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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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기만 한 해외여행 일상회복

한겨레 입력 2022. 06. 30. 18:30 수정 2022. 07. 01.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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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명윤의 환상타파]

코로나19 유행 감소세가 증가세로 전환되는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지난 6월29일 신규 확진자 수가 1만명을 넘어섰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463명 늘어 누적 1천834만9천756명이 됐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중에서는 해외유입 사례가 특히 급증했다. 해외유입 사례는 205명으로 전날(119명)보다 72.2%나 늘었다. 해외유입 사례가 200명을 넘은 것은 지난 2월1일(219명) 이후 거의 다섯 달 만이다. 또한 지난 6월26일(135명) 이후 이날까지 나흘째 세자릿수다. 사진은 이날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의 해외 입국자 코로나19 검사센터. 연합뉴스

[전명윤의 환상타파] 전명윤 | 아시아 역사문화 탐구자

코로나가 잦아들자 보는 사람마다 언제쯤 다시 해외 취재를 나갈 거냐고 묻는다. 얼마 전 책을 내는 출판사 편집장도 이제 슬슬 준비해야 하는 시점 아니냐며 연락이 왔다. 여행 가이드로 먹고살던 친구들도 재개되는 여행에 기대가 크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기대와 달리 조만간 해외여행이 예전처럼 활성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우선 현재 항공기 운임체계는 가파르게 오른 유가로 인해 유류할증료가 기본운임보다 더 비싼 기형적 형태를 취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예전처럼 항공편 수가 많지도 않다. 의무격리야 점점 풀리는 추세지만 많은 나라는 입국 때 코로나19 피시아르(PCR) 검사 음성확인서를 요구한다. 한국행 비행기를 탈 때도 피시아르 검사 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 한다. 코로나 창궐기에 비해 손쉽게 피시아르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생각보다 비용도 비싸다. 즉 기본 여행비용이 과거와 완전히 다르다.

현지 사정도 녹록지 않다. 명동이 외국인 여행자들의 메카로 떠오르던 시절, 몇몇 식당 주인들은 아예 내국인 손님은 사절하고 외국인 여행자 전문 한식당을 만드는 데 여념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외국인이 알 만한 온갖 종류의 한식, 생선회와 냉면과 떡볶이를 한 식당에서 취급하는, 한국인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여러곳에서 펼쳐졌다. 외국도 비슷하다. 어디든 관광지는 현지인이 배제된, 외국인 여행자를 위해 설계된 식당들이 그득하다. 안타깝지만 아주 유명한 노포가 아니고서야 이런 백화점식 식당들이 미디어의 추천을 받는다. 원래의 맛을 모르니 대부분 그 나라가 초행인 외국인들에게는 그 식당이 그 식당이다.

코로나 시기를 겪으며 이런 식당들조차 망했거나 업종 전환했거나, 로컬 식당으로 변했다. 우여곡절 끝에 여행을 떠났다 해도 우리가 여태까지 알고 있던 현지 인프라는 대부분 사라졌을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를 겪으며 여행사 가이드들은 처음 몇달은 버티다가 결국에는 업종 전환했다. 여행사도 힘든 건 마찬가지라 그사이 가이드를 직고용하던 대형 여행사들도 현지 채용 형식의 간접고용으로 전환한 상태다. 안 그래도 열악했던 가이드들의 근로조건과 임금구조가 더 열악해졌다. 여행사를 통한 단체여행이란 순도 100%에 가까운 서비스업인데, 서비스 퀄리티(질)가 떨어질 거라는 건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마지막으로 유럽과 북미를 제외한 여행지에서 개별 여행자들은 이전과는 다른 여행제한지역이란 벽에 가로막힐 걱정을 해야 한다.

권위주의 국가들은 배낭 하나 둘러메고 산간 오지까지 찾아가 자신들이 보여주고 싶어 하지 않는 풍경까지 찍어서 에스엔에스(SNS)에 올려대는 통제불능 개별 여행자들을 그리 반기지 않는다. 단체여행객이야 정해진 동선대로만 움직이고, 가이드들이 밖에 나가면 큰일 나는 것처럼 겁을 주는 탓에 호텔 앞에 있는 편의점도 스스로 못 가는 사람이 수두룩하니 위험할 리 없지만.

예전에 만난 중국 국가여유국(관광청) 한 인사가 중국을 방문하는 개별 여행자들을 스파이 아류쯤으로 취급해 꽤 격렬하게 논쟁했던 적이 있다. 인식 수준이 이렇다 보니 권위주의 국가들은 여행지역을 단계적으로 해제한다. 쉽게 말해 핵심 관광지만 개방하고, 외진 곳들은 아직은 코로나를 이유로 개방을 미루고 있다.

코로나가 한창 기승을 부리던 시기, 한국에서는 대부분 식당이나 건물에 들어설 때마다 큐아르(QR)코드를 찍어야 했다. 평소 같으면 많은 이들이 과도한 개인정보 축적이자 시민 통제라며 문제를 제기했겠지만, 그런 사람은 별로 없었다. 특별한 상황이라는 이유로 시민의 권리는 축소됐고, 그에 반비례해 행정력은 비대해졌다.

이미 사람들은 미증유의 사태로 인해 강력해진 행정력에 순응하는 법을 터득했고 저항하는 법을 망각했다. 작게는 그저 외국인 여행자의 여행지 제한뿐이겠으나 이 또한 그전에는 상상도 못하던 일이다. 코로나 확진자가 다시 증가 추세라는 기사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권력을 가진 누군가에겐 참 좋은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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