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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뇌는 어떻게 의식과 행동을 통제하나

박준호 기자 입력 2022. 06. 30.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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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된다는 것 (아닐 세스 지음, 흐름출판 펴냄)
살아있는 감각 뒷받침하는 '의식'
인지능력 무관한 뇌 기반의 예측
"최적 조건으로 제어된 환각" 주장
■스파이크 (마크 험프리스 지음, 해나무 펴냄)
뉴런이 자극받아 만든 전기신호
2.1초만에 정보 교환해 행동 옮겨
다음순간 예상 동작까지 준비도
[서울경제]

엄청난 발전을 이뤘음에도 아직도 미지의 영역이 너무나 많이 남은 학문, 바로 뇌를 비롯한 인체의 신경계통을 연구하는 신경과학이다. 이 학문의 주요 영역을 다룬 책들이 나란히 출간돼 눈길을 모은다. 신경과학의 핵심적 화두 중 하나인 의식의 작용에 대해 접근하는 ‘내가 된다는 것’과 뉴런끼리 정보를 주고 받는 수단인 전기신호의 작용을 다룬 ‘스파이크’다.

‘의식’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우리가 깨어 있는 상태에서 자기 자신이나 사물에 대해 인식하는 작용을 말한다. 세계적 뇌과학자 아닐 세스의 주장에 따르면 의식은 하나의 생명체의 존재 여부를 가르는 기준이다. ‘내가 된다는 것’은 오늘날 과학의 발달에도 여전히 미스터리하고 추상적 영역으로 남아 있는 의식의 작용에 대해 세스가 참신한 관점으로 접근을 시도한 책이다. 저자는 책을 통해 “뇌와 신체 메커니즘 측면에서 의식의 속성을 설명해 의식이 존재하는 심오한 형이상학적인 이유와 존재 방식의 신비를 점차 밝힐 수 있음을 보여주려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각자의 의식적 경험은 살아 있는 우리의 ‘몸에서, 몸을 통해, 몸 때문에’ 발생하는 뇌 기반 예측이라고 주장한다. 여러 가지 감각 신호가 뇌 속에서는 그저 전기 자극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사물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감각을 통해 주어진 정보를 이용해서 바깥세상이 어떨 것이라고 예측하고 추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우리의 뇌는 이 같은 최선의 추측을 통해서 바깥 세상을 구성한다. 개개인이 예측에 따라 전혀 다른 의식적 경험을 얻는 대표적 사례가 착시현상이다. 결국 우리가 의식적 경험이라고 칭하는 것들은 이처럼 일종의 ‘제어된(통제된) 환각’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책에 따르면 자아에 대한 구체적인 경험도 뇌가 만들어낸 통제된 감각의 산물이다.

그리고 의식의 여부는 인지적 능력인 지능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오히려 살아 숨 쉬는 유기체로서의 성질인 감각과 더 관련이 깊다는 주장도 편다. ‘내가 된다’는 경험 또는 의식도 살아 있는 신체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마음과 이성이라는 능력도 분명 기계적이고 생리적인 용어로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도발적 질문으로 나아간다. 2017년 출연해 조회수 1300만건을 넘기며 화제를 모은 테드(TED) 강연의 확장판이다. 2만원.

‘스파이크’는 뉴런이 자극을 받아서 만들어내는 전기 신호인 스파이크의 작용을 낱낱이 살펴보는 책이다. ‘내가 된다는 것’에서 강조했던, 뇌에서 의식적 경험을 형성하기 위해 필수적인 메커니즘이다. 저자인 마크 험프리스 영국 노팅엄대 계산신경과학과 석좌교수는 책에서 스파이크의 관점으로 뇌의 내부 작동에 관한 이해가 어떻게 근본적으로 변했는지 소개한다.

뇌를 구성하는 뉴런은 스파이크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다. 눈 앞의 쿠키에 손이 가는 과정을 예로 들면, 먼저 쿠키에서 반사돼 눈에 들어온 빛이 망막에 충돌해 뉴런들이 흥분하고, 그로 인해 스파이크가 발생해 뉴런의 축삭돌기를 따라 겉질로 이동한다. 이를 거듭하며 새로운 스파이크가 계속해서 만들어진 뒤, 근육들을 순서대로 수축시켜 쿠키를 집는다. 말로 표현하면 복잡하지만 불과 2.1초만에 벌어지는 일이다.

반면 뇌 속 뉴런의 90%는 스파이크를 한 번도 발생하지 않는다. 이른바 ‘암흑뉴런’이다. 앉아서 뭔가를 보거나 생각하는 몇 초 동안에도 암흑뉴런은 아무 활동을 하지 않고 어느 뉴런과도 소통하지 않는다. 여기에 대해서는 뇌가 아껴둔 비축품이라는 가설, 활동은 하지만 발견해내지 못했다는 가설 등이 있으나 미결의 영역이다. 또한 저자는 최신 연구 결과를 인용해 바깥 세계의 자극이 없어도 수많은 뉴런이 자발적으로 스파이크를 뿜어내는 이른바 ‘자발적 스파이크’가 있다는 주장도 편다. 이 자발적 스파이크를 통해 다음 순간에 무엇을 보고 들을지, 어떤 결정을 할 개연성이 높은지 예측함으로써 다음 동작을 준비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같은 스파이크를 둘러싼 미지의 영역에 대한 미래의 연구가 삶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풍부하게 해 줄 것이라고 말한다. 1만9800원.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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