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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의 우려 현실로.."코로나19 먹는 치료제 내성 변이 확인"

김민수 기자 입력 2022. 06. 30.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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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아카이브 논문 2건 '팍스로비드' 내성 변이 확인
화이자에서 개발한 코로나19 먹는약 '팍스로비드' 연합뉴스 제공

화이자가 개발한 먹는(경구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는 중증 코로나19 환자를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돼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각국에서 처방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접근이 쉬운 팍스로비드가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팍스로비드와 같은 항바이러스 치료제에 내성을 지닌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이가 등장할 가능성을 짚으며 우려를 제기해 왔다. 

국제학술지 사이언스는 과학자들의 우려대로 여러 건의 실험실 연구에서 경구용 항바이러스 치료제 팍스로비드에 내성을 지닌 바이러스 변이가 등장한 사실이 보고됐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중 이같은 변이가 이미 발견됐고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치료법 중 하나를 조만간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치료 약물 내성 변이를 처음 공식화한 데이비드 호 미국 컬럼비아대 바이러스학 교수는 “바이러스를 압박하면 이를 빠져나가려고 하는 게 바이러스의 생리”라며 “코로나19 감염자 규모를 보면 항바이러스제 내성 바이러스 변이 유행은 시간 문제”라고 말한다. 

실제로 미국에서 언론을 통해 공개된 여러 연구에 따르면 5일간 팍스로비드를 투여받은 코로나19 확진자들 중 팍스로비드 복용 초기에는 상태가 호전되다가 코로나19 증상이 다시 나타나는 사례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고위험군이 아닌 사람들에게 팍스로비드가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미국에서 4월 중순까지 팍스로비드는 1주에 4만건 가량 처방전이 발급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4월 이후 주당 처방 건수는 16만건 이상으로 급증했다. 

이같은 처방 건수 급증으로 팍스로비드를 복용하는 환자가 지역사회에 많아지면 바이러스는 선택적 압력을 받는다. 항바이러스 약물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살아남는 데 도움이 되는 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확진자가 팍스로비드를 복용하는 동안 확진자 체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스스로 복제되면서 팍스로비드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다양한 변이를 테스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팍스로비드의 치료효과를 광범위하게 방해하는 변이가 나오고 있지는 않은 상황인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내성을 발현할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6월 7일 의학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공개된 2건의 논문은 실험실 수준에서 팍스로비드의 공격을 회피하는 능력을 지닌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미국 리버사이드 캘리포니아대(UC리버사이드) 아담 고직 생물정보학 교수가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이같은 약물 내성 변이에 감염된 사람들도 확인됐다. 확진자한테 분리한 바이러스 염기서열을 분석한 데이터가 축적된 국제인플루엔자정보공유기구(GISAID)의 데이터베이스(DB)에서 찾아낸 연구결과다. 다만 팍스로비드가 광범위하게 처방되기 전에 발생한 변이가 팍스로비드 내성 변이로 확인됐다는 점에서 무작위로 발생한 변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여겨졌다. 특히 GISAID의 DB에는 잠재적으로 팍스로비드에 내성을 지닐 수 있는 변이의 종류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호 교수는 “환자에게 여러 항바이러스제를 제공하면 내성 변이를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이는 HIV나 C형간염 등 다른 바이러스 치료에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입증된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팍스로비드와 함께 또다른 경구용 치료제인 ‘몰누피라비르’를 함께 처방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다른 위험한 변이바이러스를 생성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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