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정과제 논의하는 공부모임 만든다..당권경쟁 신호탄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30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만든 국정과제를 논의하는 공부모임을 곧 발족하겠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모임에 인수위에서 같이 활동했던 이들이 함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이 공부모임을 띄우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은 차기 당권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김기현, 장제원 의원 등은 한발 앞서 공부모임, 포럼 활동을 개시하며 당내 지지 기반 넓히기에 나섰다.
안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스텐 슈베데 주한 에스토니아 대사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직인수위에서 110대 국정과제들을 만들었는데 어느 정도 제대로 개념을 가지고 공부하는 게 필요하다”며 “그때(인수위) 참여했던 많은 사람들이 있다. 전문가들도 있고 관료도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 함께 참여해서 심도 있게 공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또 “가능하면 빨리 시작하려고 한다”며 “경제적인 측면에서 국내 상황이 갈수록 안 좋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들에 대해 심도 있는 토의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 의원이 공부모임 출범을 예고하면서 당권경쟁도 본격적으로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김기현 의원은 지난 22일 당내 의원 공부모임인 ‘혁신24 새로운 미래’(새미래)를 공식 출범했고, 장제원 의원도 27일 국민의힘 의원모임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 강연을 개최했다. 두 모임에는 국민의힘 전체 의원 수(115명)의 절반에 달하는 48명, 58명의 의원들이 각각 참석했다. 공부모임이 당권 주자의 세를 과시하는 장이 된 셈이다. 안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참석 여부에 대해 “현재 계획을 짜고 있다”며 “거기에 적합한 분들이 함께 논의를 위해 지금 접촉을 하려고 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안 의원은 최근 이준석 대표와 갈등을 빚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먼저 공격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안 의원은 ‘이 대표와 부딪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질문에 “저는 (일부러) 부딪치는 모습을 보인 적이 없다”며 “저는 항상 가만히 있는 편이고 누가 부딪치는지는 보면 알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안 의원과 이 대표는 당 최고위원 추천에 대한 이견으로 감정적인 설전을 주고 받았다. 안 의원이 지난 28일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사회자가 ‘이 대표는 왜 안 의원을 불편해한다고 해석하나’라고 묻자 2016년 총선 당시를 떠올리며 “저는 3번을 달고 이준석 대표는 1번을 달고 제가 20% 이상 이겼다”며 “본인은 본인 나름대로 그때 패배에 대한 상처가 있다든지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다른 분 마음을 어떻게 알겠나”라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는 지난 30일 제2연평해전 기념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안 의원은 2016년에 살고 있나보다. 그런 걸 평생 즐기시라”라고 말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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