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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만 알고 살았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박대의 입력 2022. 06. 30. 17:33 수정 2022. 06. 30.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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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
임윤찬 첫 기자간담회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
숨은 실력 알리려는 으뜸패
눈물 훔친 심사위원장에게
연주 끝나고 조언도 받아
12월 10일 우승 기념 독주회
30일 서울 서초구 한국예술종합학교 서초동캠퍼스 이강숙홀에서 피아니스트 임윤찬(왼쪽)이 손민수 교수와 함께 밴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 제공 = 목프로덕션]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포트워스에서 열린 제16회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자로 국내에 낭보를 전한 피아니스트 임윤찬(18·한국예술종합학교)이 우승 후 처음으로 국내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짙은 머리카락부터 발끝 구두까지 모두 검은색 일색으로 등장한 임윤찬은 무대 위에 서 있는 동안 긴장을 감추지 못하고 연신 물을 들이켰다. 임윤찬은 기자회견이 시작된 지 15분이 채 되지 않아 손에 들린 500㎖ 페트병 속 물이 동이 나자 이내 새 물병을 열어 계속 목을 축여갔다.

"저는 다른 생각 없이 그냥 여태까지도 피아노만 치면서 살아왔어요. 앞으로도 달라지는 것은 전혀 없을 거예요."

임윤찬은 떨리는 목소리로 천천히 답변을 이어나갔지만, 그 말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우승 직후 "모든 것을 버리고 산에 들어가서 피아노하고만 사는 것이 꿈"이라고 말하며 주목받았던 그의 생각은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변함없었다.

이번 콩쿠르 준결선에서 고난도의 연주로 화제를 모았던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 전곡 연주는 임윤찬의 숨은 실력을 드러내기 위한 으뜸패였다.

"이름부터 위협적으로 다가오는 곡이에요. (스승인) 손민수 선생님께서 레슨 때마다 강조했던 부분이 '초절기교'는 어려운 기술을 넘어서 다시 음악적으로 돌아오는 순간이라고 말씀하셨어요. 그걸 생각하면서 연습했어요."

우승한 지 10여 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경연 당시의 긴장감은 그의 몸에 남아 있는 듯했다. 특히 준결선에서 자신의 연주에 눈물을 훔친 마린 올솝 심사위원장과의 만남은 임윤찬에게 전율로 남아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존경해온 지휘자님이었어요. 제가 초등학생 때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지휘하는 모습을 처음 보고 언젠가 한번 연주해보고 싶다 생각했어요. 이번에 콩쿠르에 접수하면서 심사위원 명단에 올라 있는 이름을 보고 기대하며 간 덕분에 마음이 통해서 음악이 더 좋게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연주가 끝나고도 선생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조언도 많이 받았어요."

이날 기자회견에 함께 자리한 임윤찬의 스승 손민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처음 윤찬 군을 만났을 때는 18세에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음악의 힘을 보여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윤찬 군을 보면서 진정한 자유라는 것이, 음악의 힘이라는 것이 결국 조그만 연습실 속에서의 자기 단련을 통해 이뤄졌다는 것에 놀라고 대단하다는 마음이었다"며 "한 사람의 음악가로서 어린 피아니스트가 나이가 들수록 어떤 다른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고 소감을 말했다.

임윤찬의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해 손 교수는 "윤찬 군과 많은 부분을 상의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본인 선택으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나갈 것"이라며 "한번 지켜보고 싶은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손 교수는 "한국 음악가들의 뛰어남은 더 이상 뉴스거리가 되지 않는 것 같다"며 "윤찬 군처럼 지금 활발하게 활동하는 어린 음악가들이 다음 세대에도 본인의 재능을 물려주고 싶어하는 이상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윤찬은 오는 8월 10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바흐 플러스' 무대를 시작으로 국내 관객들과 만난다. 12월 10일에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밴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 기념 독주회를 열 예정이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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