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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c, 최대 영업이익에도 기름 한통 5만 원 올려.."가맹점 쥐어짜기"

조소진 입력 2022. 06. 3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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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hc 본사, '필수 재료' 해바라기유 61% 인상
본사는 '국제 원자재 가격 인상' 이유 들지만
치킨업계 "너무 과해.. 부담 가맹점에 전가"
가맹점주 "최대 실적 냈으면서 또 쥐어짜기'"
bhc가맹점에서 사용하는 치킨 포장 박스 모습. bhc 본사는 지난해 12월 소비자 판매 가격을 올리면서, 가맹점에 판매하는 치킨 박스 가격도 크기별로 5.4~7.1%가량 올렸다. 배우한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bhc 본사가 7월 1일부터 가맹점에 공급하는 고올레산 해바라기유 가격을 한 번에 60% 이상 올리기로 해 가맹점주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본사 측은 국제 식량 원자잿값 급등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본사는 손해를 보지 않으면서 가맹점에 부담을 떠안기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bhc 본사는 시중 제품과 품질 차이가 없는 해바라기유를 가맹점에 비싸게 팔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30일 한국일보 취재에 따르면, bhc 본사는 가맹점주들에게 “1일부터 고올레산 해바라기유(15㎏) 공급 가격을 8만2,500원에서 13만2,750원으로 인상한다"고 통보했다. bhc 본사는 현재 고올레산 해바라기유 한 통을 가맹점에 8만2,500원(부가세 포함 9만7,500원)에 가맹점에 팔고 있었는데, 7월 1일부터 13만2,750원(부가세 포함 14만6,025원)으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인상률이 무려 61%에 달한다.

bhc는 인상 이유에 대해 "공급업체들이 원·부자재 공급 중단을 통보하는 등 더 이상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이르러 공급업체 인상분만큼 가맹점 공급가격을 조정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bhc는 그러나 본사가 공급업체에서 구매하는 가격과 인상 비율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bhc 본사가 30일 가맹점주들에게 공지한 내용. 가격 조정안은 7월 1일부터 적용된다. 독자 제공

bhc 본사는 가격 인상 배경으로 ‘장기화되고 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꼽았다. 전 세계 해바라기유 수출량의 70%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나오는데, 이번 전쟁으로 출하량이 급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bhc의 인상률은 경쟁사와 비교해도 과도한 편이다. 교촌과 BBQ제너시스 역시 원자재 가격 인상을 이유로 상반기에 튀김유 가격을 15~33% 올려 가맹점에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원부자재 가격이 오르긴 했지만, 기름 한 통에 5만 원(61%)이나 올린 것은 과하다”며 “원부자재 가격 인상률에 본사 마진까지 덧붙여 올린 것으로 보이는데, 가격을 올리면 소비자 저항이 크니까 가맹점에 부담을 떠넘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bhc치킨 가맹본사의 기성품 해바라기유 구입 강제 갑질 관련 가맹사업법 위반 공정위 신고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bhc는 시중 제품과 품질 차이가 없는 고올레산 해바라기유를 가맹점에 더 비싸게 강매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된 상태다. bhc는 가맹점이 본사를 통해 사야만 하는 ‘필수품목’에 물류 마진(차액 가맹금)을 많이 붙여 영업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bhc 치킨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9.2% 증가한 4,771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53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8.3%나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32.2%에 달해, 외식업계 평균 영업이익률(10%)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당기순이익도 1,547억 원으로 전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그래픽=강준구 기자

bhc 본사 측은 “해바라기유 이외의 모든 품목은 가맹점의 과중한 부담을 덜기 위해 상생 차원에서 일정 기간 동안 당사가 부담할 것”이라며 “향후 해바라기유의 국제시세가 안정화되면 공급가격을 재조정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bhc는 이미 지난해 '가맹점주 보호'를 이유로 치킨의 소비자 가격을 평균 7.8% 올리면서, 가맹점에 공급하는 각종 원부자재 가격을 7번이나 올렸다.

가맹점 입장에서 튀김유 가격 인상은 상당한 부담이다. 치킨 본사는 보통 신선육과 튀김유에 차액 가맹금을 가장 많이 붙이는데, 치킨을 만드는 데 필요한 필수 재료라 일주일에 최소 10통씩 구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bhc의 한 가맹점주는 “아무런 협의도 없이 다음 날부터 일방적으로 공급가격을 이렇게 큰 폭으로 올리는 경우가 어디 있느냐"며 “기름 한 통에 5만 원이면, 당장 일주일에 원부자재 가격이 50만 원 넘게 오르는 셈인데, 하루 종일 치킨 튀겨도 빚만 생길 판”이라고 토로했다.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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