전위미술가

"원래 조각은 이러이러한 것이다. 또 현대미술은 이러이러한 것이다. 그것을 뒤집어서 만든 것이 비조각입니다. 이건 세계에 없는 겁니다. 세계에서 나만이 할 수 있는 그런 작업을 계속 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국내 미술계는 "이것도 조각이냐"며 대놓고 무시했고, 그를 '이단아'로 취급했습니다. 

77살인 지난 2009년에서야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을 받으면서 천대받던 예술정신이 빛을 보게 됩니다.  

그는 예술가에게 가장 중요한 건 '용기'라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이승택 / 전위미술가

"자기가 해도 좋은가, 나쁜가 그러면서 어쨌든 비굴한 눈치를 보는 거가 싫어서 나는 용기 또는 과감한 어떤 그런 발상…"

한국 현대미술의 지평을 넓히고자 했던 이승택.

일생의 원동력은 '거꾸로 정신'입니다. 

EBS 뉴스 오승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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