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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인 89% "영토 양보하는 평화협정 반대"

박은하 기자 입력 2022. 06. 30. 19:15 수정 2022. 06. 30.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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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우의 한 거리 벽면에 우크라이나 국기 바탕에 “우크라이나인으로서 살아갈 만큼 충분히 용감하다”는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가 붙어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초 현지인 올렉산드르 구젠코가 촬영했다.

우크라이나인의 89%가 러시아에 영토를 양보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방안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카고대 여론연구센터(NORC)와 공동조사 결과 우크라이나인의 89%가 러시아가 지난 2월 24일 침공 이후 차지한 영토를 러시아에 내 주는 일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했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응답자의 81%는 크름반도와 돈바스 지역까지 포함해 영토를 내주는 평화협상은 맺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에 대해 잘 대응하고 있다는 응답이 78%로 나왔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답변은 7%였다.

WSJ는 러시아에서도 전쟁에 반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저항하는 대중적 움직임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국 지도자 모두 평화협상을 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인들이 전쟁 결과에 대해 낙관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인 3명 중 2명(66%)이 올해 자국군이 러시아군을 영토 내에서 몰아내리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크름반도와 돈바스에서도 러시아군을 몰아낼 수 있다는 응답도 53%로 넘었다.

우크라이나인의 20%만 전쟁이 장기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군사적 영토 수복 가능성이 작다는 전망은 10%에 그쳤다. 6%만이 휴전을 통해 러시아가 돈바스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 점령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WSJ는 우크라이나인들이 영토를 대가로 한 평화조약 체결을 반대하는 이유는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낙관주의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전황. 6월27일 기준

설문 조사에 참여한 사람들 절반 이상(55%)이 전투에서 사망한 사람들이나 사망자의 가족들을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4분의 3은 피란민들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 3분의 1은 전쟁으로 인한 어려움이 없다고 답했으며 나머지는 전쟁 후 직업을 잃거나 이산가족이 되거나 집이 파괴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고 답했다.

설문조사에는 우크라이나 정치 풍토에 대한 불신도 나타났다. 응답자의 57%가 라다(의회)를 불신한다고 답했으며 85%는 고위층과 부유층의 부패가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답했다. 외국과 관련해서는 응답자의 89%가 300만명 이상의 우크라이나 난민을 수용하고 무기를 지원한 폴란드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프랑스(27%), 독일(22%)의 지원이 만족스럽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낮았다.

동유럽 지역 여론조사 분석 경험이 있는 NORC 부사장 바딤 볼로스는 “우크라이나에서 우크라이나어를 사용하는 주민들과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주민들은 문화적 차이로 종종 분열된 모습을 보였지만 현재로서는 단합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인들의 낙관주의는 냉정한 계산을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겨야 한다’는 종교적 신념에 가깝다”면서 “조사 결과는 영토 포기에 반대하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강경노선이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지지를 받고 있다는 걸 시사한다”고 전했다.

조사는 휴대전화 서비스에 가입된 18세 이상 우크라이나인 1005명을 대상으로 6월 9일~13일 이뤄졌다. 오차범위는 4%포인트이며 크름반도와 돈바스 지역 주민은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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