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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umn] 잔에 따라 술맛도? 전용 잔 전성시대

오홍석 기자 입력 2022. 07. 0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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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는 특유의 향이 모이도록 튤립 모양의 글렌캐런 잔에 마신다.

와인은 포도 품종에 따라 잔이 나뉜다.

잔의 모양에 따라 전해지는 술의 향이며 얇은 테두리가 입술에 닿는 감촉에 따라 술맛은 천지 차가 나기 때문이다.

'맥주의 와인화'를 꿈꾸는 벨기에 람빅 양조장 '드리 폰테이넌'은 독일의 '스톨즈 라우지츠'에서 생산하는 와인 잔 형태의 전용 잔을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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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는 특유의 향이 모이도록 튤립 모양의 글렌캐런 잔에 마신다. 와인은 포도 품종에 따라 잔이 나뉜다. 코냑과 포트와인은 손으로 볼(bowl)을 쥐기 쉬운 잔에 마신다. 일본 사케의 도쿠리(사케를 소분하는 작은 항아리)와 오초코(작은 잔)는 도자 예술에 가까운 형태로 발달했다. 유구한 전통이 있는, 만드는 데 오래 걸리는, 그리고 조금만 생산되는 술은 모두 전용 잔이 있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면, 농부와 장인의 손길을 거쳐 어렵게 만든 귀한 술을 아무 잔에나 담아 마시면 명품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없기 때문일 터이다.

애주가라면 모두 공감하겠지만 술맛은 술잔에 따라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다. 잔의 모양에 따라 전해지는 술의 향이며 얇은 테두리가 입술에 닿는 감촉에 따라 술맛은 천지 차가 나기 때문이다. 손이 닿아 일어나는 맛의 변화도 무시할 수 없다. 기자도 제주도 여행에서 잔이 없어 고급 와인을 맥주잔에 따라 마신 뒤부터 여행 갈 때는 잔부터 챙긴다. 섬세하고 복합적인 맛을 가진 술일수록 다양한 변수에 민감하고 잔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술이 고급화될수록 잔도 고급화되는 이유다.

지난달 말 전통주 유통 플랫폼 '술담화’가 막걸리 전용 잔을 출시했다. 도예가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막걸리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도자기 잔을 제작한 것이다. 막걸리는 양은그릇이 어울린다는 인식을 깨려는 시도인 동시에 전통 막걸리가 다양해지고 품질이 올라가고 있다는 증거다.

맥주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감지된다. 더 이상 맥주잔은 "오백(500ml) 하나 주세요" 하면 주어지는, 얼음에 얼린 뭉툭한 잔이 아니다. '맥주의 와인화’를 꿈꾸는 벨기에 람빅 양조장 '드리 폰테이넌’은 독일의 '스톨즈 라우지츠’에서 생산하는 와인 잔 형태의 전용 잔을 판매한다. 독일 '라스탈’이 생산하는 '테쿠(Teku) 잔’에 자사 로고를 새겨 판매하는 양조장도 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다음 주자는 소주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예측해본다. 소주 시장에서 '화요’ '일품진로’ '토끼소주’로 대표되는 증류식 소주는 꾸준히 영토를 넓혀가고 있다. 최근 가수 박재범이 제작에 참여한 '원소주’의 완판 행진은 소주는 초록 병이라는 공식을 깨트리는 기점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흐름이 지속해 증류식 소주가 대중화된다면 그에 걸맞은 잔이 출시되는 건 시간문제 일 터. 좋은 술을 좋은 잔에 마시고 싶은 건 인지상정이니 말이다.

#술잔이야기 #전통주 #드링콜로지 #여성동아


오홍석의 Drinkology
마시는 낙으로 사는 기자. 시큼한 커피는 아침부터 밤까지 시간대 안 가리고 찾는다. 술은 구분 없이 좋아하지만 맥주와 위스키를 집중 탐닉해왔다. 탄산수, 차, 심지어 과일즙까지 골고루 곁에 두는 편. 미래에는 부업으로 브루어리를 차려 덕업일치를 이루고자하는 꿈이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

오홍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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