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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별건 수사기록, 법원이 허용하면 열람·등사 가능"

김희진 기자 입력 2022. 06. 30. 18:15 수정 2022. 06. 30.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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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재판관들이 대심판정에 들어와 자리에 앉아 있다. /김영민 기자

법원이 피고인에게 피고인의 사건과 별개 사건에 대한 수사기록을 열람·등사하라고 허용했다면 검찰은 따라야 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30일 헌재는 뇌물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가 별건 수사 기록의 열람·등사를 거부한 검찰 처분이 헌법에 어긋나는지 가려달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로 위헌 결정했다.

경기 의왕시의 백운호수 생태조성 공사 주무부서 과장이던 A씨는 데크 납품업체 선정 과정에서 금품을 받고 특정 업체가 선정되도록 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로 2018년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A씨는 이듬해 항소심 재판을 받던 중 이미 확정 판결을 받은 별건 사건에서 자신의 사건과 관련된 진술을 한 B씨의 진술조서를 열람·등사해달라고 신청했다. 항소심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검찰은 B씨가 별건으로 수사를 받았고, 조서 열람을 허용할 경우 B씨 사생활 등이 침해될 수 있다며 거부했다. A씨는 열람·등사를 거부한 검찰의 행위가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검찰의 열람·등사 거부 행위가 “청구인의 신속하고 공정하게 재판을 받을 권리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법원이 검사의 열람·등사 거부처분에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하고 그런 거부처분이 피고인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취지에서 수사서류 열람·등사를 허용토록 명한 이상, 법치국가와 권력분립 원칙상 검사로선 당연히 법원의 결정에 지체없이 따라야 한다”며 “별건으로 공소제기되어 확정된 관련 형사사건 기록에 관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헌재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피고인의 변호인 또는 피고인이 별건으로 공소제기 후 확정돼 검사가 보관하고 있는 서류에 대해서도 열람·등사신청권을 행사할 수 있고, 법원이 이를 허용할 경우 검사는 법원 결정을 따라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인 사건 기록에 대한 열람·등사 신청을 거부한 검사의 처분이 위헌이라는 헌재 결정은 2010년과 2017년 두 차례 나온 바 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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